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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생 달랑 18명…인구 4만 충주도심 초교 존폐위기(종합)

등록 2019.02.13 15:0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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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뉴시스】이병찬 기자 = 극명하게 엇갈리는 학부모들의 학교 선호도 때문에 주변 인구가 4만명에 달하는 충북 충주 시내 도심의 한 초등학교가 존폐 위기에 내몰렸다.

 13일 충주교육지원청에 따르면 1993년 24개 학급으로 개교한 이후 지난해 2월까지 약 3000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Y초교의 올해 입학생 수는 18명뿐이다.

 이날 현재 연수동 주민등록 인구가 3만9769명에 달하는데다 학교 인접 지역에 새 아파트 단지들이 들어섰지만 Y초교는 썰렁한 입학식을 피할 수 없는 처지다.

 반면 Y초교와 직선거리 1㎞ 이내 A초교와 B초교의 신입생 수는 각각 208명과 133명에 달한다. 두 학교는 각각 2008년과 2001년 개교했다.

 연수동 지역 학부모들이 Y초교를 꺼리는 것은 학교가 영구 임대아파트 등 저소득층 공동주택단지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많다.

 유명 브랜드 신규 아파트단지가 지난해 준공돼 입주했으나 Y초교는 신입생 '특수'를 누리지 못했다. Y초교 학군에 포함된 인근의 기존 대형 아파트 단지 거주자들도 A초교로 대거 몰린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교육당국이 신규 아파트 공급이 줄을 잇고 있는 연수동 지역 초교 통학구역의 합리적인 조정에 실패하면서 이같은 결과가 초래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학부모는 "Y초교 입학을 꺼리는 신규 아파트 입주자들이 다른 초교 주변으로 주소를 옮기는 방법으로 입학할 학교를 고르고 있다"면서 "조금 멀더라도 저소득층 세대 자녀가 많은 학교를 피하려는 학부모가 많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연수동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과거 소형 임대아파트에 20~30대 젊은 부부가 많이 살았지만 지금은 노인이나 독신자들이 많다"며 "학령 인구 자녀를 둔 세대수가 부족한 것도 Y초교 학생 수 감소의 원인 중 하나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충주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실제 거주 여부와는 관계없이 아동의 주민등록지에 따라 취학통지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면서 "선호 학교 입학을 노린 위장 전입이라면 주민등록법에 따라 제재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다른 초교로 입학하고 싶다는 Y초교 통학구역 내 학부모들의 민원 전화가 많았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통학구역 조정은 학부모 의견을 받아 결정하기 때문에 Y초교 입학생을 늘리기 위한 구역 조정은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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