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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위하준, 국민 연하남의 무게감···"선악 공존 얼굴"

등록 2019.03.1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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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하준

위하준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영화배우 손예진부터 배두나, 이나영까지···.신예 위하준(28)이 감당하기에 쉽지 않은 상대들이다.

위하준은 지난해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누나’를 시작으로 ‘최고의 이혼’과 최근 종방한 tvN ‘로맨스는 별책부록’에 연달아 출연하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위하준이라는 이름 세 글자보다는 ‘손예진 남동생’, ‘배두나 썸남’, ‘이나영 연하남’ 등으로 불렸다.

내로라하는 여배우들을 상대한 탓일까, 신인다운 풋풋한 매력이 아닌 중후한 스타의 무게감이 더 느껴졌다. “친구들에게 ‘무슨 복을 타고 났냐’며 욕을 먹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로맨스는 별책부록’은 한때 잘나가는 카피라이터였지만 경단녀(경력 단절 여성)가 된 ‘강단이’(이나영)와 스타작가 ‘차은호’(이종석)의 로맨스다. 위하준은 프리랜서 북디자이너 ‘지서준’을 연기했다. 첫 주연작일뿐 아니라 톱스타 이나영(40), 이종석(30)과 호흡해 여러모로 신경이 쓰였다. ‘조금이라고 해를 끼치면 안 되는데’하는 부담감도 컸다.

시청률은 5~6%(닐슨코리아 전국유료가구 기준)대로 높지 않았지만,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많은 관심을 받아서 뿌듯하다”며 “서준 캐릭터를 매력 있게 봐줘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인터뷰]위하준, 국민 연하남의 무게감···"선악 공존 얼굴"

서준은 로코물의 뻔한 연하남 캐릭터다. 신인들이 톱스타로 성장하기 위해서 한 번 쯤 거쳐 가는 코스다. 연상인 여주인공에게 한없이 다정한 키다리 아저씨의 면모를 보였다.

“다른 로코물의 연하남과 차별화하려고 노력하지는 않았다. 대본을 보면서 ‘서준은 알 수 없는 인물이구나’라고 생각했다. 다정하지만 차갑고, 유치하면서 귀여운 면모가 있더라. 이런 점을 ‘정확하게 표현하자’고 마음먹었다. 상대역에 따라서 조금씩 차이를 두면서 연기했다. 실제로는 굉장히 무뚝뚝하고, 군기반장 스타일이다. 연애할 때는 다정하고 애교도 많다. 사랑 앞에선 직진하는 점이 서준과 비슷하다.”

전작 ‘최고의 이혼’에서 연기한 ‘임시호’ 역과도 비슷한 부분이 많다. 상대역 이나영, 배두나(40)와 모두 띠동갑 나이 차가 나고, 다정한 연하남인 점이 그렇다. “‘최고의 이혼’이 끝나고 바로 ‘로맨스는 별책부록’ 촬영에 들어가서 ‘어떤 차이를 둬야 하나?’ 더 고민했다”면서도 “시호는 분량이 적었고, 다정한 모습만 보였다. 서준은 다정하지만 망가지는 모습도 많이 나왔다”고 짚었다.

‘차은호’ 역의 이종석과는 훈훈한 브로맨스를 자랑했다. 특히 12회에서 이종석을 껴안고 자는 신이 “가장 재미있었다”고 돌아봤다. 당시 은호는 술에 취한 ‘송해린’(정유진)이 서준과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 걱정했다. 서준에게 “손만 잡고 건전하게 자자”며 집에 돌아가지 않아 웃음을 줬다. 위하준은 “처음에는 걱정을 많이 했는데, 종석 형과 호흡이 잘 맞았다”며 “형이 워낙 배려를 많이 해줘서 편하게 찍었다. 은호와 있을 때 유치하면서 귀여운 모습이 많이 나왔는데, 시청자들이 재미있게 봐준 것 같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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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석은 ‘로맨스는 별책부록’ 종방 전인 지난 8일 사회복무요원으로 대체복무를 시작했다. 위하준은 이미 예비군 6년차로 공군 헌병 기동타격대에서 군복무를 마쳤다. ‘군대 선배로서 이종석에게 조언은 안 해줬느냐’는 질문에 “빨리 군대 갔다 온 것은 제일 잘 한 일 중 하나다. 가기 전에 고통스러운 심정을 너무나 잘 안다”면서도 “선배 형이라서 먼저 얘기하지는 않았다. ‘입대 날짜 나왔냐’ 정도만 물어봤다”고 답했다.

