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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것도 시가 되나, 박일환 '만렙을 찍을 때까지'

등록 2019.03.20 14:3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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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것도 시가 되나, 박일환 '만렙을 찍을 때까지'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어릴 적 시소 놀이 할 땐/ 내가 올라가면 네가 내려오고/ 네가 올라가면 내가 내려와서/ 즐겁기만 했는데// 교복 입고 시험 치면서/ 내가 올라가면 네가 내려오고/ 네가 올라가면 내가 내려오니/ 하나도 즐겁지 않네'('시소 타기' 전문)

1997년 '내일을 여는 작가'로 등단한 박일환(58)의 시집 '만렙을 찍을 때까지'가 나왔다. 30여년간 중학교 교사로 일한 경험을 녹여냈다. 청소년의 마음을 위로하는 62편의 시가 담겼다.

'어른들은 자신들이 한 말을/ 종종 잊어버리는 습관이 있으니// 뜻한 바를 이룬 성취감을 알려 주기 위해서라도/ 나는 바야흐로 용맹정진 중이다.// 그러니 다들 쉿!'('만렙' 중)

'내가 걸어간 길이 훗날 누군가가 뒤따라올 길이라고/ 옛 어른들이 말씀하셨으니/ 열네 살 내가 걸었던 길도 영영 묻혀 있지만은 않을 거야'('어떤 열네 살' 중)

시인은 "이런 것도 시가 되나, 시를 이렇게 써도 되나, 하는 생각들을 불러일으키고 싶었다. 시는 무엇보다 자유롭게 열린 공간을 좋아한다"고 한다. "시를 자유롭게, 읽고 싶은 대로 읽어 주면 좋겠다. 재미없으면 건너뛰고 다른 시를 읽어도 된다. 이제 이 시들은 제 것이 아니라 독자 여러분의 것이니 마음껏 갖고 놀며 즐기시기 바란다. 저는 다시 세상에 굴러다니는 시들을 주우러 가겠다." 104쪽, 8500원, 창비교육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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