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조양호에 등 돌린 주주 36%…기관·외국인·소액주주

등록 2019.03.27 13:29:48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조양호 회장 연임, 참석 주주 3분의 2 이상 동의 못 얻어

국민연금 반대 방침, 시민단체 운동 등이 영향 미친 듯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27일 오전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권 박탈이 결정되며 총회가 끝난 뒤 총회 의장인 우기홍 대표이사가 총회 종료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19.03.2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27일 오전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권 박탈이 결정되며 총회가 끝난 뒤 총회 의장인 우기홍 대표이사가 총회 종료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19.03.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고은결 기자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대한항공 정기 주주총회 표대결에서 '한 끗 차이'로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했다.

대한항공은 27일 오전 제57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이사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을 안건으로 올렸다.

이 중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안건은 표대결에서 찬성 64.1%, 반대 35.9%로 참석 주주 3분의 2(66.6%) 이상 찬성을 얻지 못 해 부결됐다.

반대표를 던진 주주들은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을 비롯해 외국인 주주, 기관 및 개인 소액주주 등이다.

대한항공 지분율은 조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33.35%, 국민연금이 11.56%를 갖고 있으며 외국인 주주는 20.50%, 기타 주주는 55.09%의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다.

조 회장의 연임 실패에는 전날 국민연금의 반대 의결권 행사 방침 발표와, 시민단체들의 반대 의결권 권유 운동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해외 연기금도 반대 의견을 표명하며 이 같은 선택에 힘을 실은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전날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를 열고, 조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재선임에 반대표를 행사하기로 결정했다. 수탁위는 조양호 회장 사내이사 선임 건에 대해 기업가치 훼손 혹은 주주권의 침해 이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와 국내 자문사 서스틴베스트 등도 국민연금의 결정 전 이미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반대를 권고했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와 직원연대지부,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도 주총 전 조 회장과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을 강요죄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며 사측과 신경전을 벌였다. 조 회장 등이 지분을 보유한 직원들로부터 위임장 작성을 강요했으며, 위임장 작성 권유 시점도 합법적 기간이 아니었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

외부의 압박이 커지자, 대한항공은 중장기 비전을 발표하고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한 표심 물밑 대결에 힘 써왔다. 지난달 대한항공은 '대한항공 중장기 비전 및 경영발전 방안'을 발표하고 오는 2023년 매출 16조2000억원, 영업이익 1조7000억원, 부채비율 395%를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최근 창립 50주년에는 경영체질 개선을 약속하며 재도약을 꾀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충분한 표심 확보에 실패하며, 조양호 회장은 20년 만에 대한항공 대표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