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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역이 후진국병? 우리 아이 예방접종 서둘러야 할까요?"

등록 2019.01.27 08: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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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0~5개월은 MMR 백신 접종 안돼

만 1세 미만 영아에겐 예방효과만 있어

면역 위해선 13개월 이후 2회 접종해야

동남아는 유행국가…미국·프랑스도 유행

【안산=뉴시스】최동준 기자 = 대구, 경북에 이어 경기도에서 홍역 확진 환자가 발생하고 있는 21일 경기 안산시 한 보건소에 홍역 가속 접종 안내 문구가 붙어 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대구권과 경기권에서 확인된 홍역 유전형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서로 전파된 건 아니다"라며 "이번 유전형이 해외유입형으로 판명된 만큼 해외에서 감염된 채 입국한 사람들을 통해 전파한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말했다. 또한 예방접종 시기가 도래한 소아환자나 고위험군 등은 예방 접종력을 확인해 적기에 접종하도록 권고했다. 2019.01.21. photocdj@newsis.com

【안산=뉴시스】최동준 기자 = 대구, 경북에 이어 경기도에서 홍역 확진 환자가 발생하고 있는 21일 경기 안산시 한 보건소에 홍역 가속 접종 안내 문구가 붙어 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대구권과 경기권에서 확인된 홍역 유전형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서로 전파된 건 아니다"라며 "이번 유전형이 해외유입형으로 판명된 만큼 해외에서 감염된 채 입국한 사람들을 통해 전파한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말했다. 또한 예방접종 시기가 도래한 소아환자나 고위험군 등은 예방 접종력을 확인해 적기에 접종하도록 권고했다. 2019.01.21.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임재희 기자 = 홍역 환자가 늘었다는 보도가 잇따르면서 의료기관엔 예방접종 문의가 예년보다 늘고 있다. 아이를 둔 부모들은 혹여 내 아이가 홍역에 걸리지 않을까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2일까지 국가예방접종 통합관리시스템에 등록된 홍역 예방접종(MMR, 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 건수는 13만1245건에 달했다. 10만건 정도였던 지난해 1월보다 3만건 이상 늘어난 수치다.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에 대한 감염 우려는 당연하다. 하지만 보건당국과 의료계 등에선 유행 지역에 살지 않거나 해외 여행을 앞둔 경우가 아니라면 침착하게 예방접종 시기를 기다려도 된다고 조언한다.

홍역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등과 달리 얼마든지 예방 가능한 질환인 데다, 예방접종률이 높아 한사람 한사람이 '감염 장벽' 역할을 해낼 수 있다. 한 살도 안 된 영아에겐 백신 효과도 떨어진다.

홍역이 이른바 '후진국 병'이란 인식도 사실과 다르다.

지난해 10~12월 미국 뉴욕주에선 홍역 확진자가 152명이나 보고됐다. 프랑스에선 2017년 12월18일 이후 1년간 2902명, 이탈리아에선 지난해 11개월간 2427명이 홍역에 걸렸다. 이들 나라가 홍역을 앓은 건 후진국이라서가 아니라, 상대적으로 낮은 백신 접종률이 주효했다.

질병관리본부와 대한소아과학회 등 설명을 토대로, 홍역을 둘러싼 궁금증과 논란을 문답 형식으로 풀었다.

-홍역 유행지역에 살고 있다. 4개월 영아를 뒀는데 예방접종을 서둘러야 할까.

=12개월 미만 영아는 어머니로부터 받은 홍역 항체로 인해 백신이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항원으로써 작용하는 성질(면역원성)이 떨어진다. 국가예방접종 표준 1차 접종 일정이 생후 12~15개월부터 시작하는 것도 그래서다. 면역력이 없는 0~5개월 영아는 아예 접종이 불가하다. 따라서 유행지역 거주자라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엔 외출을 자제해야 한다.

-유행지역엔 표준 접종 일정보다 빠른 가속 접종을 권하던데.

