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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갑질 근절 가이드라인 마련…신고·지원센터 설치 권고

등록 2019.02.18 1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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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정의, 유형 세분화해 인식 개선…전 공공기관에 배포

자가진단 체크표 마련…갑질 대응, 피해자 보호 방안도 명시

정부, 갑질 근절 가이드라인 마련…신고·지원센터 설치 권고

【서울=뉴시스】김지현 기자 = 정부가 사회 전방위적으로 심각해지는 '갑질 행태'를 공공분야에서부터 선도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갑질 근절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이와 함께 공공분야 자체 감사·감찰 부서에 갑질 피해신고·지원센터를 설치하는 한편, 전담 직원을 지정해 갑질 사건 처리 및 피해자 보호 업무 등을 하도록 권고했다.

국무조정실(국조실)은 지난해 7월 발표한 공공분야 갑질 근절 종합대책의 후속 조치 중 하나로 '공공분야 갑질 근절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모든 공공기관에 배포한다고 18일 밝혔다.

국조실은 한국형사정책연구원, 한국행정연구원과 공동으로 연구한 결과를 토대로 민간 전문가의 자문과 각 부처의 의견 수렴을 거쳐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정부는 가이드라인에서 '갑질'을 사회·경제적 관계에서 우월적 지위에 있는 사람이 권한을 남용하거나, 우월적 지위에서 비롯되는 사실상의 영향력을 행사해 상대방에게 행하는 부당한 요구나 처우를 뜻한다고 규정했다.

주요 갑질 유형은 8가지로 나누고, 이를 판단하는 기준 및 실제 사례를 제시했다. 이와 함께 갑질 행위 발생 가능성 정도를 자가진단 할 수 있는 진단표도 만들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공공분야 기관장이나 소속 직원은 관계 법령이나 내부 규정에 위반되는 조건·기준을 적용해 특정인에게 유·불리하게 작용하도록 해선 안 된다.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금품, 향응, 기타 편의 등 사적 이익을 요구·수수할 수도 없다. 또 개인적인 용무를 하게 하거나 사적으로 이익을 추구하는 등의 행위를 해선 안 된다.

특정인을 승진시키기 위해 임의로 성과평가 서열을 변경하거나 부당하게 승진자를 사전에 내정하면 안 된다. 산하기관 등에 감독 권한을 이용해 특정인의 채용을 강요·유도해서도, 직원 채용 시 공고된 내용과 다르게 채용해도 안 된다.

하급자에 대한 비인격적인 대우도 금지했다. 인격, 외모 비하나 욕설·폭언·폭행·불필요한 신체 접촉 등 모욕적 언행이 이에 해당한다.

정당한 사유 없이 하급자나 산하기관에 휴가기간·심야 등 사회통념상 적절하지 않은 시간대에 업무 지시를 하거나 합리적 이유 없이 업무배제를 해서도 안 된다.

정당한 사유 없이 민원 접수를 거부하거나 취하를 유도해서는 안 되며, 제기된 민원에 대해 고의로 민원 처리를 지연하거나 떠넘기는 등의 행위를 하면 안 된다.

이외에도 특정인을 차별하거나 따돌리는 행위, 본인의 의사에 반한 회식 등 모임 참여 강요, 갑질 등 부당행위를 신고하지 못하도록 방해하거나 신고한 내용을 철회하도록 회유·강요하는 것도 갑질로 간주된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아울러 정부는 갑질 대응 가이드라인도 마련했다. 우선 기관장이 갑질 근절 업무담당자를 지정해 갑질 행위를 공정하게 처리해야 하며, 피해자 보호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이에 따라 갑질 행위 피해자나 사건관계인이 제보할 수 있도록 자체 감사·감찰 부서에 갑질 근절 전담 직원을 지정하고, 갑질 피해신고·지원센터를 설치하도록 했다.

전담 직원은 갑질 사실을 조사해 기관장에게 보고해야 하며, 조사 과정에서 갑질 행위 목격자, 녹음파일, 메모 등 자료를 요구할 수 있다.

기관장은 갑질 행위 사실관계가 왜곡되거나 확대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피해자나 가해자에 대한 근거 없는 유언비어나 악의적인 소문이 퍼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조사 결과 갑질이 확인되면 징계위원회를 열어 징계 조치를 하고 피해자-가해자 분리조치를 포함한 배치전환, 재발방지 대책도 의결할 수 있다.

금품·향응 수수, 채용비리, 성폭력 등 중대 갑질 범죄에 해당하거나 반복적인 폭행·협박·모욕·성희롱, 갑질로 인한 사망·자살 및 신체적 장애 등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수사의뢰를 할 수 있다.

또 기관장은 피해자 보호를 위해 갑질 행위에 대한 신고, 조사, 조사결과 조치로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피해자가 가해자와 격리를 요청할 경우 전보·휴가·재택근무·근무 장소 변경·일정조정 등 다양한 방법으로 조치할 수 있다고 예시했다.

필요한 경우 피해자가 심리상담 등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법률전문가나 조력자를 지정하는 등의 대응도 해야 한다.

국무조정실은 "가이드라인을 참고해 개별 기관의 특성에 맞는 자체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시행할 수 있도록 했다"며 "각계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해 가이드라인의 현장 적합성과 활용도를 높여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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