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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관의 폴란드"친나치" 비난에 예루살렘 정상회의 무산

등록 2019.02.19 07: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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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부역 국가로 비난받은 폴란드 불참선언

네타냐후의 친 유럽외교에 "타격"

【바르샤바= AP/뉴시스】 2월 14일 바르샤바에서 열린 정상회의에 나란히 참석한 폴란드의 마테우스 모라비에스키 총리(왼쪽)와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이스라엘은 중부와 동부 유럽국가들과의 정상회의를 19일 열기로 했다가 폴란드가 이스라엘장관의 나치 부역 비난에 불참을 선언하자 공식 정상회의를 취소했다.

【바르샤바= AP/뉴시스】 2월 14일 바르샤바에서 열린 정상회의에 나란히 참석한 폴란드의 마테우스 모라비에스키 총리(왼쪽)와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이스라엘은 중부와 동부 유럽국가들과의 정상회의를 19일 열기로 했다가 폴란드가 이스라엘장관의 나치 부역 비난에 불참을 선언하자 공식 정상회의를 취소했다. 

【서울=뉴시스】 차미례 기자 = 폴란드 정부는 이스라엘의 외무장관 직무대행이 "폴란드인들은 나치에 협력한 자들이며 엄마젖과 함께 반유대주의를 빨아먹고 자란 자들"이라고  욕한 것에 항의해  예루살렘에서 19일부터 열리는 유럽정상회의에 불참한다고 1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AP 통신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 같은 갑작스러운 불참선언은  그 동안 폴란드와 이스라엘이 2차 세계대전 당시 폴란드가 유대인사회를 어떻게 대했느냐를 결정하는 사안을 두고 두 나라가 벌여온 갈등과 다툼을 새롭게 부각시키면서,  정상회의를 주최한 이스라엘에게는 면구스러운 사건이 되었다.

 이스라엘은 이번 정상회의로 중부와 동부 유럽국가들과의 친선을 꾀하면서 이번 회의를 유럽의 신생민주국가들과의 중요한 외교적 이정표로 선전해왔다.  따라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외교에도 타격이 크다.  이 번 회의는 그 동안 국제회의마다 이스라엘이 공격을 당해 온 여러가지 외교적 사안을 무마하려는 목적이었기 때문이다.

네타냐후는 이번 정상회의가  체코슬로바키아, 폴란드, 헝가리 3개국인 비셰그라드 그룹 (Visegrad Group)이 최초로 해외에 나와서 여는 회의라며  선전해왔다.  이 3국의 그룹은 1991년 헝가리 비셰그라드에서 만나 외교·경제·안보 등을 협의하기 위해 결성한 협력체를 말한다

이 모임이 삐걱거리기 시작한 것은 지난 주 네타냐후가 바르샤바 국제회의에  갔을 때 기자들에게 `'폴란드인들은 나치에 협력했다"는 발언을 하면서  폴란드인들을 격분시킨 때문이다.  폴란드측은 히틀러와 협력한 적도 부역한 적도 없다며 그의 발언을 비난했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스키 폴란드 총리는 17일 예루살렘 회의에 불참하고 외무장관을 대신 보내겠다며 불쾌감을 보였지만,  이스라엘의 외무장관 직무대행에  새로 임명된 이스라엘 카츠의 이 번 발언 때문에 그마저 취소하고 아예 폴란드의 불참을 선언했다.

자신이 홀로코스트 생존자라고 주장하는 카츠는 폴란드 정부가  "인종주의자"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인물"로 비난해 온 당사자이다.  게다가 그는 정상회의를 앞두고 몇 군데 TV방송과의 인터뷰에 출연해서 "폴란드 인들이 나치와 협력한 것은 결정적으로 틀림없다"고 발언했다.

그 뿐 아니라  작고한 전총리 이차크 샤미르가 했던 "폴란드인들은 엄마 젖과 함께 반유대주의를 빨아먹고 자랐다"는 극단적 발언을 재인용하기도 했다.

폴란드의 불참 통보에 이스라엘 외무부는 이번 정상회의는 반드시 유럽 4개국이 다 참석해야 한다며 정상회의를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그 대신 네타냐후 총리가 19일 나머지 나라 정상들과 개별적으로 1대1 회담을 가진 다음,  함께 공동오찬회와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라고 익명의 한 관리가 밝혔다.  이 관리는 아직 최종 일정의 결정이 내려진 것은 아니어서 이름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폴란드는 나치독일에게 최초로 침략을 당한 나라이며,  친나치 정부가 수립된 적은 없다.  또 수많은 국민이 유대인들을 돕기 위해 목숨을 걸었고 많은 인명이  희생되었다.  그러나 샤미르 전 총리처럼 어린 시절에 홀로코스트를 겪은 이스라엘 건국 1세대들은 폴란드인들이 재물을 탐내 유대인들을 죽이거나 학살에 참가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많고 실제로 그런 증거들도 수집되고 있어,  최근 두 나라의 대립이 격화되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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