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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노사 '강대강' 대치…위기감 고조

등록 2019.02.14 16: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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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한 입장차에 14일 협상 불발…15일도 파업

노조, 4000억 흑자·르노 고배당…기본급 올려야

회사, 기본급 대신 보상금…원가경쟁력 갖춰야

르노삼성 노사 '강대강' 대치…위기감 고조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르노삼성자동차 노사가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르노삼성이 군산공장을 폐쇄한 한국지엠의 전철을 밟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르노삼성 관계자들에 따르면 르노삼성은 지난 12일 14차 교섭에 이어 14일 15차 교섭을 갖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이날 교섭은 이뤄지지 못했다. 노사 양측이 기존 요구안과 제시안에서 한 치의 양보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인만큼 교섭의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 교섭 불발의 원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르노삼성 노조는 13일에 이어 15일에도 부분파업에 들어간다. 르노삼성은 완성차 5개 업체 중 유일하게 지난해 임금단체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노조는 지난해 10월부터 30여차례 부분파업을 진행, 역대최장 파업기록을 쓰고 있다. 이 기간 동안 부산공장 가동률은 98%에서 75%까지 떨어졌다. 회사는 이로 인해 6400여대의 생산차질을 빚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노사가 이처럼 대립하고 있는 이유는 '기본급' 이다. 르노삼성 노조는 기본급 10만667원 인상 등을, 사측은 기본급 대신 최대 140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노조는 르노삼성이 2년 연속 4000억원 흑자를 내고 프랑스 르노 본사가 2016년 100%, 2017년 70%의 배당금을 가져간 상황에서 기본급 동결을 받아들일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사측이 기본급 동결을 고수할 경우 6월까지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지금까지 잘해왔는데 파업이 장기화돼서는 안 된다"며 "르노닛산얼라이언스 내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제조원가가 유럽이나 일본보다 높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르노삼성 부산공장을 통해 닛산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로그를 위탁 생산해온 르노 본사 역시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로그 위탁생산 계약이 오는 9월 종료되는데, 파업이 이어질 경우 후속 물량에 대한 논의가 힘들다는 것이다.

르노삼성의 지분 79.9%를 보유하고 있는 프랑스 르노그룹 로스 모저스 제조총괄 부회장은 최근 르노삼성 임직원들에게 보낸 영상메시지를 통해 "계속되는 노조 파업으로 공장 가동 시간이 줄어들고 새 엔진 개발에 차질이 생긴다면 르노삼성이 지금까지 쌓아온 신뢰는 바닥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르노삼성과 로그 후속 차량에 대한 논의를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은 르노와 협력관계를 맺고 지난해 르노삼성은 22만7577대를 판매했으며, 이중 로그의 수출물량은 절반에 가까운 10만7245대에 달했다. 업계는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로그 물량을 배정받지 못할 경우 르노삼성이 심각한 위기에 처하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점점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다"며 "강성 집행부로 바뀐 후 협상을 통해서가 아니라 파업을 통해 투쟁의 동력을 키우려고 하는 것 같아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파업이 계속 이어지다 보니 매출 등에서 파업손실이 커지고 있는데 이는 노조에도, 회사에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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