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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세탁기 고율관세, 美 소비자 부담 늘려

등록 2019.04.22 12:4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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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일자리 1800개 창출됐지만 소비자가 비용 떠안아

삼성·LG 세탁기 고율관세, 美 소비자 부담 늘려

【서울=뉴시스】권성근 기자 = 미국이 지난해 한국산을 비롯해 수입 세탁기에 부과했던 고율관세가 미국 소비자들의 부담을 증가시키는 역효과를 발생시켰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시카고대학과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경제학자들이 22일(현지시간) 발간한 보고서에서 이같은 결론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이번 보고서에서 연구진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취지대로 수입 세탁기에 대한 고율 관세로 공장 일자리가 늘어났지만 세탁기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들의 부담도 그만큼 커졌다고 진단했다.

연구진은 소비자들이 세탁기 고율 관세의 125~225%를 비용으로 떠안았다고 설명했다. 또 트럼프 행정부가 외국 기업들에게 공장을 미국으로 옮기도록 압박하면서 약 1800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됐지만 미국의 소비자들은 일자리당 약 81만7000달러(약 9억3285만원)비용을 지불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새로운 관세로 미국에서 세탁기 가격은 한대당 86달러(약 9만8000원) 올랐다.

삼성과 LG 등 국내 업체들은 고율관세에 따른 비용상승을 상쇄하기 위해 가격을 인상했다. 이 과정에서 관세가 부과되지 않은 건조기의 가격도 함께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세탁기 제조업체들이 건조기 등 관세가 부과되지 않은 제품 가격도 덩달아 올리는 기회로 활용했기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미국 정부에 불만을 토로하며 관세부과를 이끌어낸 월풀도 이 과정에서 가격을 올린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은 지난해 삼성, LG 등이 제작한 수입 세탁기에 대해 120만대 이하 물량에 20%, 그 이상에 대해서는 50% 관세를 부과하는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를 발동했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과거 연방 경기부양법(ARRA)으로 고용을 창출할 때 들인 비용은 일자리 하나당 12만5000달러로 산출했다.

NYT는 트럼프 행정부가 세탁기 관세로 일자리 하나를 지원할 때 오바마 전 대통령은 같은 비용으로 6.5개를 지원한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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