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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 시작된 '국제바칼로레아', 입시제도 변화시킬까

등록 2019.04.17 14: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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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적 기준에 따라 교육과정 및 평가 인증

"논서술형 평가에 객관성·공정성 담보" 주장

국내 교육 과정과 큰 차이 없어 불필요 의견

【광주=뉴시스】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이 펼쳐진 광주 서구 26지구 제38시험장(광주여자고등학교). 대구교육청과 제주교육청은 17일 국제 바칼로레아 도입을 위한 협약을 맺는다. (사진=뉴시스 DB)

【광주=뉴시스】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이 펼쳐진 광주 서구 26지구 제38시험장(광주여자고등학교). 대구교육청과 제주교육청은 17일 국제 바칼로레아 도입을 위한 협약을 맺는다. (사진=뉴시스 DB)

【서울=뉴시스】구무서 기자 =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교육과정인 '국제 바칼로레아'(IB) 도입이 추진되면서 우리나라 입시제도에 변화를 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논서술형 평가가 핵심인 IB가 공정성도 담보해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반면 우리나라 교육과정의 수준과 입시 현실을 감안할 때 부정적 의견도 나온다.

대구교육청과 제주교육청은 17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IB 한국어화 추진 확정 기자회견을 열었다.

참교육연구소에 따르면 IB는 외교관들의 자녀교육을 위해 만들어진 교육 프로그램이다. 1947년 뉴욕에서 국제학교가 개교할 때 도입된 것이 시초다.

지난해 기준 전 세계 153개국에서 IB를 도입하고 있다. 국가 당 평균 32개교가 IB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1개교에서 IB가 도입돼 있다. 경기외고를 제외한 나머지 학교들은 국제학교 혹은 외국인학교다.

교육청 차원에서 IB 협약을 맺은 것은 드문 일이다. IB는 개별학교 단위에서 협약을 체결한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케이스스터디를 했는데 우리가 확인한 사례 중에서는 없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대구와 제주가 최초"라고 말했다.

IB는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논서술형 평가를 실시한다. 수업은 토론 위주로 진행되며 교사가 수업시간에 배웠던 내용을 토대로 시험문제를 출제하면 학생들은 논서술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한다.

평가는 내부평가와 함께 외부평가가 교차로 진행된다. 국제적으로 검증된 외부평가자가 평가를 하기 때문에 논서술형으로 시험을 보더라도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교육청의 설명이다.

대구교육청 관계자는 "4차산업혁명시대에는 창의융합적 사고역량이 강조되고 있다"며 "현재 교육과정과 제도에 잘 연결해보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IB는 스위스에 본부를 둔 비영리교육재단 IBO(International Baccalaureate Organization)가 운영한다. IBO에서 교육과정과 평가를 엄격하게 관리한다. IBO의 평가를 거쳐야면 인증학교가 될 수 있다. 인증학교는 5년 주기로 재인증 심사를 받아야 한다.

까다로운 인증과정을 거친 IB로 고교현장서 논서술형 평가체제가 안정화되면 대입제도까지 연결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구본창 정책국장은 "고교내신에서 논서술형은 물론이고 객관식 평가도 신뢰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IB를 통해 공신력 있는 논서술형 시스템이 학교에 정착된다면 지금의 수능도 논서술형으로 전환 가능하다는 주장이 나온다"고 말했다.

IBO에서 평가를 검증한다는 이유만으로 지금의 공정성 논란을 잠재우기 어렵다는 반론도 있다. 교육과정상으로는 큰 차이가 없는데 굳이 돈을 들여 IB를 적용해야 하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대구시교육청올해 IB 추진을 위해 편성한 예산은 20억원이다.

실천교육교사모임 전대원 정책위원은 "공정성과 객관성 논란을 외부기관으로 (대체)하겠다는건데 지금 학부모들의 눈높이에서 수용될지 의문"이라며 "IB 정도의 문제 수준은 이미 우리나라 교과서가 따라잡았다. 실제 IB 수준의 교육이 이뤄지느냐는 별개지만 교육과정 때문에 못하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전경원 참교육연구소장은 "IB가 확대되려면 지금의 수능시험과 수시·정시전형 등 대입제도 전반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당장 전면적 확대는 어렵겠지만 우리사회가 논의를 해볼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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