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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지하주차장 CCTV의 공포, 역발상 영화 '왓칭'

등록 2019.04.11 06: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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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왓칭'

영화 '왓칭'

【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사람은 거짓말해도 카메라는 속임수가 없다. 그래서일까, 어딜가나 폐쇄회로(CC) TV가 있다. 신체의 일부가 되어버린 핸드폰과 비슷한 면이 있다. 폰이 없으면 불안감을 느끼는 것처럼, CCTV가 없는 곳에 발을 내딛는 게 힘들다.

점점 험악해지는 사회분위기와 맞물려 CCTV를 설치하는 곳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본래 목적이 아닌 다른 용도로 활용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CCTV가 사람을 감시하는 눈이 된다면, 자체가 공포가 아닐 수 없다.

17일 개봉하는 '왓칭'은 CCTV의 역기능을 제대로 짚은 영화다. 사생활 침해는 물론, 범죄의 도구로 악용될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스럽다.
강예원

강예원

이학주

이학주

신예 김성기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영우'(강예원)가 자신을 조여오는 감시망을 피해 필사의 탈주를 감행하는 공포 스릴러다.

영우는 뛰어난 업무능력을 인정받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마음이 약하다보니 상사의 부당한 요구, 부하직원의 나태한 업무태도를 지적하지 못한다. 여느 날처럼 야근을 마치고 퇴근하다가 회사 주차장에서 갑자기 납치를 당한다.

알고보니 납치범은 영우가 일하는 건물의 경비원 '준호'(이학주)다. 늘 혼자였던 그는 영우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호감을 느낀다. 짝사랑은 '좋아하는 사람이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는 것'으로 요약된다. 어쩌면 준호가 처음에 원했던 것은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과 다를 바가 없다.
[리뷰]지하주차장 CCTV의 공포, 역발상 영화 '왓칭'

하지만 알다가도 모르는게 사람 속이다. 로맨스와 스릴러는 한끗 차이다. 호감만큼이나 집착은 심해지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영우의 마음을 얻으려고 한다. 이때부터 비극이 시작된다. 영우는 지옥같은 지하주차장, 준호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 위해 탈출을 감행한다.

관객들은 마치 자신의 일인 것처럼 영우에게 감정이입하게 될 것이다. 인간의 탐욕과 위선까지 들춰내면서 오싹한 분위기와 공포를 안긴다.

범죄 예방 이미지가 강한 'CCTV'에 대한 인식을 여지없이 무너뜨린다. 밀실 탈출을 다룬 기존의 영화들과 결을 달리한다. 준호는 CCTV로 영우를 지켜보면서 추격한다. 그래서 간담이 더욱 서늘해지는 작품이다.
[리뷰]지하주차장 CCTV의 공포, 역발상 영화 '왓칭'

'지하주차장'이라는 공간이 극의 몰입도를 한껏 끌어올린다. 준호는 경비원이어서 구석구석을 다 알고 있다. 탈출구는 사실상 없다.

강예원(39)은 극한의 상황에서 느끼는 두려움, 공포를 완벽하게 표현했다. 맨발로 지하주차장을 달리고 몸을 사리지 않는 투혼을 펼쳤다.

이학주(30)의 열연도 돋보인다. 로맨틱한 감성 연기부터 사이코패스를 떠올리게 하는 눈빛 연기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전에 없던 '악인'의 캐릭터를 만들어내며 독보적인 배우로 자리매김할 것을 기대하게 했다.

이학주가 등장할 때마다 극의 긴장감은 고조된다. 반전에 반전이 휘몰아치면서 색다른 공포를 선사한다. 기존의 장르영화의 공식마저 벗어난 수작이다. 98분, 15세 관람가
[리뷰]지하주차장 CCTV의 공포, 역발상 영화 '왓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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