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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식 교수 "진주지역어가 빠르게 소멸해 가고있다"

등록 2019.02.18 13:2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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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나는' 초등생 80%, 중학생 60% 사용안해

'단디'의 경우 전 연령층에서 40% 이상 사용

【진주=뉴시스】정경규 기자 = 경상대학교 박용식 교수.

【진주=뉴시스】정경규 기자 = 경상대학교 박용식 교수.


【진주=뉴시스】정경규 기자 = '에나(정말, 진짜, 참말의 진주 사투리)' 등 경남 진주 지역어(사투리)이 급격하게 소멸해 가고있다.

18일 경상대학교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박용식 교수에 따르면 진주지역 초·중·고교와 대학생, 성인 등 모두 302명을 대상으로 진주지역어 기초조사에 대한 서면 조사한 결과, 진주의 대표적 지역어인 ‘에나’의 경우 초등학생은 80% 이상, 중학생은 60% 이상이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고 답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조사는 박 교수가 ‘2018년 국립대학 육성사업 지역 네트워크 사업-인문사회 분야 소셜랩’ 사업의 하나로 ‘지역어 기초 조사 및 보존 방법 협의’를 진행하면서 ‘지역어 기초 조사 및 보존 방법에 대하여’를 발표한 자료에 따른 것이다.

박 교수는 지난해 11월에 이 사업에 선정돼 4명의 연구원과 함께 약 3개월간 조사했다.

이번 조사에서 박 교수는 지역의 대표적인 언어 표현과 어휘에 대한 사용 양상을 각 계층별로 조사했다.

‘에나’의 경우, 초등학생과 중학생은 각각 10% 미만, 20% 미만이 사용한다고 응답하였다. 고등학생과 대학생, 성인은 모두 30% 이상이 사용한다고 했다. ‘단디’의 경우 전 연령층에서 40% 이상 사용한다고 응답했다.

반면, (공연히)를 뜻하는 ‘배끼’와 (겨우, 빠듯이)를 뜻하는 ‘보도시’는 초·중·고교생은 거의 안 쓰거나 쓰더라도 10% 미만으로 사용한다고 답했으며, 대학생과 성인도 사용한다고 대답한 경우가 20%를 넘지 않았다.

지역의 대표적인 의문법인 ‘어디 가노? (많이) 무웄나?’의 경우 상대적으로 낮은 사용 비율을 보였으며 이와 같은 표현 대신 ‘어디 가?, (많이) 먹었어?’ 형을 전 계층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어인 ‘어디 가노?, (많이) 무웄나?’는 고등학생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고 대학생과 성인들은 그다음인 점이 특징적이다.

 이러한 양상이 나타나는 원인에 대해 박 교수는 “우리 지역 학생들이 같은 동네에서 컸던 자기 또래들과 지낼 때는 거리낌없이 사용하다가 사회에서 다른 지역어를 쓰는 사람을 만나면 자기가 써 오던 말을 스스로 부정하면서 표준어에 가깝게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지역에서 나서 우리 지역의 학교를 다니고 또 성장해서 다른 지역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우리의 지역어가 ‘선물’이 될 것인지 ‘장애’가 될 것인지는 우리 지역민들이 우리 문화의 자긍심을 얼마나 가지느냐에 달려 있다”며 “진주도 늦기 전에 ‘지역어 부흥 정책’을 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 교수는 이날 진주시의회 기획문화위원회실에서 '지역어 보존방안, 지역어 보전의 한 사례(김수악 선생의 구숙 녹음), 제주특별자치도의 지역어 관련 사업' 등에 대해 세미나에서 이같이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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