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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의사, 환자 속여 본인정자 제공…49명 자식 둬

등록 2019.04.16 13: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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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36명·남성 12명…대부분 성인

미국에서도 시술 가능성 "더 늘어날 수도"

【서울=뉴시스】네덜란드의 한 의사가 환자를 속여 자신의 정자를 제공해 인공수정 시술을 해 49명의 자식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이 의사의 자식으로 밝혀진 조이 호프드만의 모습이다. 2019.04.16

【서울=뉴시스】네덜란드의 한 의사가 환자를 속여 자신의 정자를 제공해 인공수정 시술을 해 49명의 자식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이 의사의 자식으로 밝혀진 조이 호프드만의 모습이다. 2019.04.16

【서울=뉴시스】우은식 기자 = 네덜란드의 한 불임치료 의사가 환자를 속여 자신의 정자를 제공해 최소한 49명의 자식을 낳은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고 AP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한 병원에서 인공 수정 시술을 해오던 산부인과 의사 얀 카르바트는 지난 2017년 89세로 사망했다.

이 병원을 통해 임신에 성공한 아이들 가운데 최근 DNA 확인 결과 최소한 49명이 카르바트의 정자로 태어난 자식들로 판명됐다.

현재 이 의사를 통해 시술을 받은 난임 환자들을 대상으로 추가 검사가 이뤄지고 있어 그 숫자는 늘어날 수 있으며 심지어 미국까지 확산될 수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네덜란드 어린이재단체에 따르면 지난 주말 카르바트의 정자를 이용해 임신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3명이 더 연락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대부분은 성인으로 일부는 결혼해 자식까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병원은 2009년 부실 행정과 진료기록 보존 미비 등의 이유로 폐업 명령을 받았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된 판 할렌은 "2년전 DNA 데이터베이스를 확인한 후 자신이 대가족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현재 자신에게는 36명의 누이와 12명의 형제가 있는데 아직도 익명으로 남기를 원하는 이들이 있다"고 말했다.

할렌은 "그들은 낯선 사람들이지만 코, 눈, 이빨 등 너무나 많이 닮았다"며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 있는 것처럼 친근하게 느껴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카트바트는 생전 한 인터뷰에서 자신의 '제품'을 미국에도 가져갔다고 밝힌 바 있다고 할렌은 전했다.

이 제품이 자신의 정자인지, 다른 기증자의 정자인지 지칭하지 않았지만 미국내에도 그의 알려지지 않은 자식이 추가로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로테르담 지방법원은 지난 2월 카르바트의 미망인이 신청한 사생활 보호 요청을 기각하고 의심되는 부모들과 자식들에게 관련 정보를 공개하라고 판결했다.

이복 형제 가운데 한 명인 조이 호프드먼은 "우리는 현재 출생 비밀을 알게돼 만족하고 있으며 서로 만나 행복하지만 너무 복잡하다"면서 "어머니는 분명히 기증 받은 정자를 가지고 치료를 받기위해 병원갔다"며 보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덜란드에서는 2004년까지 익명으로 정자나 난자를 기증하는 것을 허용했다.

이번 사건은 비윤리적인 의료 행위, 사생활 보호와 DNA 검사를 둘러싼 법적 논쟁, 아이들의 부모 정보에 대한 알권리 등이 뒤섞여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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