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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3000억 대우조선 영구채 어떻게?…수은-현대重 협상 '주목'

등록 2019.02.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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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산업은행이 추진중인 대우조선해양 매각과 관련해 삼성중공업이 인수전 불참 의사를 공식 통보함에 따라 현대중공업을 인수후보자로 최종 확정했다. 12일 오후 서울 중구 대우조선해양빌딩 앞에서 대우조선해양 조형물이 보이고 있다. 2019.02.12.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산업은행이 추진중인 대우조선해양 매각과 관련해 삼성중공업이 인수전 불참 의사를 공식 통보함에 따라 현대중공업을 인수후보자로 최종 확정했다. 12일 오후 서울 중구 대우조선해양빌딩 앞에서 대우조선해양 조형물이 보이고 있다. 2019.02.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형섭 기자 = 수출입은행(수은)이 2조3000억원에 달하는 대우조선해양 영구채 처리 방안을 놓고 현대중공업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어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1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수은은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의 인수후보자로 최종 확정됨에 따라 최근 2조3000억원 규모의 영구채 관련 협상을 시작했다.

수은 관계자는 "대우조선 영구채 금리 등의 불확실성을 사전에 제거하고 가자는 게 이번 협상의 주목적"이라며 "현대중공업과 산업은행이 3월8일 대우조선 인수 본계약을 체결할 때에 맞춰 협상을 마무리 짓는게 1차 목표"라고 말했다.

수은이 쥐고 있는 대우조선 영구채는 만기 30년짜리 전환사채(CB)다. CB는 정해진 조건에 따라 발행회사의 주식으로도 바꿀 수 있는 채권이다.

앞서 수은은 지난 2016~2017년 대우조선의 자본확충을 위해 2조3000억원을 지원했다. 30년 만기 CB를 인수하고 대금은 기존채권과 상계처리하는 방식이었다.

법적근거가 없는 출자전환 대신 택한 방법이었는데 영구채는 만기가 길어 자본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부채비율을 낮춘다는 이점도 있었다. SK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대우조선의 자본총계는 3조6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영구채 비중이 약 64%에 달한다.

특히 수은이 보유중인 영구채의 금리는 2021년말까지 연 1%에 불과하지만 2022년부터는 대우조선의 무보증회사채 금리에다가 25bp(0.25%포인트)를 더해 결정된다. 현대중공업 입장에서는 대우조선의 신용등급 추이나 조선업황, 회사채 시장 상황에 따라 이자 부담이 급증할 수도 있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은 당초 산업은행이 보유한 대우조선 지분만 인수하면 나머지는 크게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수은이 보유한 영구채에 대해서는 1% 금리가 쭉 유지될 것으로 잘못 알고 있다가 막상 보니 나중에 큰 부담이 될 수 있겠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으로서는 25bp로 약정한 가산금리를 낮추거나 1% 고정금리 적용기간을 연장하는 등 이자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지원금을 회수해야 하는 수은 입장에서는 이자수익을 쉽게 포기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가 사실상 '빅2' 체제 개편을 통한 국내 조선업 경쟁력 강화라는 정부의 정책적 판단에 따른 것인 만큼 수은이 적정 수준까지는 양보할 것으로 관측된다.

수은 관계자도 "대우조선이 지금처럼 남아 있었다면 영구채를 제대로 상환받을 수 있을지 불확실했을텐데 현대중공업이 인수를 해서 경영상황이 좋아지고 자금회수 가능성도 높아진 측면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수은은 전환권 행사로 영구채를 주식으로 바꾼 뒤 매각해 지원금을 회수할 가능성은 여전히 열어놓고 있다. 현대중공업으로서는 회사의 지분가치에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달갑지 않다.

하지만 현 대우조선의 주가 수준을 고려할 때 당분간은 전환권 행사가 어려우며 주가희석을 고려해 지분을 팔더라도 단계적으로 매각할 것이라는 게 수은의 생각이다. 수은이 보유한 대우조선 CB의 전환권 가격은 4만350원인 반면 현 주가는 3만원대 초반이다.

수은 관계자는 "2조3000억원이라는 돈을 그냥 묶어 놓을 수는 없으니 회사 가치가 올라간다면 전환권을 행사해 조금씩이라도 빠져나올 것"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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