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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베르트, 음악극으로 체험하세요···'겨울. 나그네'

등록 2019.02.14 18: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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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열음 ⓒ대관령 겨울 음악제

손열음 ⓒ대관령 겨울 음악제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관객이 음악을 체험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보통 순수예술 음악, 즉 클래식을 접하는 방법은 감상이라 할 수 있어요. 이번에는 음악 속에 담긴 정서, 내러티브 등을 무대적 언어와 결합해 다각적으로 풀어내고자 했죠. 감상과 동시에 풍부한 감각적 경험을 이끌어내려는 작업입니다."

겨울 클래식 음악축전 '2019 대관령겨울음악제'의 피날레 공연 '겨울. 나그네'는 음악 체험극을 표방한다. 15, 16일 강원 평창 알펜시아 콘서트홀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독일 시인 빌헬름 뮐러의 연작시에 슈베르트가 곡을 붙인 연가곡 '겨울나그네'를 다시 해석한다.

총 24개 노래로 구성된 '겨울나그네'에는 사랑에 실패한 청년의 괴로움이 진하게 배어 있다. 이번 '겨울. 나그네'는 죽음을 앞둔 슈베르트의 이야기로 재구성했다.

제작을 맡은 정진욱(36) 감독은 "슈베르트는 중간지대에 있는 작곡가"라고 짚었다. "위대한 음악적 성과를 이룬 작곡가들 또는 비르투오소로서 음악적 반경을 넓힌 작곡가들 그 사이 어딘가에 위치한 작곡가"라는 것이다.

"비범함과 평범함을 동시에 지닌 예술가로서의 슈베르트는 삶 또한 양면성을 모두 지녔던 것 같아요. 어딘가에 속하지 않은 자유로움. 방랑자로 짧은 인생을 살았던 그는 다가오는 죽음을 서서히 받아들이면서도 멈추지 않은 작곡을 통해 정말 간절히 삶을 갈망했다고 봅니다. 이런 슈베르트의 모습이 우리들의 모습이기도 하고요. 이번 작업의 주인공이지요."

대관령 겨울 음악제의 예술감독인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작품을 구상했고, 안무가 겸 무용수 김설진이 연출을 맡았다. 정 감독이 손 감독에게 소개한 김설진은 현대무용계에서 드물게 대중적인 인지도를 쌓은 인물이다.

벨기에의 세계적인 무용단 '피핑톰' 크리에이터와 현대 무용단 '무버'의 예술감독인 그는 케이블 음악채널 엠넷 '댄싱9' 시즌 2의 우승자다. 이번 공연에서 김설진은 작품을 연출하는 동시에 슈베르트를 연기한다. 손열음 역시 연주자로 참여한다.

정 감독이 제작자로서 이번 작품에서 목표로 삼은 부분은, '음악적 언어'와 '무대적 언어'를 균형 있게 녹여내 '제3의 무엇인가'를 만드는 것이다.

"음악에는 당연히 손열음 감독님이었고, 무대적 언어로는 김설진씨를 떠올렸습니다. 한계가 없는 번뜩이는 창의력, 독보적인 존재감과 아우라는 물론이고 겨울나그네의 쓸쓸함과 죽음을 깊이 있게 표현해 낼 수 있는 적임자임을 확신했기 때문입니다."
김설진 ⓒ대관령 겨울 음악제

김설진 ⓒ대관령 겨울 음악제

작품에는 독일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바리톤 조재경, 도르트문트 소년 합창단의 솔리스트 벤 발츠와 레오 랑에, 반도네오니스트 고상지, 낭송자 손결 등이 함께 한다. 무대 디자이너 박성민, 조명 디자이너 구윤영, 소품 디자이너 조윤형 등 스태프들도 쟁쟁하다.

정 감독은 세 스태프에 대해 "이번 작업의 특수성을 잘 이해해줄 수 있고 결과물에서 소수점까지 찾아가 줄 수 있는 분들이라 적극 섭외했다"고 추어올렸다.

"박성민 감독님은 콘서트홀이 가진 공간적 어쿠스틱을 그대로 살리되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스며들 수 있는 세트를 창조, 구윤영 감독님은 다양한 각도와 색깔의 향연으로 완전히 새로운 제3의 공간으로 탈바꿈, 조윤형 감독님은 무대를 슈베르트의 예술혼이 담긴 작업실로 만들어줬다"고 부연했다.

손 감독은 "음악제의 모든 구상은 수백 년 전의 음악이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에서도 여전히 살아 숨 쉬는 것처럼 느끼게 만들고 싶다"고 바랐다.

한편 이번 음악제는 문화체육관광부·강원도가 주최하고, 강원도문화재단이 주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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