=대구시와 경북 경산시, 경기 안산시 등 집단 유행이 발생한 지역에선 생후 6~11개월 영아를 대상으로 예방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어디까지나 예방 차원이다. 12개월이 안 됐다면 면역원성은 떨어진다. 1세 이전에 예방 백신을 맞았다면 이후 12~15개월과 만 4~6세 때 등 총 3회를 접종해야 면역력이 생겨 성인이 된 이후에도 홍역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다.

-서울에서도 홍역 확진자가 4명으로 늘었다는데 예방접종 시기 앞당겨야 할까.

=25일 오전 10시 기준으로 홍역 확진자는 38명이다. 이 가운데 해외 유입 이후 2차 감염에 따른 집단 홍역이 발생한 지역은 대구(17명)와 경기(12명) 등 2개 지역이다. 서울과 경기 안양·부천, 전남, 인천 등 9명은 각기 다른 나라 해외여행 등을 통해 홍역에 걸렸다. 대한소아과학회는 "현재까지 보고된 지역 분포와 환자 수를 미뤄 볼 때 대규모가 아닌 소규모 집단 발생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집단 발생 이외 지역에선 소아에게 가속접종이 필요하지 않으며 표준 접종 일정에 따라 접종받을 것"을 추천했다.

-홍역 유행지역 방문 땐 성인도 예방접종 필요할까.

=MMR 백신 접종이 금기시 되고 합병증 위험이 있는 면역저하자나 임신부(모유 수유자는 MMR 백신 접종 가능) 등은 홍역 유행지역 방문을 자제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1967년 이전 출생자들에겐 자연 항체가 있다고 간주하고 MMR 접종을 권하지 않는다. 다만 이후 태어난 성인 가운데 홍역을 앓은 경험이 없거나 MMR 백신을 1회만 맞았다면 적어도 1회 이상 접종하는 게 좋다.
【세종=뉴시스】2017년 12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유럽 국가별 홍역환자 발생현황. (그래픽=질병관리본부 제공) photo@newsis.com

【세종=뉴시스】2017년 12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유럽 국가별 홍역환자 발생현황. (그래픽=질병관리본부 제공) [email protected]


-해외여행 땐 왜 가속접종을 포함해 예방접종을 적극 권고하는 건가.

=유행 수준이 다르다. 확인이 진행 중인 경우를 제외하면 국내에서 진단된 홍역 유전형은 해외 유입형이다. 베트남과 대만, 태국, 필리핀 등 주로 동남아에서 유행 중인 바이러스 유전형인데 최근에는 미국 여행을 다녀온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고 유전형 진단을 기다리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달 기준으로 필리핀과 베트남, 태국 등을 홍역 유행 국가로 분류했으며 중국과 말레이시아 등에서도 환자가 지속해서 발생 중이라고 보고 있다. 이들 국가 여행을 계획 중인 사람 가운데 생후 6~11개월은 가속접종을, 만 1~12세 유아와 성인은 2회 접종(4주 간격)을 권고한다.

-언론에서 홍역을 후진국병이라고 부르던데.

=영양과 위생 상태가 나쁜 국가에서 발생하는 감염병을 흔히 후진국형 질병으로 부른다. 우리나라가 2014년과 2015년 두 차례 세계보건기구 서태평양지역본부(WPRO)로부터 퇴치국가 인증을 받았기에 홍역을 과거 질병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예방접종률이 낮은 국가들에서 홍역은 현재 진행형이다. 미국 뉴욕주에선 지난해 10월1일부터 12월17일까지 환자 152명이 보고됐다. 이스라엘로부터 유입된 바이러스가 확산된 경우인데 접종력이 확인된 102명 중 85명(83%)이 미접종자였다. MMR 접종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유럽은 대부분 국가에서 홍역이 발생했다. 프랑스에선 2017년 12월18일부터 지난해 12월16일까지 2902명이 감염됐는데 1세 미만 어린이와 미접종 또는 불완전접종자가 다수였다. 이탈리아 확진자 2427명(지난해 1~11월)의 90.6%가 백신 미접종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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