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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3사, 지상파 제몫···3·1운동·임시정부 100년 공들인 특집

등록 2019.02.20 06: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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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아인 오방간다' MC 도올 김용옥·유아인(위)과 '의군'

'도올아인 오방간다' MC 도올 김용옥·유아인(위)과 '의군'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지상파 3사가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 다양한 프로그램을 내놓는다. 드라마부터 다큐멘터리, 교양·예능까지 장르를 넓혀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역사 의식을 높일 수 있을뿐 아니라 골라보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KBS, 역사 의식과 재미 동시에

KBS 1TV ‘도올아인 오방간다’는 지상파 3·1운동 기념 프로그램 중 가장 차별화됐다. 영화배우 유아인(33)과 도올(檮杌) 김용옥 교수(71)의 만남 덕분이다. 지난달 5일 첫 방송된 이 프로그램은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총 12회로 제작됐다. 유아인과 도올 교수는 기획 단계부터 무대 디자인, 내용 구성, 배경음악 선정, 편집까지 제작 과정 전반에 참여했다. 두 사람은 우리나라 근현대사 100년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조명하고 있다. 도올이 역사적 인물을 끄집어내면, 유아인은 의문을 던지며 고민을 털어놓는 식이다. 마흔 살 가까이 차이나는 두 사람은 세대, 영역 간의 경계를 허물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정체성을 함께 고민해 공감을 일으켰다.

하반기에는 2TV 역사드라마 ‘의군-푸른 영웅의 시대’가 시청자들을 찾는다. 건국 100주년 특별기획이다. 안중근(1879~1910) 의사의 일대기를 담는다. 철부지 금수저 도련님 ‘안응칠’이 일본 제국주의에 가장 큰 타격을 남기며, 대한의군 참모장 ‘안중근 장군’으로 성장하는 이야기다. 실존 영웅들의 삶을 그리는만큼 역사 의식이 높은 연기자들을 캐스팅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총 300억원대 제작비가 투입되며, 중국 현지 촬영으로 기존의 역사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는 스케일을 자랑할 예정이다. KBS 관계자는 “공영방송인만큼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시청자들의 역사 의식을 고취시킬 의무가 있다”면서 “독립운동가들의 행적을 재조명하며 재미까지 잡으려고 노력했다. ‘도올아인 오방간다’와 ‘의군’이 대표적인 예”라고 강조했다.
김연아(위), 유지태·이요원

김연아(위), 유지태·이요원

◇MBC, 역사적 인물 재조명

MBC는 100부작 다큐멘터리 ‘1919~2019, 기억록’을 통해 역사적 인물을 재조명하고 있다.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와 함께 제작하는 3분 분량 미니 다큐멘터리로 연말까지 1년 간 수시 편성될 예정이다. 지난달 1일 ‘피겨 여왕’ 김연아(29)가 ‘기억록’의 첫 페이지를 장식했다. 그간 잘 알려지지 않은 유관순(1902~1920) 열사의 독립 운동사를 짚어 의미를 더했다. 영화배우 신하균(45)은 ‘의열단’, ‘조선의용대’ 등을 이끌며 무장항일투쟁의 선봉에서 활약한 ‘약산 김원봉’(1898~1958)을 기록했다. 김원봉은 5월 방송예정인 MBC TV 토요극 ‘이몽’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탤런트 신혜선(30)은 김향화(1897~?)를 조명했다. 수원의 기생으로, 다른 기생 30여명과 자혜의원, 수원경찰서 앞에서 ‘대한독립만세’를 외친 인물이다. 신혜선은 “독립운동가들이 어렵게 물려준 소중한 환경에서 나는 어떻게 살고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다”고 전했다. 탤런트 이순재(85), 손현주(54), 성동일(52), 이제훈(35), 김향기(19), 영화감독 이준익(60) 등이 힘을 보태고 있다.

MBC는 ‘이몽’으로 국내를 넘어 세계를 공략한다.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가 후원하고 총 40부작으로 기획됐다. 일본인에게 양육된 조선인 외과의사 ‘이영진’(이요원)과 비밀결사 의열단장 ‘김원봉’(유지태)이 상하이 임시정부 첩보요원이 되는 이야기다. 제작비 250억원이 들어가며 몽골, 상하이 등지에서 촬영 중이다. ‘사임당 빛의 일기’(2017)의 윤상호 PD, ‘아이리스’ 1~2(2009·2013)의 조규원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아시아 전역을 비롯해 미주, 이란과 중동 등지에서도 판권 문의가 쏟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BS, 이름없이 사라진 애국 청년 조명

SBS는 지난달 선보인 신년 다큐멘터리 ‘의열단의 독립전쟁’에서 김원봉과 조선의용대를 조명했다. 아울러 역사에 이름 한 줄 없이 사라진 애국 청년들도 다뤘다. 제작진은 의열단의 존재가 잊히는 현실을 아쉬워하며 지금이라도 우리가 제대로 이들을 평가하고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연출을 맡은 신동화 PD는 “조선의용대의 역사는 제대로 조명된 적이 없었다. 김원봉도 대중들에게 의열단 단장으로만 알려졌는데, 그가 단순히 폭력투쟁의 지도자가 아닌 국제적인 안목과 선견지명을 갖춘 민족 지도자의 측면을 알리고자 했다”고 밝혔다.

SBS TV 새 드라마 ‘녹두꽃’은 상반기 기대작으로 꼽힌다. 탤런트 조정석(39)과 한예리(35), 윤시윤(33)이 주연한다. 동학농민운동 125주년이자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마련됐다. 1894년 동학농민운동의 역사에서 농민군과 토벌대로 갈라져 싸워야 한 이복형제 ‘백이강’(조정석), ‘백이현’(윤시윤)의 이야기다. 한예리는 조선 최고의 대상을 꿈꾸는 여인 ‘송자인’을 연기한다. ‘뿌리깊은 나무’(2011)의 신경수 PD와 ‘정도전’(2014)의 정현민 작가가 뭉쳤다. 정 작가는 “역사에 이름 한 줄 남기지 못하고 스러져간 전사들과 백성들에게 바치는 헌사”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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