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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硏, 혈자리 전기자극 통한 혈압 강하 효과 규명

등록 2019.03.21 10: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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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한의대와 특정 혈자리 주변 정중신경 자극시 고혈압 개선 효과 증명

약물투여 없이 웨어러블 디바이스로 혈압 조절 가능성 열어

【대전=뉴시스】김양수 기자 =한국한의학연구원이 대구한의대와 공동연구를 통해 내관혈 주변 경피신경을 전기자극(TMNS)할 경우 혈압강하 효과가 있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해 냈다.2019.03.21(사진=한국한의학연구원 제공) photo@newsis.com

【대전=뉴시스】김양수 기자 =한국한의학연구원이 대구한의대와 공동연구를 통해 내관혈 주변 경피신경을 전기자극(TMNS)할 경우 혈압강하 효과가 있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해 냈다.2019.03.21(사진=한국한의학연구원 제공) [email protected]

【대전=뉴시스】김양수 기자 = 약물투여 없이 특정 혈자리에 전기자극을 주는 것만으로 고혈압 환자의 혈압을 낮출 수 있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규명됐다.

한국한의학연구원(KIOM)은 임상의학부 류연희 박사 연구팀과 대구한의대 김희영 교수 연구팀이 공동 임상연구를 통해 특정 혈자리에 전기자극 시 혈압 강하 효과를 입증하고 작용기전을 규명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고혈압 동물모델의 침 치료 효과를 규명한 선행 연구결과를 임상 연구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고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최근 게재됐다. 논문명은 '인체 정중신경 C섬유 자극과 시작품을 활용한 고혈압 개선'이다.

이에 앞서 지난 2017년 10월 류연희 박사팀은 동물실험을 통해 고혈압에 따른 피부 민감점과 경혈이 약 70% 이상 일치함을 증명하고 특정 경혈 주변 정중신경에 침으로 자극하면 혈압 강하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 국제 학술지에 발표했다.

 이번에 한의학연구원 류 박사팀은 고혈압에 활용되는 침 치료에 주목해 특정 혈자리 주변 정중신경 자극의 혈압 강하 효과와 작용기전을 규명키 위해 대구한의대와 공동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약물치료 경험이 없는 1단계 고혈압 환자 11명을 대상으로 한의학에서 심장질환과 혈압 강하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내관혈(內關血) 주변 정중신경에 경피신경 전기자극을 줬다.

1단계 고혈압 환자는 수축기 혈압 140∼159㎜Hg, 이완기 혈압 90∼99㎜Hg에 해당하는 고혈압 환자며 경피신경 전기자극은 약한 전류를 피부에 통과시켜 통증을 완화하고 근육을 이완시키며 혈류를 증진하는 치료법이다.

 피험자들은 내관혈 주변 정중신경에 전극 간 거리(2·4·6㎝)와 전극 신호(10·30·100·300㎐) 등을 달리해 30분간 전기 자극을 받으며 4차례 혈압을 측정했다.
【대전=뉴시스】김양수 기자 = 경피신경 전기자극(TMNS) 시 정중신경 부위 신경섬유가 활성화되는 모습.2019.03.21(사진=한국한의학연구원 제공) photo@newsis.com

【대전=뉴시스】김양수 기자 = 경피신경 전기자극(TMNS) 시 정중신경 부위 신경섬유가 활성화되는 모습.2019.03.21(사진=한국한의학연구원 제공) [email protected]

측정 결과 왼팔에 전극 간 거리 4㎝, 전극 신호 10㎐로 전기자극을 줄 때 수축기 혈압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으며(평균 14%↓) 피험자도 불편함을 가장 적게 느겼다.

 해당 치료를 주 1회 지속해서 받은 환자의 경우 4주차 때 수축기 혈압이 평균 155㎜Hg에서 140㎜Hg로 떨어졌고 그 효과가 14주까지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구팀은  미세신경기록법(microneurography)을 활용, 경혈 주변 전기자극 시 나타나는 혈압 강하의 작용기전 확인에 나서 정중신경 부위의 신경섬유 활동성을 측정한 결과, 전기자극이 C섬유를 활성화 시킨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어 C섬유 활성 작용제인 캡사이신을 활용한 추가 실험을 통해 C섬유가 활성화 될 때 혈압 강하가 유발된다는 작용기전을 밝혀냈다.
 
C섬유는 정중신경을 구성하는 감각신경 중 하나로 피부와 내장기관 등에 분포하며 온도자극 또는 통증에 반응하는 신경섬유다. 캡사이신 자극을 통해 선택적으로 활성화되는 특징이 있다.

 이번 연구는 한의학의 주요 치료방법인 경혈 침 치료의 고혈압 치료효과를 과학적으로 밝힌 것으로 고혈압의 비약물치료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해당 기술이 상용화되면 현재 혈압, 맥박 등 생체신호 측정 위주인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기능이 치료 분야까지 확장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류연희 박사는 “동물모델과 임상연구를 잇는 중개 연구모델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번 연구가 가지는 의미가 크다”라며 “약물투여 없이 일상에서 고혈압 조절이 가능한 웨어러블 디바이스 개발 등 후속 연구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의학연 김종열 원장은 “경혈경락체계는 수천 년 간 임상에서 활용되어온 한의학의 근간을 이루는 중심 이론”이라며 “경혈경락체계가 과학적 근거 구축을 통해 세계 속에서 생체조절 시스템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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