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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박성훈 "10년만에 신인상, 원동력은 불안"···하나뿐인내편

등록 2019.03.19 14:3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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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KBS 2TV 주말드라마 '하나뿐인 내편' 장고래 역으로 열연한 배우 박성훈이 18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로 뉴시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3.18.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KBS 2TV 주말드라마 '하나뿐인 내편' 장고래 역으로 열연한 배우 박성훈이 18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로 뉴시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3.1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신인상을 받기까지 꼬박 10년이 걸렸다. 시청률 50%에 육박하는 작품에 출연해 ‘국민 사위’라는 애칭도 얻었다. 어딜 가든 “고래다!”라며 반겨주는 사람들 덕분에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탤런트 박성훈(34)은 KBS 2TV ‘하나뿐인 내편’이 막을 내렸지만, 아직 여운이 짙은 듯 했다.

‘하나뿐인 내편’은 28년 만에 나타난 친부로 인해 인생이 꼬여버린 여자와 정체를 숨겨야만 했던 그녀의 아버지의 이야기다. 박성훈은 치과의사 ‘장고래’를 연기했다. ‘김도란’(유이)의 여동생 ‘김미란’(나혜미)을 사귀다가 결혼에까지 골인하며 사랑꾼의 면모를 보였다. 나혜미(28)와 키스신 등을 찍을 때 남편인 그룹 ‘신화’의 에릭(40)이 신경 쓰이지는 않았을까. 물론 박성훈도 영화배우 류현경(36)과 공개 열애 중이다.

“오히려 더 편했다. 처음에는 어색한 면이 없지 않았는데, 이런 기류를 이어가는 과정을 몇 회 걸쳐서 보여줬다. 극 속도로 친해지려고 하지 않고, 어색함이 묻어나길 바랐다. 같이 붙는 신이 많아지면서 짧은 시간에 가까워졌다. 애정신을 찍을 때는 (에릭을) 의식하지 않고 극에 몰입했다. 혜미가 굉장히 맑은 영혼을 가지고 있고 성실하다. 열심히 하려고 하는 자세가 좋아서 대화를 많이 했다. 항상 내 얘기를 귀담아 들어줘서 고맙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KBS 2TV 주말드라마 '하나뿐인 내편' 장고래 역으로 열연한 배우 박성훈이 18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로 뉴시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3.18.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KBS 2TV 주말드라마 '하나뿐인 내편' 장고래 역으로 열연한 배우 박성훈이 18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로 뉴시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3.18. [email protected]

‘하나뿐인 내편’은 마지막 106회 시청률이 48.9%를 기록하며 인기 몰이했다. 하지만 막장 드라마에 빠지지 않는 ‘간암’ 설정 등으로 비난을 피하지 못했다. ‘별주부전이냐’는 우스갯소리도 들려왔다.

박성훈이 연기한 고래는 후반부 간경화로 시한부 삶 판정을 받았다. 이후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줄 알았던 도란의 아버지 ‘강수일’(최수종)에게 간을 받아 새 생명을 찾았다.

“시한부 판정을 받을지는 전혀 몰랐다”며 “뭔가 아플 것 같은 신호가 왔지만, 간경화 말기 진단을 받았을 때는 충격이 컸다. 작가님은 고래가 아파야 수일과 감정의 골을 해소시킬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 실제로 아픈 분들에게 실례가 될 수 있어서 진중하게 접근하려고 노력했다”고 털어놓았다.

“엄마가 무릎 꿇고 수일에게 ‘간을 내달라’고 하는 장면을 보고 엄청 울었다”면서 “연기자로서 모니터링하는 것도, 시청자 입장도 아니었다. 이혜숙 선배와 오랜 기간 호흡 맞추다 보니 진짜 엄마 같은 느낌이 들었다. 우리 엄마가 나를 위해서 무릎을 꿇으니 눈물이 펑펑 났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KBS 2TV 주말드라마 '하나뿐인 내편' 장고래 역으로 열연한 배우 박성훈이 18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로 뉴시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3.18.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KBS 2TV 주말드라마 '하나뿐인 내편' 장고래 역으로 열연한 배우 박성훈이 18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로 뉴시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3.18. [email protected]

‘정상적인 인물이 한 명도 없다’는 반응도 많았다. 박성훈이 연기한 고래가 그나마 정상이었다. 특히 고래의 여동생 ‘장다야’(윤진이)는 이기적이고 질투심이 많아 밉상이 됐다. “내가 제일 정상적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상황상 센 장면이 많았지만, 모든 인물에 정당성이 부여되지 않았느냐. 본인들은 다 정상이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다야 같은 여동생이 있다면 어떨 것 같느냐’는 질문에는 “누나가 두 명 있는데, 막내가 좋다”며 웃었다. “다야 오빠 역을 맡아서 그런 게 아니라, 주변에서 ‘너는 연기자를 안 했어도 매니저가 필요했을 것’이라고 하더라. 칠칠 맞고 물건도 잘 잃어버린다”면서 “처음 오빠 연기를 해보니 조금 어색했다. 집안에서는 내가 막내라서 누군가를 챙겨주는 게 익숙하지 않았다. 난 낯을 많이 가리는데 진이는 스스럼없이 다가와 줬다”며 고마워했다.

