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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취임 김원이 정무부시장 카드…박원순에 藥 될까

등록 2019.03.19 12:02:38수정 2019.03.19 14: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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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이 신임 정무부시장 내정자, 21일 취임 업무 시작

박원순 시정 1~2기에 참여…약한 정무분야 활력 주목

김원이 "박원순 10년 혁명 완수 위해 잘 보살피겠다"

정무부시장, 박원순 보좌·자기정치 사이 균형감각 필요

【서울=뉴시스】 김원이 서울시 정무부시장. 2019.03.15. (사진= 서울시 제공)

【서울=뉴시스】 김원이 서울시 정무부시장. 2019.03.15. (사진= 서울시 제공)

【서울=뉴시스】박대로 기자 = 김원이 신임 정무부시장 내정자가 21일부터 서울시로 출근한다. 박 시장이 그간 치른 모든 선거에 함께 뛰었고 시정 1~2기에 모두 참여했던 김 내정자가 박원순 서울시장의 약한 고리 중 하나로 꼽히는 정무 분야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퇴임을 앞둔 진성준 현 정무부시장을 향한 시 안팎의 아쉬움을 김 내정자가 불식시킬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서울시는 20일 진성준 현 정무부시장 이임식을 개최한다. 같은 날 오후에는 박 시장이 김 내정자에게 발령장을 전달한다. 김 내정자는 21일부터 업무를 수행한다.

김 내정자는 19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박 시장의 10년 시민혁명을 완수하도록 옆에서 잘 보필하겠다"고 밝혔다.

김 내정자가 수행할 서울시 정무부시장직은 시장을 보좌해 국회·시의회, 언론·정당과의 업무를 협의·조정하는 자리다. 대통령 재가를 받아야 하는 행정1~2부시장과 달리 정무부시장은 시장이 임명할 수 있는 차관급 공무원이다.

서울시의회와 국회, 중앙정부부처, 타 광역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협의를 통해 박 시장과 서울시의 활로를 넓혀주는 것이 서울시 정무부시장의 주된 역할인 것이다.

서울시 정책을 효과적으로 홍보해 서울시민과 국민 사이에서 박 시장과 서울시의 평판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한 임무다. 박 시장 본인이 직접 이 일을 할 수도 있지만 시정을 등한시한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으므로 정무직이 이 역할을 대신해야 한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정무직이 일반 공무원과 다른 것은 소통감각이 있다는 것"이라며 "제로페이처럼 아무리 정책이 좋아도 효과적으로 홍보를 못하면 말짱 도루묵"이라고 설명했다.

정무부시장을 비롯한 서울시 정무직 공무원에게는 박 시장 측근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향후 국회나 시의회, 구의회 등에 진출해 박 시장 세력을 확장, 후일을 도모하는 역할도 부여된다. 3선에 성공해 이번 임기 후 서울시를 떠나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하는 박 시장에게는 국회 등 여러 영역에서 지원사격을 해줄 '선수'들이 필요한 게 사실이다.

서울시 정무직이 이 같은 역할들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게 되면 시너지가 발생한다. 시장은 대선 주자로서 입지를 확대할 수 있고 정무직 본인은 각급 선거에서 당선돼 정치인으로서 꿈을 실현해 나갈 수 있다. 반면 정무직이 기대한 바 역할을 하지 못하면 시장의 정치적 입지가 약화되는 동시에 본인의 정치행보 역시 순탄치 않을 가능성이 높다.

김 내정자 역시 박 시장 보좌와 선출직 공무원 당선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떠안게 된다.

특히 기대 속에 부임하는 김 내정자의 향후 과제는 진성준 현 부시장에 대한 평가와 잇닿아 있다. 지난해 7월 민선 7기, 박원순 3기 시정 초기부터 약 9개월간 서울시에 몸 담았던 진 현 부시장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부정적이다. 19대 국회의원 역임 후 20대 국회 진출에 실패한 진 부시장이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강서을에서 현역 국회의원인 자유한국당 김성태 전 원내대표를 꺾고 권토중래하기 위해 정무부시장에 있으면서 지나치게 자기 정치에 치중했다는 비판이 지배적이다.

