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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왕 VS 아서왕···뮤지컬 '킹아더' VS '엑스칼리버'

등록 2019.02.05 08:4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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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조(왼쪽부터), 한지상, 고훈정. 뮤지컬 '킹아더'. ⓒ알앤디웍스

장승조(왼쪽부터), 한지상, 고훈정. 뮤지컬 '킹아더'. ⓒ알앤디웍스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영국의 건국 신화를 담은 '아서왕 이야기'. 켈트 족 중세기사 전설 속 영웅을 다룬 이 신화는 우리나라의 단군 신화처럼 영국의 민족 통합 설화로 통한다.

특히 아서는 중세시대 유럽에서 예수 다음으로 유명한 영웅이었다. 역대 브리튼의 국왕 중 가장 많은 창작물의 주인공으로 손꼽힌다. 문학뿐만 아니라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그리고 게임 등으로 수없이 변주돼왔다. 가공된 캐릭터임에도 백성을 걱정하는 왕의 모습는 많은 이들로부터 공감을 얻어왔다.

올해 국내에서 아서 왕을 다룬 라이선스와 국산 창작 뮤지컬이 맞붙어 눈길을 끈다.

국내에서 아서왕 관련 뮤지컬이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0년 국내 첫선을 보였고 2013년 재연한 '스팸어랏'이 대표적이다.

영국의 코미디 집단 몬티 파이튼의 코미디영화 '몬티 파이튼의 성배'(1975)를 뮤지컬로 옮긴 작품이다. 2005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됐다. 당시 토니상 14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돼 최우수 뮤지컬상을 비롯해 3개 부문을 석권했다.

아서왕과 원탁의 기사 이야기에 풍자와 상상을 곁들였다. 똑똑하지는 않지만 강한 의지를 가진 아서왕이 엉뚱한 5명의 기사와 함께 성배를 찾아 떠나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다룬다.

통조림 햄의 브랜드 제명이자 무더기로 발송되는 e-메일을 뜻하는 스팸(Spam)에 아서왕 이야기 주 무대인 카멜롯(Camelot)을 결합한 조어를 제목으로 쓴 이 작품은 풍자적 성격이 짙었다.

이번에 나란히 국내 첫 선을 보이는 두 뮤지컬은 아서왕 이야기를 정면으로 다룬다. 

알앤디웍스가 3월14일부터 6월2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하는 '킹아더'는 2015년 파리에서 초연했다. '노트르담 드 파리' '로미오와 줄리엣'을 이을 프랑스 뮤지컬로 손꼽힌다.

프랑스 3대 뮤지컬 중 하나인 ‘십계’를 만든 프로듀서 도브 아티아의 최신작이다. 애크러배틱을 기본으로 한 군무, 화려한 의상이 특징이다.

자신의 진짜 신분을 모른 채 살아가던 아서가 우연한 기회로 바위에 박힌 '엑스칼리버'를 뽑고 왕으로 즉위한 이후의 이야기를 다룬다.

화려한 캐스팅이 눈길을 끈다. 타이틀롤인 아서 역에 장승조, 한지상, 고훈정이 캐스팅됐다. '돈꽃' '아는 와이프' '남자친구' 등 최근 드라마로 얼굴을 알린 장승조는 2005년 데뷔 때부터 무대를 기반으로 활약한 배우다.

한지상은 '모래시계' '프랑켄슈타인' '젠틀맨스 가이드:사랑과 살인 편' 등 인기 뮤지컬에 잇따라 출연했고, 고훈정은 크로스오버 보컬그룹 '포르테 디 콰트로'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킹아더’의 다른 강점은 프렌치팝, 켈틱팝, 업템포 발라드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다. 압도적인 고음과 서정적인 가사 등 프랑스 뮤지컬의 음악적 개성을 자랑한다.

뮤지컬 '엑스칼리버' 창작진. ⓒEMK

뮤지컬 '엑스칼리버' 창작진. ⓒEMK

미리 공개된 한국어 버전 넘버 '다시 일어나리라'는 성배를 찾아 떠나는 여정에 앞서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인 아서의 결연한 의지가 드러나는 곡이다. 캐릭터의 성정을 닮은 듯 강렬하면서도 묵직한 사운드가 압권이다. '록키 호러쇼' '꾿빠이 이상' '호프 : 읽히지 않은 책과 읽히지 않은 인생' 등 최근 주목 받은 뮤지컬을 작업한 오루피나 연출이 참여한다. 

EMK뮤지컬컴퍼니는 아서왕을 내세운 국산 창작뮤지컬 '엑스칼리버'를 6월15일~8월4일 세종문화화관 세종대극장에서 선보인다.

EMK는 '마타하리' '웃는남자' 등 국제무대에서 통할 유럽 소재로 창작뮤지컬 규모를 키웠다. '엑스칼리버'가 세 번째 창작물이다. 이번에는 아서왕과 그의 성검 엑스칼리버가 중심이다. ‘

2014년 3월 스위스의 세인트 갈렌 극장에서 ‘아더-엑스칼리버(Artus-Excalibur)’라는 타이틀로 첫 선을 보이며 개발 중이던 작품이다.

이후 EMK에서 월드와이드 공연 판권을 확보, 작품의 타이틀을 뮤지컬 '엑스칼리버(Xcalibur)'로 변경했다. 이야기에 설득력을 부여하기 위해 뮤지컬 넘버를 약 60% 가량 새롭게 작곡해 추가 했다.

국내에서 '지킬앤하이드'로 이름을 알렸고 '마타하리' '웃는남자'에도 참여한 프랭크 와일드혼이 음악을 맡는다. 역시 '킹아더'처럼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를 중심으로 한 켈틱(Celtic) 음악이 사용되지만, 영화적 느낌을 가미했다.

와일드혼은 한마디로 '켈틱 로큰롤'이라며 다양한 월드 뮤직을 소화한 아일랜드 출신 밴드 '치프턴스', 아일랜드 출신의 세계적인 록밴드 'U2'에게 영향을 받았고 ‘반지의 제왕’ 같은 영화적인 느낌도 가미했다고 강조했다.

엄홍현 EMK 총괄 프로듀서를 비롯해 '마타하리' '데스노트' 극작가 아이반 멘첼이 대본, 로열 셰익스피어 컴퍼니(RCS)에서 작업하고 2017년 '마타하리'를 연출한 스티븐 레인 등이 합류했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 위에 80명이 등장하는 대규모 전투장면, 근대 과학이 싹트기 전 마법과 마술이 공존하던 고대 영국 배경을 표현한 특수효과 등을 특기할 만한 점으로 내세운다. 

무엇보다 제작진은 고대 영국의 신화 속 인물의 이야기에 아시아의 보편적 관객의 정서를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그런데 색슨족의 침략에 맞서 혼란스러운 고대 영국을 지켜낸 아서왕의 나라를 다스리고 사람들을 보살피는 '진정한 리더'의 이야기는 이미 어느 나라 관객이든 공감할 만한 요소다.

멘첼은 "한국 관객들이 친숙하게 알고 있을만한 소재들, 예컨대 바위에서 검을 뽑아내는 사건, 원탁의 기사, 아서와 랜슬롯 등을 조금 비틀어서 새로운 시각으로 보일 수 있게끔 했다"면서 "마음으로 나라를 다스리고 사람들을 보살피는 리더의 이야기는 지금 세계가 필요로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엑스칼리버' 캐스팅은 추후 공개한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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