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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복동 할머니, 이젠 우리가 싸울게요"…오열 속 입관식

등록 2019.01.30 16:5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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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김복동 할머니 입관식 열려…눈물 바다

관 위에 생전 좋아했던 연꽃 6송이 놓여

이용수 할머니 "나머지는 우리가 하겠다"

정의연 대표 "함께 했던 27년, 너무 행복"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2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 특실에 마련된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고 김복동 할머니의 빈소에서 정의기억연대 윤미향 대표가 영정을 옮기고 있다. 영정에 고 김복동 할머니를 상징하는 목련이 그려져 있다. 2019.01.29.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2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 특실에 마련된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고 김복동 할머니의 빈소에서 정의기억연대 윤미향 대표가 영정을 옮기고 있다.  영정에 고 김복동 할머니를 상징하는 목련이 그려져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김복동(향년 93세) 할머니의 마지막 길에는 연꽃이 깔렸다. 진흙 속에서도 아름답고 깨끗한 꽃을 피우는 연꽃은 김 할머니가 생전 좋아하던 꽃이다.

김 할머니의 입관식이 30일 오후 2시40분께부터 신촌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됐다. 김 할머니의 가는 길은 평생의 동지 이용수(91) 할머니와 윤미향 대표를 포함한 정의기억연대 동료들이 함께였다.

관에는 여섯 송이의 연꽃이 놓였다.

"연꽃이네."(이 할머니), "할머니가 연꽃을 놔 달라고 했어요."(윤 대표)

김 할머니와 함께 일본군 성노예 문제를 전세계에 고발하는 데 평생을 바친 이 할머니는 한동안 눈물을 흘리며 말을 잇지 못했다고 한다.

이 할머니는 "마음 편하게 하늘나라에 가서 다른 할머니들한테 전해요. 내가 이기고 왔다고, 나머지는 용수가 한다고"라며 수의를 입고 평온하게 누운 김 할머니를 보고 다짐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많이 노력해서 왜놈, 일본한테 이겼다"며 "우리 언니 장하다"고 김 할머니의 얼굴에 대고 속삭였다는 전언이다.

마지막까지 김 할머니의 곁을 지킨 윤 대표 역시 "애 많이 쓰셨다"며 "남은 것은 우리에게 다 맡겨 주세요. 할머니와 함께한 27년 간 너무 행복했어요. 고맙습니다, 사랑해요"라며 오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김병문 수습기자 = 30일 오후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고 김복동 할머니의 입관식을 마친 정의기억연대 윤미향 대표와 관계자들이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입관실을 나서고 있다.앞줄 왼쪽부터 이용수 할머니, 손영미 평화의 우리집 소장, 윤미향 정대협 대표. 2019.01.3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병문 수습기자 = 30일 오후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고 김복동 할머니의 입관식을 마친 정의기억연대 윤미향 대표와 관계자들이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입관실을 나서고 있다.앞줄 왼쪽부터 이용수 할머니, 손영미 평화의 우리집 소장, 윤미향 정대협 대표. 2019.01.30.  [email protected]

참관한 정의기억연대 관계자들도 "잊지 않고 저희가 끝까지 싸우겠다"며 "이제 꽃길만 걸으시라, 좋은 곳에서 만나자"고 약속했다.

암 투병 끝에 지난 28일 오후 10시41분께 눈을 감은 김 할머니는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로 세계 곳곳에서 피해를 증언하고 일본 정부에 사과를 요구하는 데 평생을 바쳤다.

김 할머니의 장례는 여성인권운동가 시민장으로 치러진다.

지난 29일부터 빈소가 마련된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는 문재인 대통령부터 어린 학생들까지 각계각층의 애도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발인은 2월1일 오전 6시30분이다. 김 할머니는 병원에서 출발해 서울광장을 거쳐 지난 평생을 서슬퍼런 눈으로 지켜봤던 일본대사관 앞에서 영결식을 치른 뒤 충남 국립 망향의 동산에 안치된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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