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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회장 "대우조선 노조, 과격행동으로 기업가치 훼손말아야"(종합)

등록 2019.02.26 17: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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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회장, 기자간담회…"직 내놓을 각오로 대우조선 매각작업 임해"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 임시관리자였을 뿐…후임자는 IT 전문가였으면"

"산은캐피탈·산은인프라, 매각하지 않을 것…남북경협시 유용한 도구"

"공적자금 13조원은 택도 없는 소리…세금도 아니고 산은 자금 들어가"

【서울=뉴시스】이윤청 수습기자 = 이동걸 KDB산업은행장이 3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대우조선해양 민영화 절차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2019.01.31. radiohead@newsis.com

【서울=뉴시스】이윤청 수습기자 = 이동걸 KDB산업은행장이 3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대우조선해양 민영화 절차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2019.01.3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형섭 기자 =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26일 현대중공업으로의 매각에 반발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노조를 겨냥해 "과격한 행동으로 대우조선의 기업가치를 훼손하고 결국 (매각 협상을) 와해시키는 불상사는 없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우조선 노조에서 고용불안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는 등 여러 걱정이 앞서는 점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반대를 위한 반대, 소통없는 대안, 다소 과격한 일부 모습 등에 대해서는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조선산업도 과거의 구조조정에 얽매일게 아니라 소위 '스마트야드'나 '스마트쉽' 등 새로운 곳에 자꾸 투자해야 하는 시기"라며 "세상은 4차 산업혁명 시대로 가는데 우리만 석기시대에 살 수는 없지 않냐"고 반문했다.

이어 "투쟁과 파업으로 일자리가 지켜지고 기업 경쟁력이 제고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오히려 반대의 결과를 낳을 뿐"이라며 "혼돈과 상호불신의 투쟁에서 벗어나 노사, 지역사회, 협력사 모두가 협의해서 미래를 같이 그려보는 계기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중공업으로의 매각에 반대하고 있는 대우조선 노조는 지난 18∼19일 투표를 진행한 결과 92%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한 바 있다. 지난 21일에는 노조 간부들이 대우조선 본점 앞에서 상경집회를 열어 계란을 투척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노조가 만나자고 하면 언제든 만날 용의가 있지만 이런 과격한 행동을 전제로 만나자고 하지는 말라"며 "2000명씩 몰고 와서 데모하지 말고 노조 대표급이 나오라. 대표급이 오면 제 사무실에서 만날 수도 있고 제가 직접 조선소로 내려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비즈니스에는 카운터파트가 있다는 것을 노조도 명심해줬으면 좋겠다. 요구사항이 있다면 무엇을 줄수 있는지 전달해야 협상이 되지 이것만 반드시 얻겠다 하면 협상이 안된다"며 "일방적 주장이나 요구는 지양해줬으면 좋겠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 인수와 관련한 주요 시장 경쟁당국의 기업결합심사 통과 가능성은 50% 이상으로 점쳤다.

그는 "(합병 후) 20%의 시장 점유율이 기업결합을 금지해야 할 정도인지의 문제와 (독과점 논란을) 시장 전체로 볼지 아니면 특정선박에만 국한해서 판단할 것인지, 기업결합에 따른 혜택이 누구한테 가는지 등이 복잡하게 걸린 문제라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승산이 50%는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번 해볼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는 판단"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오는 3월11일이면 3년 임기의 반환점을 맞는 이 회장은 "이 일이 제가 산은 회장으서의 마지막 미션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임했다"며 "기대효과가 매우 큰 사안인 동시에 중간에 좌절될 리스크도 크기 때문에 잘못되면 직을 내놓곘다는 각오로 임했다"고 강조했다.

사의를 표명한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이 매각 과정에서 소외됐다는 보도와 관련해서는 "대우조선 대표가 협상에 꼭 끼어야 할 이유가 없다. 도움이 되거나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굳이 끼어들 필요가 없었다"며 "정 사장은 어차피 임시 관리자였을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까지 최근 사퇴 의사를 밝히며 산은이 대주주로 있는 두 회사가 수장공백 사태를 맞게 된 데 대해서는 현재 후임자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개인적으로는 IT를 잘 아는 인사가 후임자로 왔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이 회장은 "대우조선와 현대상선 사장은 후임 선정작업이 진행중이지만 제가 개입하지 않고 있고 합리적 절차로 움직이고 있다"면서도 "바람이 있다면 기업 경영의 유능함과 동시에 미래지향적 사고를 갖춘 분이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세계적 해운사인 머스크의 회장이 IT 출신이라는 점을 거론한 뒤 "정 사장과 유 사장의 역할은 끝났고 이제 새 시대의 새로운 관점에서 뽑아야 할 때다. 좋은 IT전문가가 있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구조조정을 전담할 자회사 설립과 관련해서는 "늦여름이나 초가을쯤에는 발족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자회사를 만들고 관리대상 기업이 그쪽으로 이관되면 산은은 미래지향적 업무와 글로벌 업무, 자본시장 업무 쪽으로 드라이브를 걸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매각 작업이 사실상 중단된 산은캐피탈과 관련해서는 "우리와 시너지가 크다. 기여할 바도 많고 본체와 협업할 것도 많기 때문에 안 팔 것"이라며 "금융은 우리가 충분히 관리할 능력도 있어서 산은캐피탈과 산은인프라자산운용은 계속 가져가면서 효율성을 높일 것이다. 차후에 해외에 나갈때나 남북경협시 굉장히 유용한 도구도 될 것 같아서 가급적 두 회사는 끼고 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에 들어간 공적자금의 정확한 규모에 대해서는 "13조원은 택도 없는 소리다. 중복·이중계산이 들어가 있고 중간에 회수된 것도 감안이 되지 않았다"며 "규모 자체는 다음에 정확히 정리해서 말씀드리겠지만 이것은 공적자금도 아니다. 공적자금운용법에 따라서 세금이 들어간 게 공적자금이고 대우조선에는 산은 자금이 들어간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대우조선 주식이 현대중공업 주식으로 바뀐 것에 불과한데 공적자금 회수를 운운하는 것도 의미가 없다"며 "앞으로 얼마나 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진행돼 현대중공업지주의 주가가 오르느냐에 따라서 우리가 전액 다 회수할 수도 있고 손실을 볼 수도 있는 불확실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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