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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난민수용소 실태고발 수단 남성, 국제인권상 수상

등록 2019.02.14 16:5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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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둘 아지즈 "계속 싸울 것"…마틴 에널스상 수상

"치료 받지못해 어린이들마저 자살" 팟캐스트에 고발

【제네바=AP/뉴시스】수난 난민 출신 압둘 아지즈가 13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2019년도 마틴 에널스상을 수상했다. 노벨인권상으로 불리는 이 상을 받은 아지즈는 파푸아누기니 마누스섬에 있는 호주 역외 난민수용소의 열악한 실태를 고발했다. 2019.2.14

【제네바=AP/뉴시스】수난 난민 출신 압둘 아지즈가 13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2019년도 마틴 에널스상을 수상했다. 노벨인권상으로 불리는 이 상을 받은 아지즈는 파푸아누기니 마누스섬에 있는 호주 역외 난민수용소의 열악한 실태를 고발했다. 2019.2.14

【서울=뉴시스】우은식 기자 = 호주의 역외 난민수용소인 마누스섬의 열악한 실태를 고발한 수단 난민 출신 압둘 아지즈가 국제인권상을 수상했다.

14일(현지시간) 가디언지 보도에 따르면, 아지즈는 2019년도 마틴 에널스(MEA)인권상을 수상했다.

아지즈는 전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수상식에서 "이 상으로 호주 정부의 잔혹한 난민정책이 널리 알려지기 바란다"며 "나는 우리 모두가 안전하고 자유로워질 때까지 계속해서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수단 다르푸르 출신의 아지즈는 지난 2013년 기근과 가뭄, 내전에 시달리는 수단을 떠나 배를 타고 호주로 향했다. 그는 6일간의 항해 끝에 호주령 크리스마스섬에 도착한 뒤, 호주 역외 난민수용소가 있는 파푸아뉴기니 마누스섬으로 옮겨졌다.

아지즈는 그곳에서 열악한 수용시설을 목격하고 팟캐스트 '더 메신저'를 통해 3500건 이상의 글을 올려 ▲피폐해진 수단에서의 탈출 ▲목숨을 건 항해 ▲마누스섬 난민들의 생활과 죽음 ▲억류 생활의 혼란과 좌절 등을 고발했다.

이후 언론에 이러한 사실이 보도되면서 국제적 관심을 불러모았고, 호주 정부는 결국 지난 2017년11월 마누스섬 수용소를 폐쇄했다. 수용소는 폐쇄됐지만, 난민들은 마누스 섬의 로렝가우 트랜짓 센터로 옮겨져 수용됐다. 이 곳에서 난민들은 낮에는 센터 밖으로 나갈 수있지만 행동반경이 제한되며, 무엇보다 마누스 섬을 떠날 수 없다. 

 아지즈의 팟캐스트 방송은 지난 2017년 뉴욕 페스티벌 국제라디오 프로그램 시상식에서 3대 수상자 가운데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시상식에서 "사람들이 죽어가는데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했고, 심지어 일부 어린이들이 자살하고 있다"며 "내 번호는 'QNK002'로 이것이 내가 그곳에서 어떻게 다뤄지는지 알 수 있는 전부"라며 비인간적인 처우를 고발했다.

MEA 심사위원단은 "미국은 물론 유럽, 호주 등 전세계에서 이주민의 인권이 침해받고 있고 이 권리를 보호하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위험해지고 있다"며 "아지즈는 개인적인 위험을 무릅쓰고 세계에서 가장 가혹한 난민수용소 가운데 하나인 마누스섬에서 정의를 위해 싸운 이 시대의 진정한 인권 옹호자"라고 선정이유를 밝혔다.

MEA 배심원은 국제 앰네스티,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 등 10개 주요 인권단체로 구성돼 있다.

호주 정부는 본토에 난민 수용을 불허하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대신 수천명에 난민신청자들에 대한 소득보조금으로 매년 수천억원의 예산을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호주 의회는 지난 12일  마누스 섬과 나우루 지역의 수용소에 있는 난민들을 호주 본국으로 이송해 의료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통과시켰다.

국경 보호 등을 이유로 이에 반대하는 호주 스콧 모리슨 총리는 호주판 관타나모로 불리는 크리스마스섬 난민 수용소를 다시 열겠다고 밝히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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