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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하원, 'EU와 계속 협상' 결의안 부결..."메이 총리 궁지에"

등록 2019.02.15 04:4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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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AP/뉴시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13일(현지시간) 하원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그는 이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는 일정대로 3월29일 시행될 것이라며 일각에서 떠돌던 정부의 '브렉시트 지연 전략' 논란을 일축했다. 2019.02.14.

【런던=AP/뉴시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13일(현지시간) 하원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그는 이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는 일정대로 3월29일 시행될 것이라며 일각에서 떠돌던 정부의 '브렉시트 지연 전략' 논란을 일축했다. 2019.02.14.


【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영국의 유럽연합(EU) 이탈(브렉시트)을 둘러싼 불투명감이 좀처럼 가져지지 않는 가운데 영국 하원은 14일(현지시간) 아일랜드 국경 문제의 대책에 관해 EU와 계속 협의하겠다는 테리사 메이 총리의 방침을 반영한 결의안을 부결시켰다.

하원은 이날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 '하드 보더(Hard Border)'를 피하기 위해 잠정적으로 영국 전체를 EU의 관세동맹에 잔류하게 하는 '안전장치' 합의안을 수정하기 위한 교섭을 하겠다는 메이 총리의 방안을 반대 다수로 채택하지 않았다.

표결에는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부결로 하원의 지지를  잃음으로써 메이 총리에는 상당한 정치적 타격을 주었다.

2018년 11월 영국과 EU가 타결한 브렉시트안의 개정을 통해 3월 말까지 원만하게 이탈하려는 길이 한층 험해졌다는 지적이다.

투표에는 하원의원 정원 650명 가운데 의장단 등을 제외하고 의원들이 참석했는데 찬성 258표, 반대 303표가 나왔다.

여당 보수당의 강경 이탈파 50명 정도가 기권했기 때문에 제일야당 노동당을 중심으로 한 반대표가 찬성표를 넘어섰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당수는 표결 후 "메이 총리가 자신의 브렉시트 전략이 실패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보수당 강경파가 기권한 것은 메이 총리 정부가 '합의 없는 노딜 브렉시트'를 확실하게 선택지로 남겨두지 않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강경파는 영국이 '노딜 브렉시트'를 불사하겠다는 자세를 보임으로써 EU에 대한 협상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노동당은 합의 없는 이탈을 선택지에서 배제하고 질서 있는 이탈 절차를 밟도록 요구하면서 반대표를 던졌다.

메이 총리는 법적 구속력이 없기에 이번 부결에도 EU와 협상을 지속하는 것이 가능하다.

총리실 대변인은 "아일랜드 국경 문제를 법적 구속력을 갖춘 방식으로 변경하는 것을 목표로 노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간 메이 총리는 1월29일 의회가 '합의 없는 이탈에 반대한다'는 결의안을 가결한 것을 앞세워 "'하드 보더 안전장치의 개정이 영국 의회의 의향"이라며 EU를 설득했다.

원래 EU 측은 영국 정부와 합의한 브렉시트 협정안의 수정에는 응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견지했다.

여기에 영국 의회의 지지를 상실한 메이 총리의 재협상 정당성이 약화함에 따라 EU는 한층 교섭 불가 자세를 굳건히 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오는 26일까지 합의안을 마무리 지으려던 메이 총리의 계획은 성사 전망이 서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앞으로 합의 없는 브렉시트를 회피하기 위한 '이탈 연기'나 '2번째 국민투표 실시'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질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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