‘하나뿐인 내편’은 자극적인 소재를 다뤘지만, 선한 연기자들이 모여 좋은 결과물을 내놓았다. 홍석구 PD를 비롯해 박상원(60), 차화연(59) 등 선배 연기자들이 현장에서 큰 소리 한 번 낸 적이 없다. “첫 리딩하고 회식 때 박상원 선배가 ‘후배들이 뛰어놀 수 있는 편안한 장을 만들어주겠다’고 했다. 선배로서 위엄을 강조하기보다, 후배들의 눈높이에 맞춰 주면서 장난도 많이 쳐줬다. 이런 현장은 처음”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KBS 2TV 주말드라마 '하나뿐인 내편' 장고래 역으로 열연한 배우 박성훈이 18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로 뉴시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3.18.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KBS 2TV 주말드라마 '하나뿐인 내편' 장고래 역으로 열연한 배우 박성훈이 18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로 뉴시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3.18. [email protected]

박성훈은 2008년 영화 ‘쌍화점’(감독 유하)으로 데뷔했다. 지난해 KBS 연기대상에서 신인상을 받았다. 연극배우로 무대에서 쌓은 실력이 10년 만에 빛을 발했다.

“‘내 인생에 신인상은 없다’고 생각했다”며 “영화 ‘천문’ 촬영 중이었는데, 김홍파 선배가 ‘성훈아 너 신인이었니?’라고 묻더라. 신구 선생님이 내 손을 잡아주면서 ‘진심으로 축하한다.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해주는데 정말 감동 받았다”고 고백했다.

스스로 낯을 많이 가리고 진지한 편이라고 했지만, 센스 있고 장난기도 가득했다. 집에서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막내의 느낌이 물씬 풍겼다. 지난해 영화 ‘곤지암’(감독 정범식)에 출연했지만 “공포 영화를 못 본다. 그건 연기가 아니라 실제였다”며 “시사회 때도 가슴이 조여오고 숨이 안 쉬어졌다. 옆에 앉은 매니저가 닭 날개처럼 손을 파다닥거리면서 놀라 웃음이 터졌다”고 할 때는 반전 매력도 느껴졌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KBS 2TV 주말드라마 '하나뿐인 내편' 장고래 역으로 열연한 배우 박성훈이 18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로 뉴시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3.18.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KBS 2TV 주말드라마 '하나뿐인 내편' 장고래 역으로 열연한 배우 박성훈이 18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로 뉴시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3.18. [email protected]

박성훈은 장르 가리지 않고 열일 중이다. 이전에 작품이 안 들어올 때 간절함을 알기에 매순간 노력한다. 올해 영화 ‘천문: 하늘에 묻는다’(감독 허진호) 개봉도 앞두고 있다. 세종의 아들 ‘이향’ 역이다. “공교롭게 또 효자다. 최민식, 한석규, 신구 등 훌륭한 선배들과 함께 연기해야 해 캐스팅된 순간부터 잠을 못 잤다”며 “내 외모가 임팩트가 없어서 ‘영화에서는 불리하다’고 생각했다. ‘곤지암’부터 ‘상류사회’, ‘천문’까지 꾸준히 영화를 하게 돼 축복”이라고 돌아봤다.

박성훈이 10년 동안 버틸 수 있었던 힘은 ‘불안함’이다. 연기자는 선택 받는 직업이어서 늘 불안했는데, 이런 감정은 열심히 하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

“예전에는 공식석상에서 ‘배우 박성훈입니다’라는 말이 잘 안 떨어졌다. 열심히 연기하다가 뒤를 돌아봤을 때 누구든 나를 배우라고 불러줄 수 있는, 배우다운 배우가 되고 싶다. ‘믿고 보는 배우’는 뻔하지 않느냐. 밤새 머리 굴려서 새롭게 생각한거다. 이제 또 새로운 수식어 만들어야 한다. 오늘 밤도 잠은 못 잘 것 같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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