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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국가들, 美의 '화웨이 금지령'에 반기 확산

등록 2019.03.21 18: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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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국가들, 美의 '화웨이 금지령'에 반기 확산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5세대 이동통신(5G) 프로젝트에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배제하라는 미국의 요구에 반기를 드는 동맹국들이 점차 늘고 있다.

CNBC는 2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동맹국들에게 화웨이 배제를 요구하고 있지만 영국과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은 말을 듣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화웨이 장비를 도입할 경우 5G 통신망이 중국 정부의 스파이 활동에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압박에도 불구하고 독일은 화웨이는 국가 5G 인프라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독일은 지난 19일 5G 주파수 경매를 시작했다. 이는 통신사들이 새로운 고속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특정 주파수를 할당받는 과정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베를린에서 열린 관련 회의에서 "특정 업체를 배제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자체적인 기준을 만들어 보안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독일 뿐만 아니다. 이탈리아 정부도 '화웨이가 보안에 위협이 된다는 어떤 증거도 없다'며 미국의 금지령을 거부하겠다는 입장이다.

영국에서는 정보 당국이 5G 네트워크에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더라도 위험을 제한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화웨이가 이미 중국 정부를 위한 정보 수집 행위를 한 적이 있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유럽 국가들은 미국이 제기한 주장에 확실한 증거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유럽 국가들이 미국의 방침에 반기를 든 것은 화웨이를 배제할 경우 5G 프로젝트의 사업성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화웨이 대신 장비를 공급할 업체는 노키아와 에릭슨 정도다. 화웨이는 두 업체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장비를 제공한다.

글로벌 인터넷데이터센터(IDC)의 수석 통신연구책임자 니킬 바트라는 CNBC에 "3개 공급자에서 2개 공급자 체제로 간다면 경쟁은 줄어들고 가격은 오를 것"이라며 "미국 통신업체들은 화웨이 배제가 5G 출시에 영향을 받지 않겠지만, 상대적으로 사정이 어려운 유럽 업체들은 저렴한 거래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영국 이동통신업체 보다폰은 화웨이를 금지할 경우 수백만 파운드의 비용이 더 들어가고, 5G 출시 자체가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놨다.

아시아에 있는 미국의 동맹국들도 5G 출시를 앞두고 미국의 요구를 수용할지 고심하고 있다. 태국은 지난 2월 화웨이와 손을 잡고 5G 테스트베드를 만들었다. 인도는 5G 인프라 일부에서 화웨이를 배제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전면 금지는 추진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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