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英메이, 승인투표서 또 패배…셈법 복잡해진 브렉시트

등록 2019.03.13 09:36:27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메이 총리 불신임?…현재로서는 가능성 낮아

영국 의회, 오랜 기간 브렉시트 연기할 수도

【런던=AP/뉴시스】영국 의회가 12일(현지시간) 실시한 두번째 브렉시트 합의안 표결이 또 부결됐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부결 직후 즉각 "실망"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메이 총리가 이날 의회에서 연설하는 모습. 2019.03.13.

【런던=AP/뉴시스】영국 의회가 12일(현지시간) 실시한 두번째 브렉시트 합의안 표결이 또 부결됐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부결 직후 즉각 "실망"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메이 총리가 이날 의회에서 연설하는 모습. 2019.03.13.


【서울=뉴시스】양소리 기자 = 12일(현지시간) 영국 의회에서 진행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합의안 2차 승인투표가 반대 391표 대 찬성 242표로 부결됐다. 230표차로 부결됐던 1차 승인투표에 비해 격차가 줄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과반이 넘는 의원들이 테리사 메이 총리에 반대표를 던진 것이다. 

브렉시트(29일)까지 약 2주가 남은 상황에서 메이 총리의 사임부터 브렉시트 기한 연장까지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영국 가디언은 보도했다.

13일 영국 의회는 예정대로 '노딜(No deal)' 브렉시트에 대한 표결을 진행한다. 아무런 합의 없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13일 표결 마저도 부결될 경우 하원은 다시 14일 브렉시트 연기에 대한 의사를 밝힐 투표를 치른다.

◇ 메이 총리의 두 번째 패배, 브렉시트 강경파의 승리?

보수당 내 유럽회의론자 모임인 '유럽연구단체(ERG)'는 2차 승인투표의 부결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ERG를 이끄는 제이컵 리스-모그 의원은 표결 전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이 "옳은 방향인지 명확하게 밝히기는 이르다"며 의회를 동요시켰다. 리스-모그 의원은 또 기자들에게 "다음 단계는 '노딜(No Deal)' 브렉시트'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아무런 합의 없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겠다는 것이다.

가디언은 그러나 이번 결과를 ERG의 승리로 해석하기는 힘들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노딜과 관련해 의원들 역시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보수당의 닉 볼스 의원은 "중도파 보수당 의원들은 EU 탈퇴 시기 연장, 혹은 소프트 브렉시트 협상 등을 위한 초당적 합의를 이어나가겠다"며 "ERG를 꺾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 했다.


【서울=뉴시스】영국 의회의 ‘브렉시트’ 일정

【서울=뉴시스】영국 의회의 ‘브렉시트’ 일정



◇ 메이 총리 사임, 현실화되나?

메이 총리의 입지는 더욱 흔들리고 있다. 가디언은 정부의 주요 정책과 관련한 표결이 하원에서 두 번 연속 패배한 것은 영국 정치사에도 전례 없던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장 의회가 메이 총리의 불신임을 묻기는 힘들 전망이다. 가디언은 현재 하원 의원들은 브렉시트 구성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당장 이 복잡한 문제와 함께 총리직을 맡을 사람을 찾기도 힘들다.

친(親) 메이 총리계 의원들은 2차 승인투표가 부결될 경우 제1 야당인 노동당의 조기 총선 압박이 이어질 것이라고 여러차례 경고했다. 정권이 바뀔 위험이 있다는 우려다.

그러나 노동당 역시 브렉시트라는 큰 일을 앞두고 총리의 사임에 주력하진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가디언은 조기 총선의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는 없으나 노동당은 한 동안 '제2 국민투표'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라고 전했다.


【런던=AP/뉴시스】영국 의회 관계자들이 12일(현지시간) 두번째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표결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날 합의안은 391표 대 242표로 부결됐다. 2019.03.13.

【런던=AP/뉴시스】영국 의회 관계자들이 12일(현지시간) 두번째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표결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날 합의안은 391표 대 242표로 부결됐다. 2019.03.13.



◇ 브렉시트 연기? 언제까지 미룰 수 있나?

이는 14일 의회의 표결 결과에 달려 있다. 메이 총리는 만약 브렉시트를 연기한다면 이는 제한된 짧은 기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을 뿐 구체적인 일정에 대해서는 언급한 바 없다.

브렉시트를 연기할 경우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오는 5월 치러질 유럽의회 선거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1일 "오는 5월 23~26일 열리는 유럽의회 선거 전 영국의 EU 탈퇴가 완료돼야 한다. 그 전까지 영국이 EU를 떠나지 않을 경우 그들은 법에 따라 선거를 치러야 한다"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연장이 꼭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입장이다. 결국 브렉시트 연기와 관련해 EU와 합의된 바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14일 브렉시트 연기와 관련해 각 당이 어떠한 안건을 내놓느냐에 따라 연기 여부, 연기 방식, 혹은 연기 기간은 수정이 가능하다. 가디언은 의회가 정부가 예측했던 것보다 더 오랜 기간 브렉시트를 연기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