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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봅시다, 책상 위 위대한 판타지···박병성 '뮤지컬 탐독'

등록 2019.02.17 14: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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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봅시다, 책상 위 위대한 판타지···박병성 '뮤지컬 탐독'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뮤지컬 전문 월간 '더 뮤지컬' 편집장을 지낸 공연 칼럼니스트 박병성(45) 더뮤지컬 국장이 작품을 바라보는 시선에서는 따듯함이 묻어난다. 박 국장이 펴낸 '뮤지컬 탐독: 내 책상 위의 위대한 판타지'에도 그런 그의 온기가 묻어 있다.

천재 작곡가 조너선 라슨(1960~1996)의 뮤지컬 '렌트'를 톺아본 챕터가 대표적이다. 1996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이 뮤지컬은 에이즈와 동성애, 마약 등 당시 파격적 소재를 다뤘다. 미국 뉴욕 이스트 빌리지에 모여 사는 가난하지만 젊은 예술가들의 사랑과 우정, 꿈 그리고 열정을 그리며 희망을 이야기한다.

박 국장은 "집세를 안 내겠다고 아나키스트적으로 선언하는 작품의 첫 곡 ‘렌트’는 어차피 이 세상은 모두 빌린 것이라며, 우리는 이 세상을 잠시 빌려 살다 갈 뿐이라고 노래한다"고 본다. "이것은 신에게 빌린 삶이 아니라 내게 주어진 삶으로 인정하는 것이고, 나를 가두었던 죽음이라는 현실의 굴레를 나의 세계로 받아들이는 일"이라고 읽어내며, 이것이 바로 '렌트'가 전하는 메시지라고 강조한다.

'렌트' 속에서 에이즈 환자들이 서로를 위로하는 모임에서 합창하는 '라이프 서포트' 후렴구는 읊기까지 한다. "오직 우리만 있어. 후회는 없어. 다른 길은 없어. 내일은 없고 오직 오늘뿐." 실업 등으로 사상 최악의 청년기를 보내고 있는 현 20, 30대의 마음속으로도 파고 드는 비가(悲歌)다.

뮤지컬은 대중 사이에 '티켓값이 비싼' 장르로 통한다. 연인이 데이트할 때나 보는 작품으로 취급 받기도 일쑤다. 하지만 노래, 춤, 연기를 아우르는 종합예술로서 한 작품이 수십년간 지속해서 공연하는 이유가 있다. 18년간 더뮤지컬에서 기자로 활동하며 작가, 작곡가, 연출가, 음악감독 등 스태프들과 뮤지컬 이야기를 나누며, 작품을 분석하고 비평한 박 국장은 그 까닭은 자연스럽게 끄집어낸다.

"책에서 다루고 있는 뮤지컬 중 가장 오래된 작품이 1950년대 만들어진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틀을 하고 있지만 당대의 이민 사회의 갈등을 녹여냈다. 이처럼 당대 현실을 반영한 작품뿐만 아니라 대중들의 이상적인 욕망을 충족시키기보다는 보편적인 감성을 건드리는 작품이 많다"고 한다. 380쪽, 2만원, 마인드빌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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