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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최영권 하이운용 대표 "中·日, ESG투자 관심 증가…韓도 트렌드 따라가야"

등록 2019.04.17 18:4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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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CI EM지수의 A주 편입 확대 따라

中정부·기업 ESG 정보 공개 노력↑

日은 아시아의 ESG 투자 선도국

"韓, ESG 정보 공시 의무 추가해야"

【서울=뉴시스】이윤청 수습기자 = 최영권 하이자산운용 대표이사가 17일 서울 영등포구 본사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19.04.17. radiohead@newsis.com

【서울=뉴시스】이윤청 수습기자 = 최영권 하이자산운용 대표이사가 17일 서울 영등포구 본사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19.04.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정호 기자 = "ESG는 재무적 분석에서 드러나지 않는 투자 위험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ESG 등급이 우수한 기업의 주가는 장기적으로 시장 수익률을 뛰어넘죠." 

최영권 하이자산운용 대표는 오는 18일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리는 '지속가능성장을 위한 사회책임투자 세미나'에 앞서 17일 뉴시스와 만나 ESG 투자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뉴시스는 이날 국내 ESG 투자 전문가로 꼽히는 최영권 대표에게 ESG 투자와 관련한 현안을 들어봤다.

최영권 대표는 이 세미나에서 국내 책임투자 도입 현황과 과제 등에 대해 토론한다.

ESG는 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ESG, Environmental·Social·Governance responsibility)의 약자로 기업 투자 시 재무적 성과 외에 이산화탄소 배출량 같은 환경적 요소, 지배구조 등 비재무적 요소를 함께 고려하는 것을 의미한다.

비재무 요소를 살펴보면 재무만 봐서는 파악하기 어려웠던 위험과 기회 요인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게 최영권 대표의 설명이다. 즉, 비재무 요소를 따져봄으로써 투자위험을 줄이거나 반대로 투자기회를 늘릴 수 있다는 얘기다.

ESG 투자규모는 해마다 급격히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글로벌 ESG펀드(공모펀드·상장지수펀드)의 자산규모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약 5100억달러(약 580조원)에 달하며, 지난 3년 동안 연평균 15% 증가했다.

수익률이 우수하기 때문이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2018년 이후 지난달 말까지 모건스탠리인터내셔널캐피털(MSCI) ESG 리더스 지수는 MSCI 전 세계지수를 76bp(1bp=0.01%포인트) 웃돌았다. 특히 MSCI 신흥국(EM) ESG 지수는 MSCI EM 지수를 169bp 상회하는 등 ESG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그동안 미국과 영국 등 서구 선진국 중심으로 ESG 투자가 이뤄져왔지만 최근엔 동아시아에서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최영권 대표는 전했다.

중국의 경우 중국 A주(본토 주식)의 모건스탠리인터내셔널캐피털(MSCI) 신흥국(EM) 지수 편입 확대 이슈가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MSCI는 신흥국 지수의 중국A주 편입 비중을 현재 5%에서 올해 20%까지 확대한다. 5월 말 10%, 8월 말 15%, 11월 말 20%까지 비중이 늘어난다.

최영권 대표는 "A주의 MSCI EM 편입 확대에 따라 중국 주식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ESG 정보 공개 요구가 늘자 중국 정부는 ESG와 관련한 정보공개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중국 본토기업들의 MSCI ESG 평가 설문에 대한 응답률은 지난 2017년 12%에서 지난해 59%로 크게 증가했다.

최영권 대표는 "지난해 UN PRI에 서명한 중국 기관(11곳)이 굉장히 많았다"며 "같은 기간 아시아 증가율이 가장 높았는데 그 중 중국의 자산소유자, 운용사 비율이 높았다"고 전했다. UN PRI에 가입한 중국 기관은 현재 총 18곳이다.

UN PRI(책임투자원칙, Principles for Responsible Investment)는 기관이 투자의사를 결정할 때 투자 기업의 ESG 이슈를 고려하도록 하는 협약이다. UN PRI에 가입하면 기업의 ESG 요소를 고려하기 위한 6가지 원칙을 지켰는지 매년 보고서를 내야하기 때문에 가입기관은 사회책임투자를 잘 지키고 있는 곳으로 보면 된다.
【서울=뉴시스】이윤청 수습기자 = 최영권 하이자산운용 대표이사가 17일 서울 영등포구 본사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19.04.17.  radiohead@newsis.com

【서울=뉴시스】이윤청 수습기자 = 최영권 하이자산운용 대표이사가 17일 서울 영등포구 본사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19.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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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ESG 투자도 우리에 비해선 활발한 편이다. UN PRI에 가입한 일본 기관은 60여 곳에 달한다. 일본 공적연금인 GPIF는 사회책임투자 유형 운용사 외에 다른 유형의 운용사에게도 UN PRI에 서명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한국도 국민연금이 지난해 7월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자의 수탁자 책임 원칙)를 도입하면서 ESG 투자에 대한 관심이 환기되고 있지만, 중국과 일본에 비하면 부족한 수준이다.

국내에서 UN PRI에 가입한 금융기관은 아직 소수다. 연기금 가운데선 국민연금(2009년)이 유일하고 자산운용사로는 하이자산운용(2018년)과 안다자산운용(2016년) 두 곳이 전부다.

최영권 대표는 국내 ESG 투자의 걸림돌로 정보 부족을 꼽는다. 그는 "국내 기업에겐 재무제표 공시 의무만 있을 뿐 ESG 정보에 대한 공시 의무는 없다"며 "주요 기업들이 내놓는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는 항상 부실하다는 지적이 뒤따르는 등 관련 정보가 매우 부족하다"고 짚었다.

이어 "국내에 투자하는 해외 기관투자자들은 모두 UN PRI에 서명했는데, 우리 기업들도 해외 투자자들로부터 공정한 가치 평가를 받으려면 글로벌 표준에 근접하려는 노력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라며 "정책당국은 ESG 정보 공시 의무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영권 대표는 1989년 한국투신운용 전신인 한국투자신탁을 통해 금융투자업에 입문했다. 이어 동양투자신탁과 국민은행, 플러스자산운용, 제일투자신탁에 몸담았으며 2014년 7월부터는 공무원연금 자금운용단장으로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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