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시리즈 완결, 로버트 비티 판타지 '세라피나와 조각난 심장'

등록 2019.02.19 09:47:21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시리즈 완결, 로버트 비티 판타지 '세라피나와 조각난 심장'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옷은 브레이든의 손안에서 마치 살아 있는 뱀처럼 꿈틀거리며 방울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금속 상자 안에 그토록 오랫동안 갇혀 있었다는 사실이 못마땅한 듯 옷은 검은 연기를 내뿜었다. 바로 그때 온몸으로 쏟아지는 비를 맞던 브레이든의 뒤로 번개가 번쩍 내리꽂혔다. 브레이든이 옷을 어깨에 두르며 천천히 일어섰다. 브레이든이 검은 망토를 입었다."

로버트 비티의 판타지 소설 '세라피나와 조각난 심장'이 번역·출간됐다. 세라피나 시리즈(전 3권)의 완결편이다.

세라피나가 영문도 모른 채 어둠 속에서 만신창이가 되어 깨어나는 이야기다. 세라피나는 빌트모어의 달라진 모습에 충격을 받는다. 정체 모를 위험이 사나운 폭풍을 앞세우고 다가온다. 너무 늦기 전에 세라피나는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새롭게 얻은 이상한 능력을 어떻게 다루는지 알아내야 한다.

"세라피나는 눈을 감았다가 다시 떴다. 그러나 변한 건 아무것도 없었다. 여전히 칠흑 같은 어둠만 가득했다. 내가 장님이 된 건가? 세라피나는 혼란스러웠다. 빌트모어의 미로 같은 지하실에서 복도 구석구석에 숨은 쥐를 사냥할 때처럼 어둠 너머로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하지만 저택 어딘가에서 삐걱거리는 소리도, 멀리 떨어진 방에서 하인들이 일하는 소리도, 바로 옆 간이침대에서 들려오는 아빠의 코 고는 소리도, 기계가 내는 웅웅 소리도, 시곗바늘이 째깍거리는 소리도, 발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평생 단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차가움과 고요함이었다. 여기는 빌트모어가 아니었다."

"세라피나는 마법사를 마주쳤던 그 강가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생각만으로도 창자가 배배 꼬이는 것 같았다. 하지만 세라피나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이 이제 거의 남지 않은 게 현실이었다. 아빠는 진정한 용기는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 게 아니라 오히려 무언가를 두려워할 때 나온다고 했다. 두려워도 해야 할 일을 하는 게 진정한 용기라고 말이다. 살아 있는 사람들의 세계로 돌아가려면 용기를 내야 했다."

세라피나는 빌트모어의 수호자로서 절체절명의 위기마다 용기 있는 선택을 한다. 하룻밤 사이에 너무도 달라진 현실을 마주하고 갈팡질팡한다. 적이라 믿었던 로웨나가 아군으로 보이고, 아군이라 믿었던 브레이든이 적으로 보이는 혼돈 속에서 세라피나는 갈피를 잡지 못하고 흔들린다. 김지연 옮김, 440쪽, 1만4000원, 지학사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