중후반부로 갈수록 정유진(30)과 알콩달콩 로맨스로 재미를 더했다. 실제로는 연상녀 단이보다 동갑 해린처럼 “티격태격 하는 연애가 더 잘 맞다”면서 “유진 누나와는 원래 친분이 있었다. 대사 맞추면서 누나가 아이디어를 많고 조언도 많이 해줬다. ‘서준이가 이렇게 하면 더 귀여울 것 같아’ 등 내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이야기해줘서 연기하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며 고마워했다.

이상형도 해린과 가까워 보였다. 아직 연애 욕심은 크게 없다고 했지만, 이상형은 구체적이다. “겉은 차갑고 다가가기 어려울 것 같지만, 속은 여리면서 곰 같은 사람”이라며 “반전 있는 사람이 좋다. 나에게만 따뜻하고 예의 바르면서 귀여웠으면 좋겠다. 반대로, 일할 때는 똑 부러지는 사람이 좋다”며 웃었다.
[인터뷰]위하준, 국민 연하남의 무게감···"선악 공존 얼굴"

위하준은 2015년 영화 ‘차이나타운’(감독 한준희)으로 데뷔했다. 이후 ‘박열’(감독 이준익·2017), ‘곤지암’(감독·2018)에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올해 개봉예정인 ‘걸캅스’(감독 정다원·가제)에서는 악역으로 다른 매력을 발산할 예정이다.

“나의 큰 장점은 선과 악이 공존하는 듯한 느낌이 드는 얼굴이다. ‘곤지암’과 드라마 ‘황금빛 내인생’에서 반전있는 역할을 하지 않았느냐. 처음에 연기 배울 때 내가 다정하게 하면 ‘넌 뭔가 있는 것 같아’, ‘뒤에서 딴짓할 것 같아’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웃음) 롤모델이 누구냐고? 류준열 선배가 한 작품을 보면 다 욕심이 나더라. 영화 ‘뺑반’, ‘더킹’, ‘택시운전사’ 등을 다 챙겨봤는데 정말 멋있었다.”

위하준은 2년여 만에 서브 남자 주인공으로 거듭났다. 지난해 올리브·tvN 예능물 ‘섬총사’ 시즌2에도 출연하는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활약 중이다. “메인 남자 주인공도 빨리 도전하고 싶다”며 “힘들고 어려운 점이 많겠지만, 조금이라도 가능성을 봐준만큼 해내서 자신감을 얻고 싶다. 내가 밟고 싶은 루트를 걸어와서 감사한데 운도 많이 따라줬다. 지금 욕심은 크게 없고, 차근차근 올라가고 싶다”고 바랐다.

물론 한솥밥을 먹고 있는 선배 손예진(37)의 후광도 컸다. “‘예쁜누나’에 함께 출연했을 때부터 조언을 많이 해줬다. 유명한 선배들이 많은데, 나 혼자 남자 신인이라서 불편한 점도 많았다. 연기자로서 전에 해놓은 것이 너무 없지 않느냐. 이뤄 놓은 게 많은 선배들에게 누가 될 것 같아 부담이 됐다”는 고백이다.
[인터뷰]위하준, 국민 연하남의 무게감···"선악 공존 얼굴"

위하준은 인터뷰 내내 조심스러웠다. 빡빡한 촬영 일정으로 피곤해진 탓일까, 첫 날 첫 타임 인터뷰인데 축 처진 목소리와 늘어진 태도로 힘이 빠지게 했다.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말하지 않고, 틀에 박힌 대답만 내놓았다. 질문을 하면 한 두 문장의 뻔한 답만 하는 식이었다.

“원래 그렇다”며 “말하는 게 조금 조심스럽다. 말주변도 워낙 없다”며 민망해했다. “휴대폰 배경화면에 ‘욕하지 말자’, ‘바른 말 쓰자’라고 써 놓았다”며 “말 실수를 하거나 태도 논란이 인 적은 없는데 습관이니까. 나도 모르게 예민해져서 혼잣말로 거친 말이 나오더라. 그 때 정신이 확 들었다”는 해명을 들으니 수긍이 갔다.

인터뷰 말미 ‘조금 더 솔직하게 말해도 될 것 같다’고 하자, 위하준은 ‘그럼 이제 시작해볼까요?’라면서 환하게 웃었다. 훗날 미담까지는 아니어도 실제로 보니 ‘친절하고 따뜻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는 위하준. ‘연기 잘 한다’는 칭찬도 좋지만, ‘인간적인 부분에서 된 사람이자 난 사람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래서일까. 아쉬움이 더 남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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