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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진경 "여배우에게도 잘차린 밥상을···" 썬키스패밀리

등록 2019.03.24 11:3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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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경

진경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천편일률적인 블록버스터 영화가 많이 나온 것 같다. 극장가에 다양성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데, 영화가 다양해야 선택의 자유도 있다. 새로운 시도를 한 작품이 관객들의 응원을 많이 받으면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영화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 같다."

 진경(47)은 27일 개봉하는 영화 '썬키스 패밀리'를 이렇게 소개했다. "가족 영화가 많이 없기 때문에 이 영화를 봐야 한다. 권해드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하하."

단편영화 '시작 그리고 이야기'를 연출한 김지혜 감독의 상업영화 데뷔작이다. "시나리오가 갖고 있는 독특함에 매료됐다. 각본을 재밌게 쓴 감독과 새로운 세계를 펼쳐보고 싶어서 출연을 결정했다."

김 감독에 대해 "귀여운 매력이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우리가 여성감독 하면 흔히 떠올리는 이미지가 있다. 남자들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강하고 독한 면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것과 정반대였다. 감독이 예쁜 소녀와 같은 모습으로 나타났다.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네와서 내가 '감독이 맞냐'고 묻기도 했다. (웃음)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너무 독특하더라. 그래서 더 흥미가 생겼고 참신한 영화가 나올 것 같다는 기대가 생겼다."
[인터뷰]진경 "여배우에게도 잘차린 밥상을···" 썬키스패밀리

섹시 코미디 가족영화다. 결혼 20년차에도 뜨거운 사랑을 나누는 부부가 남편의 여사친을 아내가 오해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영원히 사랑할 것만 같던 부부에게 위기가 찾아오고, 가족의 평화를 되찾기 위해 결국 막내딸이 나선다.

 "아이의 눈으로 바라보는 어른들의 이야기가 우리 영화만의 색깔이다. 부부의 스킨십이나 애정신이 야하기보다는 신기하다. 20년이나 살았는데 그럴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극중 '철원'(장성범)이 가장 많은 웃음을 안긴다. 성적으로 가장 왕성할 시기다. 야하다는 생각이 좀 들기도 했는데, 크게 그런 것은 아니어서 웃고 지나갈 수 있었던 것 같다."

배우 박희순(49)과 처음으로 부부 연기를 했다. "둘 다 초반에는 걱정을 많이 했다. 하지만 서로에게 갖고 있던 편견이 깨지면서 모든 게 쉬워졌다. 박희순이 남자답기보다는 부드럽고 자상한 스타일이었다. 애정신도 자연스럽게 소화하면서 편안하게 연기를 할 수 있었다."

진경의 배역은 '유미'다. 남편과 알콩달콩한 사랑을 나누며 가족들을 휘어잡으며 카리스마 넘치는 매력도 발산한다. 자산의 캐릭터를 "결혼 20년차에 접어들었음에도 여전히 사랑스러운 아내"라고 소개했다. "상황에 따라 다른 모습이 있다. 세 아이의 엄마로서 억척스러움이 있어야 했다. 학교 선생님으로서의 모습도 보여줘야 했다."
[인터뷰]진경 "여배우에게도 잘차린 밥상을···" 썬키스패밀리

진경은 1998년 연극 '어사 박문수'로 데뷔했다. '종이 열대어'(1998) '소통과 불통'(1999) '하얀 동그라미 이야기'(1999) '날 보러와요'(2003) '6월의 아트'(2005) 등을 찍으며 10여년간 연극무대에서 내공을 쌓았다. 2012년 KBS 2TV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깐깐한 며느리 역할을 완벽히 소화해 주목받았다.

이후 드라마 '구가의 서'(2013) '여왕의 교실'(2013) '굿닥터'(2013) '참 좋은 시절'(2014) '괜찮아, 사랑이야'(2014) '피노키오'(2014) '오 마이 비너스'(2015) '함부로 애틋하게'(2016) '낭만닥터 김사부'(2016) '언터처블'(2017), 영화 '부러진 화살'(2012) '파파로티'(2013) '암살'(2015) '베테랑'(2015)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2015) '대배우'(2016) '마스터'(2016) '레슬러'(2018) '목격자'(2018) 등에 출연했다.

KBS 2TV 주말극 '하나뿐인 내편'에서 엉뚱하고 사랑스러운 여자 '나홍주'를 연기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배우 최수종(57)과 애틋하고 달달한 로맨스를 선보였다. "처음에는 혼자 오그라들지 않을까 싶었는데 하다보니 재미있었다. 사람들이 '홍주가 너무 귀엽다'고 하니 내 안에서 더 귀여워지려는 욕심이 생겼다. 수종 선배가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드라마는 최고 시청률 49.4%(닐슨코리아 기준)을 기록하며 17일 막을 내렸다. "다들 많이 사랑해줘서 감사하다"며 미소를 지었다. "영화와 다르게 주말 드라마는 굉장히 대중적이다. 어르신들이 나를 만나면 '홍주를 보면 힘이 나' '어쩜 그렇게 순수해' '홍주가 예쁘다'고 말해줬다. 드라마를 하면서 연기의 매력, 보람을 많이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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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크러시 매력이 넘치는 역할을 많이 연기했다. 실제 성격은 어떨까. "걸크러시는 그냥 이미지인 것 같다. 외모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사람들이 처음에는 그런 줄 알고 무서워하는데, 허당인 것을 바로 안다. 생각보다 때묻지 않았다."

21일 KBS 2TV '해피투게더4'에서 솔직한 입담을 뽐내 화제의 중심에 섰다. 그녀의 이름은 각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예능 출연을 남의 나라 이야기로만 생각해왔는데, 박희순이 우리 영화가 잘 되려면 예능에 나가야 된다고 했다. '썬키스 패밀리'에 대한 애정이 강해서 함께 출연했다. 생각보다 내가 말을 잘해서 놀랐다. 하하. 사람들이 많이 좋아해줘서 다행이다."

인터뷰 자리에서도 솔직한 면모를 보여줬다. 여배우가 처한 현실과 자신의 생각을 가감없이 털어놓았다. "페미니즘 입장은 아니지만, 영화에서 보면 남자 캐릭터 자체는 감정 라인이 굉장히 디테일하다. 하지만 여배우는 잘 차려진 밥상을 먹기 힘든 실정이다. 한식, 양식, 중식을 가리는 것은 사치다. 여배우가 감정라인이 잘 형성되어 있는 캐릭터 자체를 만나기가 어렵다."

"어떤 역할을 맡고 싶다는 생각은 없지만, 감정라인이 잘 완성된 캐릭터를 만나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내가 뭘 채워 넣지 않아도 되는 인물, 잘 차려진 밥상을 보면 너무 반갑다. 다양한 영화가 나오는 것이 여배우들에게 더욱 절실한 문제다. 저예산 영화도 숨 쉴 틈이 생겨야 한다. 이번 작품이 잘 되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들 많이 사랑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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