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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단기 통화스와프로 외환보유고 메꿔…통화위기 우려↑

등록 2019.04.18 10:37:28수정 2019.04.18 11: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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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스와프 제외하면 외환보유액 43% ↓

"전통적인 중앙은행 방식 아냐" 지적 나와

지난해 8월 리라화 30% 폭락하며 통화위기

【이스탄불=AP/뉴시스】

【이스탄불=AP/뉴시스】

【서울=뉴시스】남빛나라 기자 = 터키 중앙은행이 외환보유액의 상당 부분을 달러 단기 차입(통화스와프)으로 메꾸고 있어 환율 방어 능력이 우려된다는 보도가 나왔다. 터키가 단기 차입금을 최근 급격하게 늘려 통화 위기에 대응하려 한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8월 터키 리라화는 달러 대비 30% 하락하며 사상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달 초 기준 터키 중앙은행의 순외환보유액은 281억달러(약 32조원)이며, 이례적으로 큰 규모의 스와프를 통한 단기 차입금을 제외하면 43% 줄어든 160억달러에 불과하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경제전문매체 CNBC 등은 달러 대비 리라화 가치가 6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고 이날 전했다.

FT의 단기 차입 관련 서면 질의에 터키 중앙은행 측은 "(차입이) 외환보유액 수치에 영향을 끼쳤겠지만 국제적인 기준을 따랐다"고 답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시각은 다르다.

영국 투자은행 인베스텍(Investec)의 신흥 시장 담당자 줄리언 리머는 "전통적인 중앙은행의 방식이 아니며 투명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터키 중앙은행의 전 고위 관계자는 (중앙은행이 보유한) 달러는 빌린 돈 이라면서 "이건 중앙은행의 전통적인 외환보유액 형성 방식이 아니다"라고 짚었다.

통화스와프는 일종의 통화 맞교환이다. 외환보유액이 떨어질 때를 대비해 상대국에 자국 화폐를 맡기고 정해진 환율로 상대국의 통화를 빌려오는 거래다. 예를 들어 한국이 중국과 통화스와프 계약을 맺으면 원화를 중국 중앙은행에 맡기고 중국으로부터 위안화를 가져올 수 있다.

통화스와프가 항상 나쁜 것은 아니다. 별다른 제약 없이 외화를 빌려쓸 수 있다는 점에서 외화 안전판으로 불린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17년 10월 중국과 통화스와프 계약을 연장한 뒤 "통화스와프는 다다익선(多多益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터키의 경우 1주일짜리 단기 통화스와프로 달러를 조달하는 관행이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어떤 투자자는 이같은 방식으로 빌린 돈은 외환보유액 산출 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8일 기준 터키의 단기 차입금은 130억달러다. 1월1일~3월25일 사이 차입금 규모가 5억달러를 밑돌았던 점을 고려하면 증가세가 가파르다.

국가의 재무 건전성을 나타내는 순외화자산(NFA)이 3월 6~22일 사이 94억달러가 급갑해 195억달러로 떨어졌다고 FT는 분석했다. 이는 달러 환산 기준 2007년 이래로 가장 낮은 수치다.

블루베이자산운용의 팀 애쉬 신흥시장 분석가는 "터키가 리라화 가치를 방어하기에 충분한 외환보유액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것은 시장의 모두가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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