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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발(發) '물량 폭탄' 터진다…주택시장 파장은?

등록 2019.01.2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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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권 하락, 서울전역 확산…'역전세난' 본격 조짐

신규 물량 넘치는 하남지역으로 전셋값 하락 번져

전문가 "강동구 물량 집중, 가격 조정 불가피할 듯"

【서울=뉴시스】김병문 수습기자 = 최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전세가율)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사진은 20일 오후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인근 공인중개사 사무소 모습.올해 강남권에 대규모 입주 물량이 몰리면서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 전세값이 모두 하락세로 돌아서고 있다.이에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전셋값이 억 단위로 떨어지는 등 '역전세난'이 가시화되면서 은행 대출이나 전세를 끼고 집을 산 갭투자자들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2019.01.20. dadazon@newsis.com

【서울=뉴시스】김병문 수습기자 = 최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전세가율)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사진은 20일 오후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인근 공인중개사 사무소 모습.올해 강남권에 대규모 입주 물량이 몰리면서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 전세값이 모두 하락세로 돌아서고 있다.이에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전셋값이 억 단위로 떨어지는 등 '역전세난'이 가시화되면서 은행 대출이나 전세를 끼고 집을 산 갭투자자들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2019.01.2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성환 기자 = "진짜 물량 폭탄은 송파 헬리오시티가 아니라 강동구입니다."

지난 21일 오후 뉴시스 취재진 찾아간 서울 강동구 고덕동 아파트 단지. 단지내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매물 현황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대답했다. 중개업소 대표가 꺼낸 거래 장부에는 오는 9월 입주를 앞둔 '고덕그라시움' 전월세 매물이 여러 건 적혀 있었다.

이 대표는 "세입자를 구하지 못할까봐 걱정하는 집주인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며 "새 아파트 매물은 통상적으로 입주전 3개월부터 나오는데 1월부터 매물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강동구 신규 입주 물량이 심상치 않다. 올해만 1만여 가구의 입주 물량이 쏟아진다. 또 강동을 비롯한 송파 등 동남권에 향후 3~4년간 3만6000가구의 신규 물량 공급이 예정되면서 주택시장에 적잖은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입주 물량은 4만2936가구로 지난해보다 17% 증가할 전망이다. 서울시 전체 입주물량의 약 5분의 1에 해당하는 물량인 1만1051가구가 강동구에 쏟아진다.

오는 6월 래미안 명일역 솔베뉴(1900가구)를 비롯해 ▲고덕그라시움(9월·4932가구) ▲고덕센트럴아이파크(12월·1745가구) ▲고덕롯데캐슬베네루체(12월·1859가구) 등이 차례대로 입주한다. 또 2022년 최대 재건축사업으로 꼽히는 둔촌주공재건축(1만2000가구) 입주도 예정돼 있다.

강동·송파 등 서울 동남권역의 주택 공급이 늘면서 당분간 이 지역 전월세는 물론 매매가격도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또 1만 가구(9510가구)에 달하는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입주와 맞물리면서 서울 집값·전셋값 하락세를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강동구 아파트값 낙폭이 커졌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둘째주(14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가격은 전주 대비 0.09% 하락했다. 서초구는 0.13%에서 0.06%, 강남구는 0.25%에서 0.21% 하록폭을 줄였다. 반면 강동구는 0.16% 하락하며 전주(0.08%)보다 낙폭이 2개 커졌다.

전셋값 하락세도 더욱 뚜렷해졌다. 강동구 전셋값은 전주에 비해 0.35% 하락했다. 4주 연속 전셋값이 가장 많이 떨어진 것으로 서울 25개 자치구중 가장 큰 하락률이다.

지난 2017년 입주한 고덕동 '고덕 래미안 힐스테이트(3658가구)' 전용면적 84㎡의 전세 거래는 지난달 5억2000만~6억5000만원 수준이었다. 이달에는 4억8000만~5억2500만원으로 1억가량 뚝 떨어졌다.

또 지난해 11월 6억1000만원에 거래된 암사동 '강동 롯데캐슬 퍼스트‘ 전용면적 84㎡는 이달 들어 4억5000만~5억6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서울 동남권의 입주 물량은 하남과 성남 등 인근 지역 주택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미 신규 공급 물량이 풍부한 하남 지역에서 전세금 하락에 따른 역전세난이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12일 기준 하남시 전셋값은 0.04% 하락했다.

일선 현장에서는 물량 폭탄으로 동남권 집값·전셋값 하락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강동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신규물량이 소진되기 전에 새로운 물량이 또 나오다보니 집값과 전셋갑 하락은 계속될 것"이라며 "강동구는 앞으로 3~4년간 세입자를 구하지 못한 집주인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강동구에 입주 물량이 쏟아지면서 역전세난이 우려된다"며 "지금도 전셋값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데 워낙 물량이 많아 어디까지 떨어질지 예측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강동구의 물량 집중으로 가격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 소장은 "수요가 한정된 상태에서 물량이 집중적으로 쏟아지면 매매가와 전셋값이 조정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대출 규제를 비롯해 종부세 보유 부담 증가, 기준 금리 인상까지 겹치면서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 연구소장은 "매매가의 선행지표인 전셋값이 우선 더 많이 떨어질 것"이라며 "최근 주택시장에 워낙 변수가 많아 하락폭을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심리적 영향을 받는 주택시장에서 강동구발 하락은 서울 전체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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