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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흔들…삼성그룹株 시총 한달 새 18조원 증발

등록 2019.03.2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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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주 제외한 16개 종목 중 13개 주가 뒷걸음

반도체 흔들…삼성그룹株 시총 한달 새 18조원 증발

【서울=뉴시스】이진영 기자 = 삼성그룹주의 시가총액이 최근 한 달새 18조원 빠졌다. 한국경제 버팀목 반도체 업황이 더욱 어두워지며 삼성전자 주가가 크게 빠진 것이 주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다른 종목들도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면서 삼성그룹주 전망에 빨간불이 켜졌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우선주를 포함한 삼성그룹 소속 상장사 23곳의 시총은 지난 26일 440조5021억원으로 전달 26일에 비해 18조3260억원(4.0%) 감소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2148.8)가 3.5% 하락한 것에 비해 더 큰폭으로 후퇴했다. 통상 국내 대표 그룹인 삼성의 상장사들은 증시 변동성에도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였으나 그렇지 않았다는 진단이다.

또한 우선주 7개를 제외한 16개 종목 가운데 13개의 주가가 모두 뒷걸음질쳤고 나머지 3곳만이 소폭 반등하는 데 그쳤다.

이는 반도체 업황이 나빠진 것을 주가가 반영해 시총 1위 삼성전자의 주가가 하락한 영향이 크다. 삼성전자의 지난 26일 시총은 270조1320억원으로 한 달 전의 279조870억원보다 8조9550억원 감소했다. 삼성그룹주 시총 감소액의 절반가량이 삼성전자에서 비롯된 것이다.

더군다나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 부진에 따라 실적 전망치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제시한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은 지난 25일 현재 35조7947억원으로 작년 말의 51조7937억원에 비해 30.9% 하향 조정됐다. 또 한달 전(37조9783억원)에 비해서도 5.7% 하락했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1분기 어닝 쇼크를 이례적으로 사전 공시함에 따라 주가 앞날은 더욱 어둡다는 관측이다. 삼성전자는 전일 '2019년 1분기 에상 실적 설명자료'를 통해 "당초 예상보다 디스플레이와 메모리 사업의 환경이 약세를 보임에 따라 올해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 수준을 하회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삼성전자에 이어 '분식 회계' 의혹에 휩싸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시총이 22조231억원으로 한 달 새 2조1830억원 빠져 눈에 띈다.

삼성SDI(-2조1310억원), 삼성물산(-1조9910억원), 삼성생명(-9600억원), 삼성전기(-8440억원), 삼성중공업(-3850억원), 삼성증권(-2410억원), 에스원(-2240억원), 제일기획(-1260억원), 삼성에스디에스(-390억원), 삼성카드(-290억원), 삼성엔지니어링(-90억원) 등도 주가가 부진함에 따라 시총이 줄었다.

일부 삼성화재(3560억원), 호텔신라(3260억원), 멀티캠퍼스(10억원) 등 3 종목 만이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런 영향으로 삼성그룹주를 기초자산으로 펀드도 수익률이 부진하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동양모아드림삼성그룹증권자투자신탁 1(주식)A(-4.727%), 한국투자삼성그룹리딩플러스증권투자신탁 1(주식)(C 5)(-4.578%),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증권투자신탁 2(주식)(A)(-5.040%), 한국투자삼성그룹증권자투자신탁 1(주식)(A)(-4.670%) 등 삼성그룹주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순자산 100억원 이상인 주식형 펀드 4개의 한 달 수익률은 지난 25일 기준 모두 마이너스 5% 안팎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이 고개를 든 가운데 삼성그룹주의 부진은 한국경제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업황 부진의 타격을 받은 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삼성그룹의 신성장 동력으로 여겨지는 다른 종목들도 주가가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주가는 기업 성장 잠재력을 보여주는 데 국내 대표 기업의 성장 동력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좀처럼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한국경제 성장 잠재력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는 의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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