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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감독, 이러니 스승이요 아버지···콩 푸엉 입단현장

등록 2019.02.14 12:03:16수정 2019.02.14 12: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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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 입단식 방해할 수 없다" 단상 거부

콩 푸엉 "아버지 같은 분, 많이 배웠다"

【서울=뉴시스】 박항서 감독과 응우옌 콩 푸엉, 이영진 코치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인천 유나이티드 제공)

왼쪽부터 박항서 감독, 응우옌 콩 푸엉, 이영진 코치

【인천=뉴시스】 김동현 기자 = "박항서 감독은 아버지 같은 분이다. 베트남 선수들 모두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14일 인천 홀리데이인 송도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에 정식 입단 기자회견에 참석한 베트남 국가대표 공격수 응우옌 콩 푸엉(22)이 박항서 감독을 "아버지"라고 불렀다. 박 감독도 제자 콩 푸엉이 더욱 빛날 수 있도록 배려하며 박수를 받았다.

콩 푸엉은 자신이 한국행을 결심한 데는 박 감독의 조언이 있었다고 밝혔다.

 "한국 축구가 강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박항서 감독을 만나서 한국에 대해 더욱 잘 알게 됐고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박 감독님은 한국 축구의 철학을 베트남에 접목시킨 분"이라면서 "베트남 선수들을 박 감독님을 아버지처럼 여기고 있다. 선수들이 아플때 직접 와서 마사지를 해주고 치료도 해준다.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인사했다.

콩 푸엉은 박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국가대표에서 주전 공격수로 발돋움했다. 2016년 일본 프로축구 J2리그 미토 홀리호크에서 6경기 무득점의 실패를 맛봤지만 이후 박 감독을 만나 실력을 크게 끌어올렸다. 168㎝로 키는 작지만 빠른 스피드와 개인기를 무기로  베트남의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축구선수권 준우승, 아시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우승을 이끌었다.

박 감독도 제자를 추어올렸다. "베트남에서는 최고의 공격수다. 좁은 공간에서의 능력이 뛰어나다. 한국에서 활약할 수 있는 장점이 확실히 있다. 내 제자여서 그런게 아니라 직접 보면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콩 푸엉은 미소를 지었다.

박 감독의 리더십은 다른 곳에서도 빛났다.

박 감독은 이날 콩 푸엉과 함께 단상에 올라 입단식을 치를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입단식 직전 무대에 오르지 않겠다며 단상을 한사코 고사했다. 결국 기자회견 무대가 아닌 안영민 장내아나운서의 옆자리에 앉아 회견을 지켜봤다.

박 감독은 입단식이 끝난 후 "콩 푸엉의 입단식인데 단상에 오르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서도 "오늘 자리는 콩 푸엉의 입단식"이라면서 "내가 뭐라고 답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기자회견을 마친 다음 박 감독은 콩 푸엉을 붙잡고 통역원을 통해 3분 가량 대화를 나눴다. 콩 푸엉은 연거푸 고개를 숙였다. 박 감독은 콩 푸엉의 등을 두드리며 격려했다.

박항서 감독은 그렇게 마지막까지 제자를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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