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인터뷰]이창엽 "나 죽나? 그런데 살아났다"···왜그래풍상씨

등록 2019.03.21 06:07: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KBS2 수목드라마 '왜그래 풍상씨' 이외상 역으로 열연한 배우 이창엽이 20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로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3.20.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KBS2 수목드라마 '왜그래 풍상씨' 이외상 역으로 열연한 배우 이창엽이 20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로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3.2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하루도 이외상이 아닌 날이 없었다.”

탤런트 이창엽(28)은 ‘이외상’에 푹 빠져 살았다. KBS 2TV 드라마 ‘왜그래 풍상씨’로 첫 주연을 맡아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다. 촬영을 준비하며 악몽을 꿀 때도 많았지만, 유준상(50) 등 선배 연기자들과 호흡하며 부담감을 이겨냈다.

‘왜그래 풍상씨’는 동생바보로 살아온 중년남자 ‘이풍상’(유준상)과 등골 브레이커 동생 ‘화상’(이시영), ‘진상’(오지호), ‘정상’(전혜빈), ‘외상’(이창엽)의 이야기다. 이창엽은 SNS에 ‘하루도 네가 아닌 날이 없었다’고 적은 것처럼 캐릭터에 완벽 몰입했다. 처음 리딩할 때는 긴장을 많이 해 위가 아플 정도였다. 그만큼 준비과정이 쉽지 않았다.

“‘조영필’(기은세)과 멜로는 멜로대로 해야 하는데, ‘한심란’(천이슬)은 내 아이를 가졌다고 하고, 조폭에 몸 담아서 액션 연기까지, 여러 가지 신경 쓸 게 많았다. 못 해냈을 경우 ‘어떻게 비난을 받아들일까?’ 걱정했다. 감독님이 ‘눈빛을 조금 거칠게 장착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어떤 걸 원하는 건지 모르겠더라. 현장에서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직접 부딪히다 보니 자연스럽게 나왔다. ‘나란 사람이 원래 거칠었나?’ 싶더라.”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KBS2 수목드라마 '왜그래 풍상씨' 이외상 역으로 열연한 배우 이창엽이 20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로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3.20.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KBS2 수목드라마 '왜그래 풍상씨' 이외상 역으로 열연한 배우 이창엽이 20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로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3.20. [email protected]

외상은 프로구단 입단을 앞두고 조직싸움에 휘말려 어깨를 다친 뒤 야구를 그만뒀다. 폐인처럼 방황하다가 깡패조직에 들어갔고, 형 풍상이 눈물로 하소연해 빼내왔다. 하지만 남매 중 자신만 아버지가 다르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고 몸담았던 조직으로 돌아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다른 조직과 싸움에서 중상을 입고 입원, 사경을 헤맸다.

‘외상이 죽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는 시청자들이 많았다. “친남매가 아니라는 건 알고 있었는데, 뇌사 상태에 빠지는 건 방송되기 한 주 전에 알았다”면서 “작가님께 ‘저 죽나요?’라고 물었더니 ‘자기도 모르겠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인스타그램에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수고한 나에게 박수를 치고 싶다’고 적었는데, 진짜 외상이가 죽는다고 생각하니 슬프더라. 언제 죽을지 몰라서 오글거리는 말을 썼는데, 막판에 살아나서 행복하다”고 돌아봤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KBS2 수목드라마 '왜그래 풍상씨' 이외상 역으로 열연한 배우 이창엽이 20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로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3.20.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KBS2 수목드라마 '왜그래 풍상씨' 이외상 역으로 열연한 배우 이창엽이 20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로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3.20. [email protected]

이창엽은 유준상과 훈훈한 브로맨스를 자랑했다. 실제로 스무 살 넘게 차이 나는 유준상이 막냇동생처럼 알뜰살뜰 챙겨줘 감동 받았다. 함께 출연한 연기자들 모두 ‘이런 현장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이창엽도 “행복해서 눈물이 많이 났다”며 추억에 젖었다.

연기적으로 연구해야 되는 부분이 많아서 힘든데도 “현장 분위기가 따뜻해서 행복했다”면서 “집에서도 막내인데, 현장에서 형, 누나들에게 애교 피우면 ‘으이구~ 이 새끼’하면서 귀여워해줬다”며 좋아라했다.

그러다가도 촬영에 들어가면 풍상에게 정색하고 못되게 굴어야 했다. 집중력이 크게 요구됐지만 “유준상 형이 잘 받아줬다”면서 “훨씬 어린 후배인데도 내가 하는 연기를 존중해줬다. ‘이렇게 하면 안 돼!’가 아니라, 형은 이렇게 할 건데 ‘너도 한 번 맞춰볼래?’라고 물어보는 식이었다. 그렇게 하기 쉽지 않은데 ‘괜히 유준상 선배가 아니구나’ 싶더라”며 고마워했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KBS2 수목드라마 '왜그래 풍상씨' 이외상 역으로 열연한 배우 이창엽이 20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로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3.20.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KBS2 수목드라마 '왜그래 풍상씨' 이외상 역으로 열연한 배우 이창엽이 20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로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3.20. [email protected]

간암에 걸린 풍상은 외상이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걸 뒤늦게 알고 오열했다. 산소호흡기에 의지한 채 누워있는 자신을 보고 우는 유준상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나도 울고 싶어 죽겠는데, 그러면 안 되니까 참느라 힘들었다”며 “그 때는 내가 진짜 죽는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 사랑하는 형이 우니까 더 가슴 아팠다. 그 신 덕분에 형과 더 돈독해지고, 아버지처럼 느껴지기도 했다”고 답했다.

