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영화 '극한직업'은 어떻게 관객 1000만명을 넘겼는가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영화 '극한직업'이 새해 첫 1000만 관객을 돌파한 가운데 설 연휴 마지막 날인 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CGV신촌아트레온에서 시민들이 상영관으로 향하고 있다. 2019.02.06. [email protected]
올해 개봉작 중 처음으로 1000만명 이상이 봤다. 지난해 1227만5843명을 모은 '신과함께-인과 연'(감독 김용화)에 이어 6개월 만이다. 코미디 영화로는 '7번방의 선물'(감독 이환경·2013·〃1281만1435명) 이후 6년 만이다.
영화 '극한직업'
이병헌 감독
해체 위기의 마약반원 5인이 범죄조직 소탕을 위해 위장창업한 치킨집이 맛집으로 입소문을 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영화 '스물'(2014) '바람 바람 바람'(2018) 등을 연출한 이병헌(39)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류승룡(49)·이하늬(36)·진선규(42)·이동휘(34)·공명(25) 등이 출연했다.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웃을 일이 없는 관객들에게 웃음을 안긴 것이 가장 큰 흥행성공 비결로 손꼽힌다. 치킨을 소재로 소시민의 애환을 잘 그려냈다.
진승현 호서대 영상미디어전공 교수는 "'형사'라는 극한직업과 '치킨집'이라는 소재의 선택이 좋았다"며 "'형사물'하면 보통 범죄나 암울함을 떠올리는데,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냈다. 감독이 캐릭터 하나하나를 잘 살려냈고, 배우들도 환상적인 연기 호흡을 선보였다. 삶에 지친 소시민들의 응어리를 풀어주면서 대리만족을 안겼다"고 짚었다.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이 감독 특유의 말맛과 코믹 연기에 일가견이 있는 배우들의 앙상블이 잘 어우러져 웃음을 줬다"며 "오랜만에 극장가를 찾은 정통 코미디에 대한 관객들의 목마름도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영화 속 캐릭터들은 어수룩하고 답답하고 대책없지만 미워할 수 없는 인물들이다. 팍팍한 요즘 세태에서 극한의 생업 전선에서 최선을 다하며 살고 있는 평범한 서민들이 '극한직업' 주인공들의 활약상을 보며 힐링을 받고 공감대를 형성한 것 같다."
각종 외부 요인도 흥행성공에 한 몫했다. 극장가 최대 성수기인 설 연휴에 가족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극한직업'은 연휴기간 매일 100만명 전후의 관객을 추가, 기존의 설 연휴 최다 관객 보유작인 '검사외전'(감독 이일형·2016)의 478만9288명도 넘어섰다. 경쟁작으로 지목된 '뺑반'(감독 한준희)의 기세가 일찍 꺾이면서 반사이익도 얻었다.
진 교수는 "'극한직업'이 대진운도 따라줬다"며 "설 연휴 특수를 마음껏 누렸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한국영화의 부진이 계속됐는데, 간만에 한국영화계에 단비가 내린 것 같다"고 평했다.
곽 평론가는 "상당히 재밌긴 하지만 작품성이 뛰어난 영화는 아니다"며 "하지만 입소문이 굉장히 무섭다는 것을 느꼈다. '재밌다' '웃기다' 등의 좋은 평이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고 했다.
순제작비 65억원이 투입됐다. 진 교수는 "지난해 제작비가 100억원이 넘는 대작 한국영화들이 줄줄이 흥행에 참패했는데, '극한직업'은 중급 수준의 제작비를 들여 성공했다. 많은 제작비를 들이지 않고도 좋은 성과를 냈다는 점에서 한국영화계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고 특기했다.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영화 '극한직업'이 새해 첫 1000만 관객을 돌파한 가운데 설 연휴 마지막 날인 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CGV신촌아트레온에서 시민들이 상영관으로 향하고 있다. 2019.02.06.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