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텅빈 공간서 끝없는 기다림 '그림도 외롭다'

등록 2019.02.19 17:22:42수정 2019.02.19 17:29:49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제니 브로신스키·행복한 동행·뉴드로잉 프로젝트·돈선필 개인전

【서울=뉴시스】 초이앤라거 갤러리, 제니 브로신스키 개인전

【서울=뉴시스】 초이앤라거 갤러리, 제니 브로신스키 개인전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기자 = 눈이 오고 비가 오고 날씨가 추워도 전시는 열린다. 화랑과 갤러리 이름을 단 전시장은 1주일에서 2주일간 전시를 열고 닫기를 반복하고 있다. 작품이 팔리든 안팔리든 전시장 문은 열려 있다. 작가의 품을 떠난 그림은 그 순간부터 고독과 투쟁이다. 벽에 걸린채, 텅빈 공간에 놓인 채 그리움을 만진다. 그림의 어원은 그리움. SNS 시대, 엄지와 검지를 넓혀 보는 그런 만남 말고, 진짜 만남을 그리워한다. 얼굴을 가까이 대고 '더 가까이 다가가 서로를 알아가고 느끼는 것', 그림이 원하는 간절함이다. 가볼만한 전시를 소개한다. 
 
◇삼청동 초이앤라거 갤러리= 베를린을 중심으로 유럽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독일 작가 제니 브로신스키(35) 의 아시아 첫 개인전이 20일부터 열린다.

 미니멀하고 추상적으로 보이지만 자신만의 스토리나 생각을  충동적이고 즉흥적으로 캔버스에 회화로 표현한 작품이다. 즉흥적이지만 재료가 지닌 본연의 물성을 최대한 드러나게 집중한게 특징이다.  캔버스의 짜임새나 물감이 칠해지기 전 바탕 천이 지니는 순수한 질감을 그대로 살려 거칠기도 하지만 매우 간결하고 절제되어 있다. 유채 물감과 스프레이 물감을 사용해 자유로운 느낌이 강하다. 만화 캐릭터들도 그려져있다.

이번 전시 타이틀 ‘Catch me if you can’은 경찰과 쫓고 쫓기는 게임을 하는 매력적인 희대의 사기꾼에 관한 내용을 담았다. 독일 북부 첼레(Celle)에서 태어나고 자란 제니 브로신스키는 베를린 바이센제 예술 대학을 졸업했다. 전시는 3월27일까지.

【서울=뉴시스】 한국미술경영연구소 '행복동행 그라운드' 전시

【서울=뉴시스】  한국미술경영연구소 '행복동행 그라운드' 전시


◇인사동 한국미술경영연구소 창립 12주년 문화나눔 특별전= 문화소외지역 초등학교 어린이에게 서울의 특별한 문화체험을 제공해주기 위한 기금마련 자선전 '행복동행 그라운드'전을 23일부터 연다. 국내 스타작가들이 힘이 보탰다. 김남표, 김덕기, 김덕용, 김수수, 김현식, 남경민, 문형태, 변웅필, 손동준, 윤종석, 정정주, 정현 등 15명의 작가들의 소품을 한 달간 1,2부로 나눠 전시한다.

문화소외지역의 어린이를 위한 이 행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가 두 번째다. 오는 봄방학 시즌에도 충북 청주의 한 초등학교 전교생과 교직원을 서울에 초대해 미술관과 박물관, 작가와의 만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해 4월, 충남 홍성군의 서부초등학교 전교생 70여명과 교직원 10명을 초대해 올림픽조각공원과 소마미술관, 롯데월드타워 등을 방문한 바 있다.
 
한국미술경영연구소는 “예술문화가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실천해나갈 것"이라며 "이러한취지에 공감해 정기적인 후원 회원으로 가입할 경우 여러 프로그램에 우선 초대하고, 관련 기획전의 작품을 특별히 할인된 가격에 소장할 기회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시 개막일인 23일 임동구 식품공학박사의 ‘사상체질로 보는 맞춤형 아트컬렉션’을 주제로한 특강도 열린다.


【서울=뉴시스】 양주시립미술관, 강건, 악몽(Persona), resin, needles, threads and crystal beads, 22×24×29cm, 2018

【서울=뉴시스】 양주시립미술관, 강건, 악몽(Persona), resin, needles, threads and crystal beads, 22×24×29cm, 2018


◇양주 시립 장욱진미술관 제4회 <뉴드로잉 프로젝트>전= 대학(원)생·청년작가를 대상으로 한 차별화된 공모전으로 올해가 4회째다.  차세대 예술가를 발굴 및 지원하고 드로잉 소장 미술관으로 성장하기 위해 기획한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의 핵심적인 프로젝트다.

전국에서 지원한 431명의 미술대학(원)생 및 청년작가 중 1차 심사를 통해 선정한 작가 80명의 작품 155점(평면140점, 입체10점, 뉴미디어 5점)을 선보인다. 이후 2차 심사를 거쳐 대상 1명에게는 500만원, 우수상 10명에게는 각 100만원의 매입상을 시상한다.  대상수상자에게는 다음해 프로젝트에서 전시를 위한 특별공간을 지원하고, 미술관 산하 레지던스 지원시 가산점을 부여하는 등 창작활동을 위한 폭넓은 지원을 제공한다.

화가 장욱진이 본질적인 요소들의 응집체로서 강렬한 에너지를 내재한 드로잉의 선(線)에 주목했던 것처럼, 신진작가들의 열정과 에너지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선(線)을 이용한 전시 공간을 연출했다. 개막식은 오는 26일 오후 4시.

【서울=뉴시스】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 돈선필 개인전

【서울=뉴시스】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 돈선필 개인전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 2019년 첫 번째 기획전으로 돈선필의 '끽태점(喫態店, Kitsutaiten)' 20일부터 연다.

만화나 애니메이션, 게임등의 피규어를 수집한 작가의 컬렉션을 피규어 상점처럼 꾸몄다. 전시 제목 '끽태점'은 ‘형태(態)를 음미(喫)할 수 있는 상점’을 뜻한다. 피규어가 가득한 유리 진열장이 관객을 맞이한다. 유리 진열장 자체를 하나의 조각품처럼 만든 작가는 그 자체를 (중고장터처럼)판매도 할 예정이다. 상품 피규어 사이 사이에 자신이 만들어낸 피규어같은 조각품을 끼워 넣었다.

작가는 피규어나 피규어 수집이 목적이 아니라 피규어를 통해 오늘날 현대사회를 들여다 본다. 다수의 사람이 모여서 같은 목적을 바라볼 때 발생하는 공감하는 '공동의 언어'와 같은 추상적인 현상을 전시한 셈이다.

홍익대 판화과를 졸업했지만, 프린트 기계가 압도하는 세상에서 판화에 재미를 못느껴 입체적인 장르에 빠졌다.  취미가(2018)와 시청각(2016)에서 개인전을 열었고, 아라리오갤러리(2018), 런던 코로넷인터내셔널 페스티벌(2017),교역소(2016) 등 그룹전에 참여했다.

원래 건축사무소 '공간' 사옥이었던 아리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는 '현대미술 수집가'(김창일 회장)가 사들인 미술관이다. 이 전시도 피규어 수집가 '덕후'에서 머물지 않고 문화산업적인 측면으로 확장된 '아트 재생산'의 면모를 볼수 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