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해외는 보잉 사고에 주문 취소…국내 항공사는 예의주시

등록 2019.03.14 16:59: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라이언에어 등 주문 취소 움직임…국내 항공사들은 일단 보류

향후 사고 조사 결과에 따른 계약 변경 가능성은 열려 있어

사고 조사 결과 지연에 따른 항공사 측 부담은 불가피할 듯

【렌튼(미 워싱턴주)=AP/뉴시스】미 워싱턴주 렌튼의 보잉사 조립공장에서 13일 노동자자들이 보잉 737 맥스 8기 옆에 서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맥스 8 및 맥스 9 기종 모두에 대한 운항 중단 긴급명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뉴욕 증시에서 보잉사 주가가 폭락하기 시작했다. 2019.3.14

【렌튼(미 워싱턴주)=AP/뉴시스】미 워싱턴주 렌튼의 보잉사 조립공장에서 13일 노동자자들이 보잉 737 맥스 8기 옆에 서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맥스 8 및 맥스 9 기종 모두에 대한 운항 중단 긴급명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뉴욕 증시에서 보잉사 주가가 폭락하기 시작했다. 2019.3.14



【서울=뉴시스】고은결 기자 = 보잉사의 신기종 737 맥스 8이 잇따라 추락 사고를 내며 해외에서는 주문을 재검토하거나 타사의 항공기를 구매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국내 항공사들도 지난해부터 737 맥스 8을 도입하려는 계획을 내놓았는데, 이번 사고의 여파로 도입 계획을 보류하거나 바꿀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1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들은 오는 2027년까지 미국 보잉사 신형기 ‘B737 맥스 8’ 114대를 들여올 예정이었다. 대한항공,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등 국내 항공사 4곳이 올 4월부터 2027년까지 총 114대의 ‘B737 맥스 8’ 항공기를 들여올 계획이었다.

그러나 737 맥스 8의 안전 우려로 인해 주요국 항공사들이 주문을 취소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국내 항공사들의 도입 향배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인도네시아의 라이언에어 등 항공사가 보잉 737 맥스 8의 주문 취소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라이언에어는 220억달러(약  24조9000억원)규모의 보잉 제품 주문을 취소하고, 에어버스 A320의 구매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베트남 비엣젯 항공 역시 맥스 8 기종을 100대 주문했는데, 사고 원인이 밝혀질 때까지 주문 이행을 보류하기로 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항공기가 된 737 맥스 8은 국내 항공사들도 대거 구매에 나선 기종이다. 연내 도입 예정이었던 대한항공과 티웨이는 이날 신기종을 도입 이후에도 안전이 입증될 때까지 운항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계약 변경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단 상황을 지켜보겠단 입장으로 갈음했다.

오는 2022년부터 보잉 737 맥스 8을 도입 계획이었던 제주항공도 이번 사고에 따른 안전 우려를 감안해 도입의 전제는 '안전'이라고 못박았다. 제주항공 측은 "최근 안팎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해당 항공기 이슈와 관련, 아직 문제의 원인 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도입의 전제는 ‘안전성에 관한 국제적 공감대’가 확립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는 기존 계획대로라면 4월부터 12월까지 대한항공 6대, 이스타항공 4대, 티웨이항공 4대 등 14대의 항공기가 도입된다. 그러나 현재 미국에서도 이륙이 금지된 상황에서 도입이 예정대로 진행될 수 있는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미 들여온 2대의 운항을 중단한 이스타항공 측은 연내 추가 도입과 관련해 리스사, 제조사와 계약에 대한 추가 논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다만 사고 조사 진행 중인 상황을 감안, 도입이 늦어지거나 일정을 변동하는 것은 협의를 통해 충분히 가능하다고 전했다.

대한항공, 티웨이항공도 당장 계약 변경에 대한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기 도입이 몇 년에 걸쳐서 진행되기 때문에 일단 올해 도입하더라도 사고 조사 결과에 따라 향후 도입 계획은 변경될 가능성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사고 원인이나 보잉사 측 입장이 나올 때까지 재협상을 염두에 두고 결정을 보류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이라고 말했다. 아직 정확한 사고의 원인 내지 당국의 방침이 나오지 않았는데 일방적인 계약 파기는 제조사가 아닌 항공사 입장에서도 위약금을 물어야 하는 등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조사 결과 발표가 지연될수록 도입을 예정했던 항공사들의 부담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형항공사는 새로 도입하는 몇 대의 항공기를 띄우지 않아도 이미 보유한 항공기로 기존 노선 계획을 무리 없이 이행할 수 있지만,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손해는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22대의 기재를 보유한 이스타항공의 경우 2대의 보잉 737 맥스 8 운항이 멈추면서 항공기 운항 지연이 발생할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아울러 조사 결과 발표가 지연된다면 보유 기재 수가 적은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성장세가 예상만큼 빠르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등 가동률이 높은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성장 계획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