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뮬러특검이 주목한 트럼프 '사법방해' 10대 사례는?

등록 2019.04.19 16:5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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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해임시도 및 시도 은폐 정황 등

【플로리다=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수사 방해 시도를 담은 로버트 뮬러 특검의 수사보고서가 공개된 이후 '게임 끝(GAME OVER)'이라는 트윗 외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플로리다주 개인별장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부활절 주말을 보내기 위해 팜비치 국제공항에 도착해 손을 흔드는 모습. 2019.04.19.

【플로리다=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수사 방해 시도를 담은 로버트 뮬러 특검의 수사보고서가 공개된 이후 '게임 끝(GAME OVER)'이라는 트윗 외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플로리다주 개인별장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부활절 주말을 보내기 위해 팜비치 국제공항에 도착해 손을 흔드는 모습. 2019.04.19.

【서울=뉴시스】김난영 기자 = 18일(현지시간) 공개된 로버트 뮬러 특검 수사보고서 수정본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법방해 의혹'과 관련된 10가지 사례가 적시돼 있었다. 비록 특검이 사법방해 혐의 성립 여부에 대해서는 최종 판단을 유보하긴 했지만, 열거된 사례는 향후에도 논란의 여지를 남길 것으로 보인다.

◇뮬러특검 해임 시도…법률고문 "차라리 내가 사임" 반발

악시오스에 따르면 가장 대표적인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 의혹 사례는 뮬러 특검 해임 시도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6월 돈 맥갠 백악관 법률고문에게 '이해충돌'을 이유로 뮬러 특검 해임 필요성을 주장했다.

맥갠 고문은 그러나 "또 다른 '토요일 밤의 대재앙'을 촉발시킬까봐 두렵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거부했고, 차라리 자신이 사임하겠다고 버텼다.

'토요일 밤의 대재앙' 이란 1973년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사건 특검 해임으로 인해 탄핵 위기에 직면했다가 결국 사임한 사건을 일컫는다.

◇특검 해임 움직임 은폐 시도…법률고문 설득 나서

뮬러 특검 해임 시도가 불발된 뒤 이 사실을 은폐하려던 정황도 나타났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맥갠 고문과 집무실에서 대화를 나누며 자신이 '해고(fire)'라는 표현을 썼는지에 신경을 쏟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맥갠 고문에게 "나는 한 번도 뮬러 특검을 '해고'하라고 말한 적이 없다. 나는 '해고'라고 말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맥갠 고문에게 "내가 '해고'라는 단어를 썼나"라고 되묻기도 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 자문이 맥갠 고문 측 자문에게 '뮬러 특검 해임을 요구받지 않았다'는 취지의 성명 발표를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맥갠 고문은 역시 자신의 자문을 통해 거부 의사를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세라 샌더스 백악관 당시 부대변인을 통해 재차 맥갠 고문 설득을 시도했고, "(요청에) 응하지 않을 경우 맥갠 고문을 제거해야 할 수도 있다"는 발언도 했다.

◇뮬러특검 수사 축소 시도…지시 전달 안 돼 실패

트럼프 대통령이 뮬러 특검의 수사범위를 축소하려 시도한 정황도 드러났다. 맥갠 고문을 통해 뮬러 특검을 해임하려 한지 불과 이틀 뒤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코리 루언다우스키 전 선대본부장을 만나 제프 세션스 당시 법무장관에게 자신의 요구를 전달하라고 지시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사항은 ▲러시아 스캔들 수사범위 축소 ▲특검 수사 '불공정' 선언 ▲트럼프 대통령 결백 선언 등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지시사항은 세션스 장관에게 전달되지 않았다.

◇FBI 수사저지 시도…"플린 놔줘라"

연방수사국(FBI) 수사개입 정황도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2월 러시아 커넥션 의혹에 휩싸인 마이클 플린 당시 국가안보보좌관을 해임한 뒤다.

악시오스와 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플린 전 보좌관 해임 다음 날 자신의 고문에게 "플린을 해고했으니 러시아 수사는 끝"이라고 발언했고, 이 발언은 수사관들에게 전달됐다.

아울러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제임스 코미 당시 FBI국장과의 자리를 마련, 코미 국장에게 "플린을 놔줬으면 한다. 그는 좋은 사람"이라고 발언한 것으로 파악됐다.

◇FBI 수사개입 시도…정보기관 수뇌부와 접촉

수사정보 취득 정황도 기록됐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3~4월 FBI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정보 취득을 시도했다.

WP에 따르면 백악관 자문실은 공화당 소속 리처드 버 당시 상원 정보위원장으로부터 해당 정보를 취득한 것으로 보인다. 수사 당사자가 대통령 권한을 이용해 수사 정보를 빼낸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악시오스에 따르면 이 의혹과 관련된 증인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수사 중단을 요구했는지 여부에 대해 서로 다른 기억을 갖고 있었다.

