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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 우려에 금값 상승세…주식·채권 대안 될까?

등록 2019.02.12 15: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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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금융시장 혼란 속에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강세

연준 긴축 중단에 따른 달러 약세도 영향

번스타인 "경기 침체기엔 금이 안전"…골드만삭스 "가격 더 오른다"

경기 침체 우려에 금값 상승세…주식·채권 대안 될까?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최근 세계 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미중 무역전쟁 등 각종 불확실성 요인들이 부각되면서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주식이나 채권 투자에서 큰 수익률을 기대하기 힘든 시장 상황과 달러 약세가 맞물려 금 가격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금 가격은 글로벌 금융시장이 극도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던 지난해 4분기부터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뉴욕 상품거래소(Comex)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현재 트로이온스당 금 가격은 1311.70 달러(약 147만4613원)로 지난해 10월부터 약 4개월 동안 8.65% 상승했다.

세계 경제가 침체 국면에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로 주식 등 위험자산 가격이 곤두박질을 치는 동안 투자자들은 금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무역전쟁과 브렉시트, 미국의 이란·베네수엘라 제재 등 정치적·지정학적 리스크 요인들이 산적해 있는 점도 안전 자산인 금 수요를 자극했다.

올해 들어서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긴축 중단 선언으로 달러가 하락세로 돌아선 것도 금 가격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 통상 달러 가치와 금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이런 상황에서 각국 중앙은행들은 지난해 금 보유량을 크게 늘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지난해 중앙은행들은 약 277억 달러(약 31조1400억원) 상당의 금 651.5t을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7년의 375t에 비해 74%나 늘어난 규모다.

중앙은행들의 금 순매입은 1967년 이후 약 5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금융시장이 요동쳤던 지난해 4분기에는 사상 최대인 195t의 금을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중앙은행들은 약 3만4000t의 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러시아, 터키, 카자흐스탄 등 신흥국들이 금 보유를 크게 늘렸다. 중국, 헝가리, 폴란드, 인도 등의 금 보유량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WGC는 "한 해 동안 지정학적, 경제적 불확실성이 더욱 고조되면서 중앙은행들은 외환 보유액을 다변화하고 안전한 유동자산에 대한 투자라는 주된 목표에 다시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올해에도 주식이나 채권보다는 금 투자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는 기관도 나오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향후 12개월 내에 금값이 현재보다 8% 이상 높은 트로이온스당 1425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투자자문사 번스타인은 11일 투자자들에게 보내는 메모에서 "현재 지정학적 환경은 주식도 채권도 통하지 않는 시기로 향하고 있어 투자자들을 금으로 내몰고 있다"며 금과 금광주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번스타인은 "금 보유의 문제는 장기간의 실질 수익률이 '제로'라는 것이다. 하지만 미 국채와 같은 '무위험 자산'이 '무위험 수익'을 가져다주지 못하는 기간이 있다"며 "이런 상황은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있는 시기나 대규모 부채 증가 이후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번스타인은 1972~1974년, 2000~2002년, 2007~2009년 등 심각한 경기 침체기 동안 금이 가장 방어적인 투자 자산이었다고 언급했다. 이 시기에 금은 투자자들에게 최소한 기준 수익률보다는 높은 수익을 내 줬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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