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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 삼년산성 진입로 느티나무 가로수 '퇴출' 논란

등록 2019.02.20 15:17:13수정 2019.02.20 18: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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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은행 사업에 활용해 살려야" 주장 강해

【보은=뉴시스】충북 보은군 보은읍 성주리 삼년산성 진입 도로변 가로수(왼쪽)와 가로수 뿌리로 솟아 오른 보도블록 모습.(사진=보은군 제공) photo@newsis.com

【보은=뉴시스】충북 보은군 보은읍 성주리 삼년산성 진입 도로변 가로수(왼쪽)와 가로수 뿌리로 솟아 오른 보도블록 모습.(사진=보은군 제공) [email protected]


【보은=뉴시스】이성기 기자 = 충북 보은군이 삼년산성 진입 도로변에 심어진 느티나무 100 그루를 제거하기로 해 논란이다.
 
20일 보은군에 따르면 삼년산성 진입 도로 주변 농경지를 경작하는 주민 등이 느티나무 제거를 끊임없이 요구함에 따라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
 
해당 지역 농민은 나무뿌리가 농경지까지 들어와 농작물에 피해를 주고, 농작물 일조량 저해도 심각하다며 제거를 요구해 왔다.
 
길가에 있는 대추 시설하우스와 농작물 피해가 잇따른다며 100여 명이 두 차례나 집단민원을 내기도 했다.
 
군은 관련 부서 협의, 보은읍이장단 의견수렴, 군정정책자문단 회의를 거쳐 결국 느티나무를 제거하기로 했다.
 
제거구간은 보은읍 정보고∼기상관측소∼삼년산성 주차장에 이르는 600m 구간이다. 이곳에는 20년 이상된 느티나무 100여 그루가 심겨 있다.
 
보은군 관계자는 “관련 부서, 이장회의, 정책자문단 등의 의견수렴 결과, 느티나무는 뿌리와 가지가 광폭으로 크는 그늘용 나무로 이번에 제거하지 않으면 지속적인 민원 제기는 물론 인도파손이 계속될 것으로 지적됐다”고 제거 결정 배경을 밝혔다.
 
그는 “인도 유효 폭이 1.8m로 좁은 데다 뿌리 솟음(융기) 탓에 인도파손과 요철이 많아 삼년산성 방문객들이 차도로 걸어 다니는 문제점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20년이나 된 나무를 대책없이 무작정 잘라내는 게 바람직하냐는 지적도 나온다.
 
조경적으로 활용가치가 있는 수목이나 기증하는 수목을 공공사업에 재활용하는 ‘나무은행 사업’에 활용하자는 제안도 있다.
 
전남 나주시와 광양시, 장성군 등은 전라남도산림자원연구소를 중심으로 나무은행 사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예산 절감효과 등을 톡톡히 보고 있다.
 
‘나무은행’ 시책을 전국 최초로 발굴한 전남 나주시 산림공원과 송홍근 과장은 지난해 11월 ‘18회 한국을 빛낸 자랑스러운 한국인’ 시상식에서 산업진흥공로부문 대상을 받기도 했다.
 
각종 개발사업 때 무분별하게 벌목했던 아름드리나무를 재활용해 가로수나 조경으로 활용하는 데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전라남도산림자원연구소도 지난해 나무은행을 운영해 연간 1300여 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3억9000만 원의 예산 절감효과를 거뒀다.
 
보은군 관계자는 “인근 청주시 등지에 공문을 보내 필요하면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뜻을 전했지만, 이전 비용 문제 등으로 활용방안을 찾지 못했다”라며 “가로수 제거작업 전에 각 읍·면을 통해서 활용 방안을 계속 찾아 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관련 분야 종사자와 함께 현지답사 한 결과 느티나무는 가지치기를 과도하게 하면 고사하는 수종인 데다 지름 40㎝ 이상 자란 상태에서 이전하는 것은 비용적인 측면에서 비효율적이고 향후 정상적인 성장도 장담할 수 없다는 조언을 들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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