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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민들, “늦었지만 진실 밝혀져 다행” 민·형사소송 제기

등록 2019.03.20 13: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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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대한지질학회 주최로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포항지진과 지열발전의 연관성에 관한 정부조사연구단 결과발표 기자회견'에서 이강근 정부조사연구단장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19.03.20.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대한지질학회 주최로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포항지진과 지열발전의 연관성에 관한 정부조사연구단 결과발표 기자회견'에서 이강근 정부조사연구단장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19.03.20.  [email protected]

【포항=뉴시스】강진구 기자 = 대한지질학회와 국내외 전문가들로 구성된 정부합동조사연구단이 지난 2017년 11월15일 경북 포항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5.4지진이 당시 건설 중이던 지열발전소로 인한 촉발지진으로 발표하자 포항시민들과 지역 사회단체들은 “늦었지만 진실이 밝혀져 다행”고 말했다.

 이들은 “이번 지진의 모든 책임은 정부에 있다”며 주택 전파나 반파 등 직접적 피해는 물론 지진 트라우마나 부동산 가격 하락 등 간접적 피해에 대한 민·형사상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먼저 포항시와 시민들은 지열발전소를 영구 폐쇄하고 원상복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포항시민들은 국가와 지열발전소에 위자료 청구 소송을 제기하고 법원에 지열발전소 중단 가처분 신청을 냈다. 가처분 신청은 지난 해 1월 받아들여져 현재 지열발전소는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포항시민들은 이번 발표로 법리 다툼을 위한 학술적 논쟁이 일단락됨에 따라 정부를 상대로 대규모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대한지질학회 주최로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포항지진과 지열발전의 연관성에 관한 정부조사연구단 결과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한 대한민국 독도사랑·포항지진 시민연대 회원들이 "포항지진은 지열발전에 의해 촉발된 지진일 가능성이 높다"는 발표 결과를 경청하고 있다. 2019.03.20.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대한지질학회 주최로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포항지진과 지열발전의 연관성에 관한 정부조사연구단 결과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한 대한민국 독도사랑·포항지진 시민연대 회원들이 "포항지진은 지열발전에 의해 촉발된 지진일 가능성이 높다"는 발표 결과를 경청하고 있다. 2019.03.20.  [email protected]

포항시민 71명은 지난해 10월 국가로 상대로 정신적 손해배상을 위한 집단소송을 제기했고, 올해 초 2차 소송에도 1100여명이 추가로 참여한 바 있다.

 이번 발표로 포항시민 전체가 소송제기가 가능해 짐에 따라 정부를 상대로 대규모적인 줄소송이 전망된다.

 정부나 학자, 지열발전소 운영사인 넥스지오는 스위스 바젤에서 지열발전으로 지진이 일어난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이를 숨기고 사업을 추진한 것에 대한 해명도 필요하다는 여론도 비등하다.

 지진으로 인한 직접적 피해 외에도 부동산 가격 하락과 아파트 매매 침체, 무엇보다 지진으로 인한 트라우마 등 정신적 충격에 대한 피해 보상여부와 규모에 대해서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역상공업계는 이번 지진이 자연지진으로 분류되면서 피해 손해배상에 제외됐던 공장피해에 대한 배상도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대한지질학회 주최로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포항지진과 지열발전의 연관성에 관한 정부조사연구단 결과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한 마정화(왼쪽) 대한민국 독도사랑·포항지진 시민연대 회장이 "포항지진은 지열발전에 의해 촉발된 지진일 가능성이 높다"는 발표 결과를 경청하고 있다. 2019.03.20.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대한지질학회 주최로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포항지진과 지열발전의 연관성에 관한 정부조사연구단 결과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한 마정화(왼쪽) 대한민국 독도사랑·포항지진 시민연대 회장이 "포항지진은 지열발전에 의해 촉발된 지진일 가능성이 높다"는 발표 결과를 경청하고 있다. 2019.03.20.  [email protected]

법무법인 서울센트럴 이경우 소송 담당 변호사는 “주택 전파나 반파의 경우 하루에 만원을 청구했고 소파나 재산상 손해가 없는 경우 1일 5000원 청구했다”며 “이번에 지열발전소가 지진을 촉발했다는 발표가 나와 유사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지난 2017년 11월 15일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남송리 동쪽 9km지점에서 발생한  포항지진은 경주지진에 이어 1978년 본격적인 지진 관측이래 두 번째로 큰 규모 지진으로 기록돼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포항지진으로 인한 인명피해는 135명, 이재민 1800여명이 발생했고 시설물은 총 2만7317건, 5510여억원의 피해를 입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현재도 90가구, 210여명이 이재민구호소에서 텐트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직간접직인 피해액이 3000억원이 넘는 피해가 발생했다고 집계됐다.

 지열발전은 지하 4㎞이상 깊이에 구멍 두개를 뚫어 한쪽에 물을 주입해 뜨거운 지열로 데우고 이 때 발생하는 수증기를 다른 쪽 구멍으로 빼내 발전기 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드는 방식이다.

 포항지진 직후 과학계는 진앙이 지열발전소와 불과 600m떨어졌다는 점에서 지하로 주입한 물이 지진의 원인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한미장관맨션 지진대책위 김홍제(59) 공동대표는 “정부조사연구단이 학술적 과학적 연구와 조사를 통해 포항지진이 지열발전소 촉발지진이라고 진실을 밝혀 늦었지만 다행”이라며 “향후 시민들과 폭넓은 대화를 통해 대책을 마련해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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