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학습부진아, 가정환경-교사와의 관계에 따라 성장 엇갈린다

등록 2019.03.24 09:30: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학습부진아여도 부모-교사와 관계 좋으면 발전 가능성 보여

"기초단계 학습부진, 특단의 조치 없으면 그 자리에 머물러"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15일 서울 양천구 목운초등학교에서 열린 제10회 졸업식에서 졸업생들이 선생님을 찾아가 작별 인사를 하고 있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학습부진을 겪더라도 교사와 부모와의 관계가 긍정적일 경우 학업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았다. 2019.02.15.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15일 서울 양천구 목운초등학교에서 열린 제10회 졸업식에서 졸업생들이 선생님을 찾아가 작별 인사를 하고 있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학습부진을 겪더라도 교사와 부모와의 관계가 긍정적일 경우 학업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았다. 2019.02.1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구무서 기자 = 부모와의 친밀감 등 가정환경과 교사와의 관계가 학습부진 개선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KICE NewsLetter 3월호에 실린 초·중학교 학습부진학생의 성장 과정에 대한 연구에는 학습부진 학생이 어떤 문제를 겪고,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한 연구결과가 제시됐다.

이 연구는 초중고 50명의 학생들의 삶의 과정을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간 추적하는 종단연구로, 이번 발표 내용은 2년차 중간결과다. 연구진은 "현 시점에서 최종 정책을 언급하기엔 무리가 있으나 현재까지의 연구 수준에서 제안할 수 있는 일부 정책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많은 학습부진학생들이 대인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으나 대인관계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직접 가르치고 이해할 수 있는 기회는 부족했다"고 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특히 가정에서의 정서적 지원을 충분히 받지 못한 학습부진 학생들의 경우 친구를 어떻게 사귀어야 하는지 알지 못했고 친구들과 함께 놀고 싶지만 거절당할지 모른다는 걱정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K초등학교의 강모 학생은 부모가 경제활동으로 귀가가 늦어 혼자 집에서 방치된 경우가 많았고 대부분의 시간을 휴대전화나 TV시청에 보냈다. 이 같은 유형의 학생들은 대부분 교과에서 수업 진도 내용을 따라가지 못하고 심지어 이미 학습 자체를 포기해버린 듯한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연구진은 "사회 정서 학습 프로그램이나 분노 조절을 위한 활동을 제공해 정서적 안정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학습부진 학생의 학부모 상담도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학교를 방문하는 것 자체가 자녀의 문제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상담을 회피한 부모들도 있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학부모와 정기적으로 미팅을 하고, 학교에 방문하기 어려운 여건의 학부모들에게 외부 상담 기관과 협력을 통해 상담을 지원하면 학교와 가정이 연계된 종합적인 학생 지원이 기대된다"고 주장했다.

교사와의 관계도 학습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학생은 교사가 본인에 대한 관심이 많다고 지각할 때 교사와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학교에 적응을 잘한다"며 "교사와 학생의 관계가 긍정적일 때 학생의 문제 행동이 줄어들고 그 결과 학습 동기가 향상돼 학습 능력이 높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학습부진 학생의 성장 과정을 분석한 결과 실제로 교사와의 관계가 긍정적일 경우 이 학생이 긍정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 일수록 교사의 관심과 기대가 학습부진 학생의 성장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 반면 교사와의 관계가 부정적인 학생은 수업 참여도가 감소하고 수업에 적응하지 못하며 학교를 불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M초등학교의 권모 학생은 4학년임에도 분수의 연산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담임교사가 방과 후에 남아 개별 지도를 했다. 권모 학생은 수학 교과에서 실력과 자신감이 상승하는 추이를 보였다. 반면 같은 학교의 유모 학생은 학습부진아라는 이유로 교사로부터 집중적인 지도를 받으면서 오히려 부정적 태도를 갖게 돼 공부에 대한 상처를 갖고 있었으며 자신의 꿈을 이루는 데 공부가 중요하지 않다고 인식했다.

연구진은 "믿고 따르는 담임교사가 별도의 시간을 내면서 지도를 해준 것이 큰 요인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교사와 학생이 멘토와 멘티가 되는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의 문화·정서적 결핍을 해소하고 심리적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할 것을 제안했다.

교사에 대해서도 학습부진 학생 지도의 성공과 실패 경험을 공유토록 해 사례 위주 학습을 하도록 하고 실제 사례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자고 제시했다.

이들은 "학습부진의 누적이 초등학교 기초단계부터 시작된 학생들은 특단의 조치가 없으면 1년이 지나도록 변함없이 그 자리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어려움을 느끼기 시작하는 시점에 충분한 하습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집중 지원하는 전략이 선행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