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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도 보는데…드라마·영화·웹툰 2편중 1편 '담배·흡연'

등록 2019.04.22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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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드라마, 청소년 흡연 등 14.3회

한국영화, 전체관람가인데도 담배 등장

유튜버 10명 중 8~9명, 직접 담배 피워

【서울=뉴시스】22일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 국가금연지원센터가 발표한 오락매체(미디어) 내 담배·흡연장면 등장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미디어의 절반 이상이 담배제품을 보여주거나 흡연 장면을 등장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서울=뉴시스】22일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 국가금연지원센터가 발표한 오락매체(미디어) 내 담배·흡연장면 등장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미디어의 절반 이상이 담배제품을 보여주거나 흡연 장면을 등장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임재희 기자 = 인기가 많은 드라마나 영화, 웹툰 가운데 절반이 넘는 작품들이 담배제품을 보여주거나 흡연 장면을 등장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담배를 반복해서 다루는 유튜브 크리에이터 10명 중 8~9명은 직접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 국가금연지원센터는 청소년들이 주로 이용하는 오락매체 중 텔레비전(TV) 드라마, 영화, 웹툰, 담배 콘텐츠 유튜브 채널을 대상으로 흡연장면 등장 실태 조사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그 결과 조사 대상 TV 드라마 53.3%, 영화 50.4%, 웹툰 50% 등에서 담배제품과 흡연 장면이 등장했다.

2017년 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1년6개월간 국내에서 자체 제작된 지상파·종편·케이블 TV 드라마 중 유형별로 시청률 1~5위에 오른 15편을 모니터링했더니 절반이 넘는 8개 드라마(53.3%)에서 담배나 흡연 장면을 8회에 걸쳐 방영했다. 이들 모두 15세 이상 관람가로 지정돼 있어 청소년도 시청 가능했다.

채널 유형별로 보면 지상파 1작품(20%), 종편 4작품(80%), 케이블 3작품(60%)에서 여과 없이 노출했는데 평균 등장 장면 수는 지상파 5회, 종편 4회(1~7회), 케이블 14.3회(4~20회)로 케이블 드라마에서 등장 빈도가 월등히 높았다. 심지어 케이블 드라마 가운데선 청소년이 흡연하는 장면을 2회나 방영한 것도 있다.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상 흡연 행위 표현에 신중을 기하도록 하고 특히 청소년의 흡연 장면을 묘사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1년6개월 동안 기간별 흥행순위 상위 영화 125작품 가운데서도 절반인 63작품(50.4%)이 담배나 흡연 장면을 보여줬다.

영화 등급별로 보면 아동·청소년 누구나 볼 수 있는 전체관람가 영화 18작품 중 1작품(5.6%)에서 담배가 등장했으며 12세 관람가는 43작품 중 15작품(34.9%), 15세 관람가는 51작품 중 35작품(68.6%) 등에서 담배나 흡연 장면이 나왔다. 청소년관람불가 영화는 거의 대부분인 92.3%(13작품 중 12작품)이 담배나 흡연 장면을 노출하고 있었다.

전체 평균 등장횟수가 9.1회나 되는 가운데 관람 연령 등급이 높아질수록 횟수는 증가했다. 전체관람가 작품에선 4회 등장했던 담배와 흡연 장면은 12세 이상 관람가 4.1회(1~13회), 15세 이상 관람가 9.8회(1~32회), 청소년관람불가 13.8회(1~29회) 등으로 횟수가 3배 이상 뛰었다.

21편은 담배상표를 누구나 식별할 수 있게 보여줬고 1편에선 청소년이 직접 담배를 피웠다.

특히 아동·청소년이 볼 수 있는 영화들 가운데 한국 영화가 외국 영화보다 담배나 흡연 장면을 더 많이, 더 자주 화면에 담았다.

상영등급별로 담배나 흡연 장면을 등장시킨 유일한 전체관람가 영화는 한국 영화였으며 12세 관람가 15편 중 9편(60%), 15세 이상 관람가 35편 중 24편(68.6%)도 한국 영화였다. 작품당 평균 등장 횟수도 한국 영화는 12세 4.3회, 15세 10.9회로 각각 3.7회, 7.4회인 외국 영화보다 잦았다.

1년6개월간 네이버와 다음 등 주요 포털사이트에 연재된 인기순위 상위 21위 내 작품 42개 가운데선 절반인 21개가 145편에 걸쳐 담배와 흡연 장면을 등장시켰다. 이들 모두 연령제한이 없어 누구나 볼 수 있었고 7편에선 특정 담배상표를 직접 그리고 있었다.

주요 노출 장르는 드라마 71회(49.0%), 학원물이 26회(17.9%), 스릴러 10회(6.9%) 등 순이었으며 흡연자는 일반 성인(72.2%), 고등학생 (23.0%), 대학생(14.3%), 중학생(2.4) 등이었다.

조사기간인 지난해 6~11월 기준 유튜브에서 담배를 반복적으로 다루는 채널 가운데 구독자가 1000명 이상인 채널은 11개였는데 이들이 올린 영상 1612개 중 72.7%인 1172개 영상에서 담배와 흡연 장면이 등장했다. 이 가운데 86.0%(1008개) 영상에선 유튜버가 직접 흡연을 하고 있었다.

문제는 흡연 장면이 있는 영상 대부분(99.7%·1168개)가 별도 연령제한 조치 없이 모든 사람이 볼 수 있도록 설정된 전체 이용가였다는 점이다.

91.5%(1072개) 영상은 전자담배 사용후기를 다뤘는데 교복을 입고 담배를 피우는 영상, 신분증이 없을 때 담배를 구매하는 요령을 안내한 영상 등 청소년에게 흡연을 부추길 수 있는 내용을 다룬 유튜버도 있었다. 92.2%(1081개) 영상에선 담배와 상표가 직접 노출됐다.

이처럼 담배와 흡연 장면이 무분별하게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노출되고 있지만 법정 제재 장치 등은 없는 상태다.

정영기 복지부 건강증진과장은 "오락매체를 통해 담배 및 흡연 장면이 지속적으로 청소년에게 노출되면 청소년의 흡연시도 가능성이 커지거나 흡연에 긍정적인 태도를 형성하는 등 바람직하지 않은 효과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모든 매체에서 청소년이 관람할 수 있는 등급의 경우 담배 및 흡연 장면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제작자들의 협조가 필요하다"면서 "향후 시민단체 등과 협력하여 오락매체가 청소년의 흡연을 조장하는 수단이 되지 않도록 감시·감독을 강화해 사회적 자정 분위기를 형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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