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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달래기 나선 한진그룹, 주총 앞두고 경영쇄신 속도

등록 2019.02.14 11: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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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14일 한진그룹 중장기 비전과 성장전략 발표

"투자자 달래기, 주주가치 제고 차원" 분석 이어져

주주 달래기 나선 한진그룹, 주총 앞두고 경영쇄신 속도



【서울=뉴시스】고은결 기자 = 한진그룹이 국민연금과 행동주의 펀드 KCGI의 주주제안 내용 중 일부를 수용한 계획을 밝혔다. 이에 재계에서는 그동안 '무대응' 원칙을 고수한 한진그룹의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KCGI 측의 제안을 일부 수용한 자체 쇄신안을 내놓으며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경영 쇄신 행보에 적극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은 지난 13일 사외이사를 3인에서 4인으로 늘리고, 송현동 호텔 부지 매각 추진 등 내용을 담은 '한진그룹 비전 2023'을 발표했다. 한진그룹은 항공운송, 종합물류, 호텔∙레저 사업에 집중해 오는 2023년까지 그룹 전체 매출을 22조원에 10.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하기로 했다

한진칼은 주주 중시 정책의 일환으로 우선 배당 성향 확대에 나선다. 2018년 당기순이익의 50% 수준을 배당하는 방안을 검토함과 동시에 중장기적으로, 현금 유보, 주식시장 상황 등을 고려하여 지속적으로 배당을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사업구조 선진화를 위해 송현동 부지를 상세한 일정과 방안을 마련, 연내 매각을 추진한다. 제주도 파라다이스 호텔은 외부 투자자를 유치해 서귀포칼호텔과 연계한 고급 휴양 시설로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다만 연내 사업성 검토를 재실시, 개발 가치가 매각 가치보다 낮을 경우 매각을 추진한다.

한진그룹은 또한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사외이사를 늘리고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강화한다. 한진칼의 경우 사외이사를 현재 3인에서 4인으로 늘려 7인 이사회 체제로 운영한다. 상법 규정에 따라 이사회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도 설치한다. 추천위원회 구성원의 과반수를 사외이사로 구성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한진그룹이 국민연금과 KCGI의 요구에 일부 화답하며, 오는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고배당 정책 등을 통한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그동안 한진그룹은 KCGI의 공개 제안서에 침묵을 지켜왔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진그룹의 이와 같은 행보는 KCGI의 주주제안과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에 대한 화답으로 ▲2019년 3월 개최될 주주총회에서 우호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자 달래기 ▲지배구조 및 경영투명성을 강화함으로써 주주가치를 제고 ▲사업 효율화 및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한진그룹 측은 표 대결 등을 고려한 셈법을 적용해 KCGI의 지배구조위원회 설치 등 제안을 전면 수용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KCGI안'을 전격 수용했다기 보다는 일부 내용만 수용하고 대안을 제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한진그룹 안을 KCGI 안과 비교하면 대한항공 부채비율 300% 달성, 송현동 및 제주 파라다이스호텔 부지 개발 또는 매각 검토, 택배 터미널 설비 확대와 자동화 설비 투자 및 IT 기술 접목 등은 KCGI 안 일부를 그대로 또는 변형해 수용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KCGI는 지난달 송현동 호텔부지 등 사업부문에 대한 투자에 '한진그룹 신뢰회복을 위한 프로그램 5개년 계획'을 공개 제안한 바 있다. 이를 통해 KCGI가 추천한 사외이사 2인 및 외부 전문가 3인 등 총 6인으로 구성된 지배구조위원회 설치, 인수 이후 개발이 중단된 송현동 호텔부지, 제주도 파라다이스호텔, 왕산마리나 등 사업부문에 대한 투자 당위성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며 기업가치를 극대화하는 투자방안 마련 등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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