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주지훈 "킹덤, 5점 만점에 10점"···K좀비 장르 개척
주지훈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은 미스터리 스릴러다. 시즌1이 지난달 25일 190여개국에 동시 공개됐다. 넷플릭스가 영상 조회수·시청 인원 등을 밝히지 않고 있으나, 해외 언론·시청자들의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주지훈은 '킹덤'에 "5점 만점에 10점을 주고 싶다"며 높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유일하게 억울한 부분은 뛰는 장면이다. 엄청 열심히 뛰었는데, 키가 커서 화면에서는 열심히 뛴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테이크마다 대자로 쓰러졌다. 말과 같이 뛰었다."
동서양의 조화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서구에서 익숙한 좀비물을 조선시대에 접목시켰다. 폭발적인 호응과 함께 'K좀비'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외국인들에게 생소했던 조선의 의복 문화까지 유행시키며 한류 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주변 반응을 엄청나게 찾아봤다. SNS에 '킹덤'을 검색했는데 '멋없는 모자를 쓴 아이들은 목이 다 잘린다'라는 글이 재미있었다. 'K좀비'라는 말까지 들어서 기뻤다. 누군가에게 이 정도의 감동을 줬다는 게 감동적이다. '한국의 경치가 아릅답다' '의복이 예쁘다' 등의 해외 반응을 듣고 마음이 뿌듯했다. 이를 목적으로 하지 않았지만 자긍심이 생겼다."
죽었던 왕이 되살아나자 반역자로 몰린 왕세자가 조선의 끝, 그 곳에서 굶주림 끝에 괴물이 되어버린 이들의 비밀을 파헤치며 시작되는 이야기다. 영화 '터널' '끝까지 간다'(2014) 등을 연출한 김성훈(48)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드라마 '싸인'(2011) '유령'(2012) '시그널'(2016) 등을 연이어 히트시킨 김은희(47) 작가가 극본을 썼다. 주지훈을 비롯해 류승룡(49)·배두나(40)·김상호(49)·허준호(55) 등이 출연했다.
주지훈은 김 감독이 "배우들 사이에서 '선비'로 불렸다"고 전했다. "큰 소리를 내지 않고 본인이 원하는 것을 이뤄낸다. 공감능력이 좋아서 상대방을 불쾌하게 만들지 않았다. 사실 일하다보면 득과 실을 따질 때가 있다. 그럴 때 조금 불편한 이야기를 해야 한다. 보통은 말을 못해서 불만이 생기는데 그런 게 없었다. 고생을 시키는데 밉지 않고, 잘하고 싶게 만드는 마력이 있었다. 굉장히 젠틀한 사람이다."
김 작가에 대해서는 "어려운 이야기를 굉장히 쉽게 쓴다"고 치켜세웠다. "플레이어에게도 쉽고, 보는 사람에게도 쉽다. 전문 분야일 수도 있는 이야기가 문맥으로 다 이해가 된다. 그게 신기했다."
"세자 역할을 여러 번 해봤다. 세자가 궁 밖에 나갈 일이 없다. 현대사회도 그렇다. 안 좋은 정보가 고위층까지 전달됐을 일이 없다. 백성들이 행복하게 살아야 된다고 했을텐데, 자신이 모르는 사이에 엄청난 일이 벌어졌으니 얼마나 충격적이었겠느냐. 마음이 아프다."
시즌2 제작도 확정됐다. 11일 첫 촬영을 시작했다. 시즌2도 시즌1과 마찬가지로 6부작이다. 영화 '특별시민'(2017) '모비딕'(2011) 등의 박인제(46) 감독이 시즌2를 연출한다.
"싱가포르행 항공기에서 류승룡 선배랑 시즌2 대본을 봤다"며 "둘 다 '어어, 정말? 이러면서 봤다'"고 귀띔했다. "극이 어떻게 휘몰아칠지 다들 아직 상상을 못하고 있다. 내가 끝까지 살아 있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죽을 수도 있는 거 아냐. 하하."
'아수라'(2016)에서 선과 악이 공존하는 야누스적인 인물을 완벽히 그려내 영화계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2018년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주연한 '신과 함께'(감독 김용화)는 1·2부 모두 1000만 관객 영화가 되며 '쌍천만'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공작'(감독 윤종빈, 누적관객 497만4520명)에 이어 '암수살인'(감독 김태균, 〃378만9222명)도 흥행에 성공하면서 영화계에서 가장 '핫'한 배우로 떠올랐다.
올해도 '열일' 행보를 이어간다. '킹덤'과 함께 MBC TV 월화극 '아이템'을 촬영 중이다. 체력관리는 어떻게 할까. "운동을 엄청 열심히 한다. 다들 배에 왕(王)자가 새겨져 있는 줄 아는데 그렇지는 않다. 취미처럼 운동을 한다. 몸무게가 '키친' 때와 비교하면 12㎏, 모델 때와 비교하면 20㎏ 정도 더 나간다. 작품과 캐릭터에 따라 그때 그때 맞춘다. 현장에서 쉬는 시간에 많이 걸어다닌다."
대중의 반응도 꼼꼼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 "생계와 관련된 만큼 안 볼 수가 없다. 작품이 잘 되면 기분이 좋아서 보고, 작품이 안되면 뭘 개선해야 될지 싶어서 찾아본다."
"드라마 '궁'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며 "너무 감사하고 행운이었다"고 회상했다. "13년 전에 촌스럽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궁' 때의 모습이 너무 귀엽고 풋풋하더라. (웃음) 다시 돌아오지 않는 시간이다. 청춘물을 더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마음도 있다. 현재에 감사한 마음이다. 좋은 사람들이 하늘에서 쏟아져 내렸다. 사람이니까 주변사람들에게 영향을 받는다. 지금만 가능한 일을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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