‘왜그래 풍상씨’는 시청률 22%를 넘기며 인기리에 막을 내렸다. 막장이라는 비판도 받았지만, 지상파 드라마의 침체기 에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 이창엽은 “시청률 22%가 넘어서 환호해야 하는데, 안 믿겨서 계속 멍하니 있었다. ‘대체 시청률이 어디까지 올라가나 싶더라. 하루하루 꿈같은 나날들이었다. 다 끝나고 나니 행복감이 배가 되더라. 꿈에서 깬 현실이 더 행복하다”며 미소 지었다.

아직 이창엽이라는 이름 세 글자는 다 알리지 못했지만, 어딜 가나 ‘외상이다!’라면서 반겨준다. 인터뷰 사진 촬영 중에도 여기저기서 몰린 사람들의 사진 요청이 쏟아졌다. 실물은 더 훈훈하고, 밝은 기운이 느껴졌다.

‘장동건 느낌이 난다’고 하자, “이번 작품하면서 그 얘기를 더 많이 들었다”면서 “내가 닮았다고 주장한 적은 한 번도 없는데 연관검색어가 생겼다”며 민망해했다. “선배를 꼭 뵙고 싶다. 죄송하다고 말씀드려야 한다”며 “선배와 같은 작품에서 연기하면 영광”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KBS2 수목드라마 '왜그래 풍상씨' 이외상 역으로 열연한 배우 이창엽이 20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로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3.20.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KBS2 수목드라마 '왜그래 풍상씨' 이외상 역으로 열연한 배우 이창엽이 20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로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3.20. [email protected]

이창엽에게 ‘왜그래 풍상씨’는 터닝 포인트가 됐다. 2013년 드라마 ‘상속자들’로 데뷔한 후 6년여 만에 빛을 보게 됐다. 무엇보다 부산에 있는 가족들이 가장 좋아해 뿌듯하다. 포상휴가차 2박3일간 부산에 다녀 온 이창엽은 “고향이 부산이라서 하루 전에 내려가서 부모님을 뵀다. ‘큰돈을 갖다 주는 것보다 훨씬 좋다’고 하더라. 아직 큰돈을 드릴 수는 없는데, 효도를 한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는 마음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기과 출신인 이창엽은 동기 양세종(27), 윤종석(27) 등이 먼저 주목을 받을 때 조급해하지 않았다. 단편영화와 연극, 뮤지컬 등에서 차근차근 실력을 쌓았다.

“친구들을 만나면 자극이 된다”면서도 “세종, 종석이 모두 학교에서 워낙 유명했다. ‘이 친구들이 잘 안 되면 누가 되지?’ 싶었다. 나는 천천히 실력 쌓아서 올라갈 거니까 ‘너네 빨리 올라 가’라고 했다. 열심히 하다 보면 언젠가 친구들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창엽은 올해 대학 졸업 후 영화 연출 공부를 위해 동대학원에 입학했다. 자신만의 이야기를 하고 싶은 창구가 있었으면 했다. 취미로 시나리오를 쓰고, 단편영화도 몇 편 만들어 영화제에 내기도 했다. “처음에 드라마를 할 때 감독님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몰라서 힘들었다”며 “그들을 이해하는 방법을 찾고 싶었다. 영화 연출을 공부하는 첫 번째 이유는 영화를 하고 싶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영화를 제안 받았을 때 잘해내고 싶어서”라는 열의를 숨기지 않았다.

 “‘왜그래 풍상씨’가 잘 돼 인지도가 높아졌지만, 그런 것보다 연기적으로 나아갈 수 있는 폭이 넓어져서 좋다. 이 작품을 통해 얻은 가장 수확 중 하나다. 올해 20대 마지막인데, 어떤 작품이라도 좋으니까 실패하더라도 부딪혀보고 싶다. 연예계에 발을 담그고 생활해 보니 주변에 힘들어하는 친구들이 많더라. 작품을 못하는 친구들이 아직 많은데, 내가 감히 도와줄 입장이 안 돼서 가슴이 아프다. 몸, 정신 모두 건강한 사람이 되고 싶다. 빨리 잘 돼서 친구들에게 좋은 기운을 퍼뜨리고, 술도 얻어 먹고 싶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KBS2 수목드라마 '왜그래 풍상씨' 이외상 역으로 열연한 배우 이창엽이 20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로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3.20.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KBS2 수목드라마 '왜그래 풍상씨' 이외상 역으로 열연한 배우 이창엽이 20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로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3.20.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