◇러시아 스캔들 수사 계속되자 코미 국장 해임

만만찮은 논란을 불러왔던 코미 국장 해임 정황도 보고서에 고스란히 담겼다. 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FBI에 의한 러시아 스캔들 수사가 계속되자 2017년 5월 코미 국장을 전격 해임했다.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 사임할 기회를 주지 않고 코미 국장을 갑작스럽게 해고했고, 그가 FBI 건물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했으며, 공개적으로 코미 국장을 비난하고 그를 '과시쟁이(showboat)'라고 불렀다"고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코미 국장 해임 직후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마녀사냥'으로 규정했다. 보고서는 "이같은 행동은 차기 FBI국장의 수사지휘에 잠재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고 부연했다.

◇트럼프, '트럼프타워 회동' 관련 정보 은폐 지시

러시아 스캔들 수사 핵심 사항이었던 이른바 '트럼프타워 회동'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공보국장에게 정보 은폐를 요구한 정황도 드러났다. WP와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6월과 7월 호프 힉스 당시 백악관 공보국장에게 정보 은폐를 지시했다.

2016년 6월 트럼프 선거캠페인 관계자들과 러시아 변호사들의 참여로 이뤄진 트럼프타워 회동에선 민주당 대선주자였던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 타격을 입히는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회동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 아들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모임을 주선한 출판인 롭 골드스톤과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힐러리 후보의 오점을 찾기를 원한다는 발언을 했다.

힉스 국장은 이 이메일이 결국 공개되리라는 판단 하에 선제적 공개를 주장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관련 내용을 비밀로 유지하라고 지시했다. 뮬러특검이나 의회에 관련 내용이 제공되지 못하게 했다는 것이다.

◇법무부에 러시아스캔들 수사개입 지시 시도

법무부를 통해 러시아스캔들 수사개입을 시도한 정황도 나왔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여름 제프 세션스 당시 법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러시아스캔들 수사지휘를 요구했다.

그러나 세션스 장관은 이같은 요구를 거부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같은 해 10월 세션스 장관에게 힐러리 후보에 대한 별개 수사 진행을 요구했다. 그는 같은 해 12월에는 세션스 장관에게 "(수사지휘를) 회피하지 않으면 영웅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뮬러 특검은 이같은 일련의 과정에 대해 보고서에서 "대통령은 법무장관의 개입이 (자신에 대한) 방어가 될 것으로 믿었고, 진행 중인 러시아스캔들 수사의 방패가 될 것으로 믿었다는 게 합리적 추론"이라고 기재했다.

◇마이클 플린 회유 시도…"대통령, 따뜻한 마음 있어"

특검 협력 인사들에 대한 회유 정황도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2017년 12월 러시아 대사와의 대선 기간 접촉 의혹에 대한 허위보고를 인정하자 변호인을 통해 풀린 전 보좌관 법률팀과의 접촉에 나섰다.

대통령 변호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 플린 전 보좌관 측에 따뜻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어필했다. 또 플린 전 보좌관 측에 수사 관련 정보 제공을 요청했다. 그러나 플린 전 보좌관 측 법률팀은 정보공유를 거절했다.

폴 매너포트 전 트럼프 캠프 선대위원장에 대한 사면 여지를 계속 둔 것도 회유 시도 일환으로 보인다. 다만 해당 부분에 대한 뮬러 특검 보고서 수정본은 "진행 중인 사항에 해를 끼칠 수 있다(Harm to ongoing matter)"라는 문구와 함께 비공개 처리됐다.

◇개인변호사→反트럼프 마이클 코언 증언지휘 의혹

트럼프 대통령 측근에서 반(反)트럼프 성향으로 돌아선 마이클 코언 전 개인변호사의 증언을 지휘하려 했던 정황도 보고서에 기록됐다.

코언 전 변호사는 러시아 모스크바 트럼프타워 건설과 관련, "2016년 1월부터 관련 논의는 중단됐다"는 트럼프 대통령 측 주장을 정면으로 뒤엎고 자신의 위증 혐의를 인정한 인물이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코언 전 변호사를 향해 '거짓말쟁이', '쥐새끼' 등 원색 비난을 이어왔다.

뮬러 특검은 보고서에서 "모스크바 트럼프타워 프로젝트에 대해 코언 변호사가 의회에서 거짓 증언을 했다는 사실을 대통령이 알고 있었다는 증거가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또 "코언 전 변호사는 증언에 앞서 대통령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메시지(위증)'를 유지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코언 전 변호사는 자신과 대통령 둘 다 거짓 증언이 필요하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고 믿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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