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 시위 부담?” 국토부·제주2공항추진협 면담 장소 변경 해프닝

반대 측 “찬성 의견만 듣고 사업 강행하겠단 의도로 비쳐”

道 “비행기 시간 임박해 변경…의도했다는 주장은 오해”

【제주=뉴시스】조수진 기자 = 15일 오전 국토부와 공항인프라확충 범도민추진협의회 간 면담 장소로 예정됐던 제주상공회의소 앞에서 제2공항 건설에 반대하는 시민사회 단체와 도민들이 피케팅 시위를 하고 있다. 2019.02.15.  [email protected]

【제주=뉴시스】조수진 기자 = 제주 제2공항과 관련해 국토교통부와 공항 확충 지지 단체 간의 면담 장소가 만남 직전까지 수차례 변경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15일 제주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50분 제주상공회의소에서 국토부와 제주권 공항인프라확충 범도민추진협의회(공동대표 김창희·김대형)간 면담이 예정돼 있었다.

당초 권용복 국토부 항공정책실장과 주종완 국토부 신공항기획과장 등은 이날 오전 10시 서귀포 성산읍사무소에서 이장단협의회와 2공항 관련 면담을 가진 뒤 바로 상공회의소로 이동할 계획이었다.

이에 제2공항 건설을 반대하는 시민사회 단체 및 도민들은 이날 오전 11시께부터 상공회의소 건물 앞에서 반대 시위를 준비했다.

하지만 면담 장소가 갑자기 도청 정무부지사실로 변경되면서 반대 측으로부터 “제주도와 국토부가 반대 시위가 부담스러우니까 의도적으로 급히 장소를 변경한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날 면담에 참여했던 관계자에 따르면 오전 10시30분께 제주도로부터 장소가 변경될 것이며 곧 장소를 확정해 알려주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제주=뉴시스】배상철 기자 = 권용복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이 14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일출봉 농협 회의실 앞에서 강원보 제주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원회 위원장과 대치하고 있다. 2019.02.14. [email protected]

이날 반대 시위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면담 장소가 변경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오전 11시50분께 도청으로 이동했지만 이미 면담은 거의 끝나가는 상황이라고 했다”며 “어제 도민설명회를 진행한 방식도 그렇고 반대하는 의견을 듣지 않고 계획을 강행하려 하니 반대 목소리가 더 커지는 것이다. 스스로 일을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성산읍이장단협의회 면담에 참석했던 강원보 제2공항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은 “국토부가 2공항 관련해 지역주민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내려왔다고 하면서 ‘공항 건설이 도민의 숙원사업’이라고 주장하는 범도민추진협의 의견만 듣고 갔다”며 “오늘 면담 장소를 변경한 것은 의도적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밀실에서 사업을 강행하는 관행들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학수 도 공항확충지원단장은 “우리가 (반대 시위를 피해)일부러 장소를 변경했다는 것은 오해”라며 “성산읍 이장단과 의 면담이 예정보다 30분 가까이 길어지다 보니 국토부 관계자들의 비행기 출발 시간이 임박해서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한 제주도 관계자는 “권용복 항공정책실장이 최근 발령을 받으면서 인사 차원으로 공항확충 범도민추진협의회 관계자들과 만나기로 한 자리인데 장소가 변경되는 것을 일일이 반대하는 분들에게 알려줄 수는 없지 않느냐”라고 곤혹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한편 지난 14일 국토부는 서귀포 성산일출봉농협에서 도민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반대 측 주민·시민사회 단체 등의 저지에 의해 무산됐다. 이에 찬성 측 주민들이 반발하며 양측 주민 간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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