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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 수순' 노량진 구 수산시장…매일이 폭풍전야

등록 2019.02.1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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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 단계적 폐쇄 작업 후 철거 계획

상인 측 "인권위 긴급구제 요청할 것"

"오죽하면 '죽는 게 열사다' 농담까지"

수협 측 "2차 폐쇄 땐 경호인력 배치"

【서울=뉴시스】김병문 수습기자 = 지난 8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 입구가 콘크리트 작업으로 폐쇄돼 있다. 2019.02.08. dadazon@newsis.com

【서울=뉴시스】김병문 수습기자 = 지난 8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 입구가 콘크리트 작업으로 폐쇄돼 있다. 2019.02.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지은 기자·남정현 수습기자 = 노량진 구(舊) 수산시장(구시장) 상인들과 대립을 이어가고 있는 수협이 시장의 차량 통행로를 막은 가운데 양측 간의 갈등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구시장 상인을 비롯해 민주노점상연합(민주노련) 관계자들이 경찰 소환조사를 받은 다음날인 지난 12일. 서울 동작구 구시장에는 손님들이 많지 않았다. 상황을 모르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해산물을 구경하고 상인들은 구석에 일부 모여 추위를 이기기 위해 불을 쬐었다.

시장으로 드나드는 차량 통행로 3개 중 2개는 수협에 의해 콘크리트와 차량으로 봉쇄된 상태다. 수협은 지난 8일 시장으로 드나드는 입구를 막으며 '폐쇄 작업'을 시작했다. 펜스를 치고 최종적으로 철거를 하기 위해 폐쇄를 단계적으로 진행하겠다는 설명이다.

윤헌주 노량진 수산시장 현대화비상대책총연합회 공동위원장은 "수협의 조치에 대해 13일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긴급 구제를 요청할 것"이라며 "지난해 11월 단전과 단수에 대해 신청을 한 바 있는데 이번에는 영업방해까지 더해서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측의 대응이 강경해지는 만큼 상황은 점점 일촉즉발로 치닫고 있다. 인권위 긴급구제 신청을 비롯해 구시장 상인들은 철거를 막고자 마지막 남은 수단들을 모두 동원하겠다는 다짐이다.

50대 상인 강모 씨는 "'요즘 같으면 죽는 게 열사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오죽하면 이런 농담을 하겠나"라며 "공권력이든 수협이든 이런 사람들한테는 자살 같은 사태가 있어야 이슈화가 돼서 검찰 조사도 받고 목소리를 들어줄테니 이런 이야길 하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반면 수협 측은 위생과 안전 문제로 구시장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만큼 빠른 시일 내에 계획된 단계를 밟아나가겠다는 설명이다.

수협 측은 "구시장 쪽에서 디젤 발전기를 24시간 돌리는 데 미세먼지가 굉장히 많이 발생한다. 신고 없이 발전기를 돌리는 건 법적 문제"라며 "또 (8일) 충돌 상황에서 상인들이 맞았다고 이야기하지만 우리 쪽 직원들도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시스】노량진 구(舊) 수산시장 상인들과 대립을 이어가고 있는 수협 측이 지난 8일 시장의 차량 통행로를 막으면서 상인 측과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이날 양측은 총 3차례 이상 유리조각을 던지고 주먹다짐을 벌이는 등 강하게 충돌했다. 2019.2.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노량진 구(舊) 수산시장 상인들과 대립을 이어가고 있는 수협 측이 지난 8일 시장의 차량 통행로를 막으면서 상인 측과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이날 양측은 총 3차례 이상 유리조각을 던지고 주먹다짐을 벌이는 등 강하게 충돌했다. 2019.2.8 [email protected]

이후 단계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잡힌 게 없다"며 "8일에는 직원들만 갔다면 이번(두번째 폐쇄작업)에는 경호 인력을 배치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수협은 2007년부터 노량진 수산시장 현대화 사업을 추진했으며, 구시장에 대해 4차례 명도집행을 시도했지만 일부 상인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이에 수협은 "2009년 상인 측과 양해각서를 체결해 모든 사항에 합의했는데도 일부 상인들이 일방적으로 이전을 거부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11월5일 구시장 전역에 단전·단수 조처를 내렸다.

상인들은 신시장 건물 통로가 좁고 임대료가 비싸 실질적으로 이득이 되지 않는다며 이전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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