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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신화 그림 6종 흙방울 나왔다, 고령 지산동 고분군

등록 2019.03.20 10:2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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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지산동 고분군 토제방울 선각그림

고령 지산동 고분군 토제방울 선각그림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사적 제79호 고령 지산동 고분군에서 가야 건국신화 연구에 중요한 유물인 토제방울이 나왔다. 

대동문화재연구원이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발굴조사 중인 고령 지산동 고분군에서 5세기 말~6세기 초 조성된 대가야 시대 소형 석곽묘 10기와 석실묘 1기를 확인했다.
고령 지산동 고분군 발굴대상지

고령 지산동 고분군 발굴대상지

낮은 곳에서 확인된 제1호 석실묘의 경우 6세기 초 축조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고령에서 발견된 가장 이른 시기 조성된 횡혈식 무덤이다. 대가야  묘제는 수혈식에서 횡혈식과 횡구식으로 바뀌는데, 이 변천 과정을 연구할 수 있는  학술적 의미가 있어 주목된다.
고령 지산동 고분군제1호 횡혈식 석실묘 출토 유물

고령 지산동 고분군제1호 횡혈식 석실묘 출토 유물

가야 시조 탄생을 형상화한 것으로 추정되는 그림 6종이 새겨진 토제방울 1점, 소형 토기, 화살촉, 어린이 두개골 조각 등 유물도 출토했다.
토제방울이 출토된 제5-1호 석곽묘

토제방울이 출토된 제5-1호 석곽묘

특히 5세기 말께 조성된 대가야 소형 석곽묘에서 나온 토제방울 1점은 이번 조사에서 눈에 띄는 유물이다. 어린이가 묻힌 이 석곽묘 규모는 길이 165㎝, 너비 45㎝, 깊이 55㎝정도로 조성 당시 상태를 그대로 유지해 당대 유물의 부장양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제5-1호 석곽묘 출토 토기류

제5-1호 석곽묘 출토 토기류

토제방울 외에 소형 토기 6점, 쇠 낫 1점, 화살촉 3점, 곡옥(曲玉) 1점, 어린이 치아와 두개골 조각이 함께 나왔다. 함께 묻힌 토기나 철기가 대가야 물품인 것으로 보아 생활용품으로 제작된 이 토제방울도 대가야의 것으로 추정된다.

직경 5㎝ 토제방울에는 독립적인 그림 6종이 방울 표면에 선으로 새겨있다. 이 그림들은 남성성기(구지봉), 거북(구지가), 관을 쓴 남자(구간), 춤을 추는 여자, 하늘을 우러러보는 사람, 하늘에서 줄을 타고 내려오는 금합을 담은 자루를 형상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제2호 석곽묘와 제44호분 순장곽 출토유물

제2호 석곽묘와 제44호분 순장곽 출토유물

그림마다 '가락국기'에 나오는 건국신화 내용과 부합되어 대가야 건국신화와 연관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 동안 문헌에만 나오던 건국신화의 모습이 유물에 투영돼 발견된 첫 사례다. 이 토제방울에 새겨진 그림을 통해 '삼국유사' 가락국기에 나오는 건국신화는 금관가야 만의 전유물이 아닐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번 발굴로, 시조가 알에서 태어났다는 난생설화는 가야 지역 국가들의 공통적 건국신화에 담긴 핵심요소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제5호 석곽묘 발굴조사

제5호 석곽묘 발굴조사

토제방울에 새긴 그림에 대한 연구는 앞으로 여러 가야국가의 건국신화를 재조명할  증거자료다. 한국 고대사, 특히 가야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사적 제79호 고령 지산동 고분군

사적 제79호 고령 지산동 고분군

고령군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으로 신청한 '가야고분군'의 하나인 고령 지산동 고분군 내 탐방로 조성 및 무인감시카메라 설치를 계획하고 2월부터 발굴조사 중이다. 20일 오후 2시 발굴 현장에서 출토된 유물들과 현장을 일반에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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