진 부시장이 자기 정치에 집중하느라 시정에 소홀했다는 비판은 초기부터 꾸준히 제기돼왔다. 서울시의회 등 관계자들과의 스킨십이 부족하고 정무라인 내부 관리 역시 철저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한 서울시의원은 "그동안 정무라인이 역할을 전혀 못했다. 그래서 시의원들 불만이 많다. 시정 현안에 관한 긴밀한 협의가 부족했다"며 "정무라인 내에서도 비서실 라인과 부시장, 정무수석이 쪼개져있다고 들었다. 제가 봐도 내부 소통이 안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소속 한 시의원은 "지난해 7월 시의회 임기 시작 후 초반에 한번 오찬을 한 적은 있지만 이후 한번도 연락이 없었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지적에 진 부시장은 항변한다. 과거 야당시절 서울시 정무부시장들이 했던 역할과 집권여당 소속 서울시 정무부시장의 역할은 엄연히 다르다는 것이다.

진 부시장은 최근 뉴시스와 통화에서 "과거와는 다르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부터는 서울시가 정부와 각을 세우고 대립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도, 가능하지도 않다"며 "박근혜·이명박정부 때는 정부와 서울시의 정책 방향이 맞지 않았고 이 때문에 서울시가 자기 목소리를 냈지만 같은 민주당 정부에서는 서로 조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현 상황에서 정무라인의 역할은 조율하는 것이지 입장 대변이나 투쟁이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 부시장이 정무부시장직을 역임하는 지난 9개월간 박 시장의 대선주자 지지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각종 갈등 국면에서도 진 부시장은 박 시장의 방패막이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오히려 서울교통공사 채용비리 사태 당시 윤준병 행정1부시장이 온몸으로 박 시장의 입장을 대변했다고 시 안팎에선 말한다.

이런 상황은 김 내정자에게는 반면교사에 해당한다. 김 내정자 역시 정치인으로서 향후 행보를 고민하는 동시에 정무부시장으로서 역할 또한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박 시장 역시 김 내정자에게 진 부시장과는 다른 역할을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시 일각에서는 박 시장이 국회나 중앙정부 등과의 정무 부문을 대폭 김 내정자에게 위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성공적인 서울시정 마무리를 위한 큰 그림을 준비하고 있는 박 시장이 비교적 사소한 정무는 김 내정자에게 믿고 맡길 가능성이 있다.

김 내정자는 2011년 박원순 시정 1기 정무보좌관, 2014년 시정 2기 정무수석비서관을 역임하고 모든 선거캠프에서 주축을 맡는 등 박 시장의 시정철학과 서울시 업무에 정통한 인사로 꼽힌다.

그간 박 시장은 '만기친람'이나 '깨알리더십'이라는 평가를 받는 등 꼼꼼히 시정을 챙겼지만, 자신의 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는 김 내정자가 돌아온 만큼 사소한 부분은 과감히 위임하고 큰 그림 그리기에 열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의회에서는 김 내정자가 시와 시의회 간 소통창구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한국당 성중기 시의원은 "김원이 내정자는 임종석 부시장이 있을 때 정무수석을 했다. 그때 제가 본 김 내정자는 굉장히 정무감각이 뛰어나고 적극적으로 하는 좋은 사람이었다"며 "정무라인은 시장의 마음을 읽으면서 시의원과 대 국회 소통을 적극적인 자세로 해야 하는데 김 내정자는 그런 면에서 굉장히 적극적인 사람이다.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또다른 한국당 시의원은 "의회가 민주당 절대 다수 상황인 만큼 시민의견이 왜곡될 수 있다. 한국당뿐만 아니라 정의당,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도 시의회에 있다"며 "새 정무부시장이 부임하면 비록 소수지만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야당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내정자에게는 박 시장의 대권가도를 일찌감치 준비해야 하는 임무도 있다.

배종찬 소장은 "2022년 대선을 위한 당내 경선은 2021년부터 본격화되고 총선은 이제 1년 앞으로 다가왔다. 박 시장 임기 막바지에는 당내 경선에 좀더 주안점을 둘 수밖에 없는데 김원이 부시장을 비롯해 기동민, 천준호, 임종석 등 친박원순계가 박 시장을 지원해줄 수 있느냐는 내년 총선 성적표에 달려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박 시장으로서는 다른 기능보다도 정무 기능을 우선적으로 강화할 수밖에 없다. 그 연장선상에서 서울시 정무라인이 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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