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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율 '뚝뚝'…건설업계 '헉헉'

등록 2019.02.19 11: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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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입주율 72.1%…2017년 6월 조사 이래 최저치

주택사업자 우려도↑ 서울 입주경기 전망 어두워

미입주 늘면 금융비용 상승·단지가치 하락 이중고

"17~18년 밀어내기 물량 입주할 2020년 이후 더 문제"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서울 아파트값이 13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2월 첫째주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1일 현재 서울의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8% 떨어졌다. 전셋값은 전국적으로 0.08% 떨어졌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0.18% 하락해 전국 광역시·도 가운데 하락 폭이 가장 컸다. 10일 서울 시내 아파트. 2019.02.10.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서울 아파트값이 13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2월 첫째주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1일 현재 서울의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8% 떨어졌다. 전셋값은 전국적으로 0.08% 떨어졌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0.18% 하락해 전국 광역시·도 가운데 하락 폭이 가장 컸다. 10일 서울 시내 아파트. 2019.02.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가윤 기자 = 부동산시장에 역전세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새아파트 단지에서도 '미입주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해 공급물량이 쏟아져 대기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대출 규제 심화로 자금 마련이 어려워지고 있어서다.

18일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입주율은 72.1%로 2017년 6월 조사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서울과 수도권은 80%선으로 비교적 양호했으나 지방(69.6%)은 70%선이 무너지면서 60%선에 처음으로 진입했다.

주요 미입주 사유로는 '기존 주택매각 지연(37.0%)', '세입자 미확보(24.7%)', '잔금대출 미확보(23.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전세가격 하락과 정부 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기존 주택매각 지연'의 응답 비중이 지난달에 이어 증가하고 있다.

입주율이 하락함에 따라 주택사업자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말부터 서울 송파헬리오시티 9510세대 등 대규모 단지 입주가 집중돼 이달 서울(78.5) 입주경기 전망치는 조사 이래 처음으로 70선으로 떨어졌다.

대형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광역시 정도는 수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데 그 이하로 내려가면 많이 힘들다"며 "특히 조선, 자동차 등 기반산업이 힘들어진 지역은 더 심한데 우리도 그쪽에서 입주가 잘 안된 곳도 있다"고 말했다.

건설사들은 미입주 세대가 늘어나면 잔금을 못 받게 돼 손해를 입을 수 있고 단지의 가치가 하락할 우려도 있기 때문에 입주경기에 관심이 많다.

이 관계자는 "입주가 안되면 임대로 돌릴 수 있고 대형 건설사는 어느 정도 버틸만한 여력이 있기 때문에 그것 때문에 크게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면서도 "현금이 들어와야 하는 시점에서 정산을 못하면 금융비용이 발생해 결국 손해를 보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따라 건설사들은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실제로 몇몇 대형 건설사들은 수도권지역 대단지 입주 물량이 증가함에 따라 입주 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부서를 추가로 신설하거나 입주 지원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또 다른 대형건설사 관계자도 "올해 입주 물량이 많다보니 자체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하는 차원에서 연말 연초에 세부적인 프로젝트를 검토했다"며 "현재까지는 입주가 힘든 단지는 없는데 앞으로 부동산경기가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상황에 맞춰 단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달에도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대규모 단지 입주가 다수 예정돼 있다. 서울 성북구(2352세대·1091세대), 강남구(1957세대), 인천 서구(1534세대), 남동구(1212세대), 경기 화성시(1479세대·1080세대), 시흥시(1208세대), 고양시(1100세대), 경북 예천군(1499세대), 광주 광산구(1111세대) 등에서 입주하는 새 아파트들은 입주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건설사 차원의 입주 지원 마케팅이 근본적인 대책은 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택경기 침체로 거래가 줄어든 것이 입주율 하락의 근본 원인이라는 것이다. 기존 주택 매각이 어렵거나 전세가 하락으로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하면 각종 지원 정책에도 어쩔 수 없이 입주를 포기하는 사태가 늘어날 수 있어서다.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입주는 단지의 가치와도 상통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입주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높고 특히 경기가 안 좋아지면 더 민감하게 바라본다"며 "지금 역전세난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전세가가 엄청 떨어지다 보니까 기존 살던 곳에서 전세금을 못 돌려받는 경향이 있어서 건설사도 신경 쓰인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까지는 2015~2016년 사이 입지 좋은 곳에 분양한 단지들의 입주가 시작돼 체감상 미입주 리스크는 우려하던 것보다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당시 시장이 나쁘지 않았고 사업지도 좋았기 때문에 지금은 문제가 없다"면서도 "밀어내기 분양이 쏟아졌던 2017~2018년 물량이 입주하는 시점인 2020년 이후가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분양할 당시 위치가 좋은 곳을 선별해 들어가기 때문에 우리 같은 경우엔 아직까지 입주율이 그렇게 나쁘진 않다"면서도 "지금 같은 경기상황에서는 교통이 불편하거나 위치가 어중간한 곳은 미입주가 발생할 수 있어서 입주 시장도 양극화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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